가을 국회 첫 헌법심사회 토의서 유럽 방문 결과 공유…개헌 입장차 지속
(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헌법 개정을 논의 중인 일본 국회가 유럽 국가들의 과거 개헌 시도 사례를 연구했다.
2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 국회 중의원(하원) 헌법심사회는 전날 이번 임시국회 들어 첫 회의를 열어 지난달 자민당과 국민민주당 등 여야 의원들이 조사를 위해 방문한 스위스, 헝가리, 이탈리아의 개헌 국민투표 관련 현황을 공유했다.
회의에서는 이들 국가에서 과거 개헌안이 부결되는 등 국민투표가 쉽지 않은 과정이라는 점이 보고됐다.
헝가리에서는 2010년부터 16년간 지속된 오르반 빅토르 전 정권 아래 헌법 개정이 무려 15차례 반복되면서 '개헌은 정권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비판이 제기된 상황이 공유됐다.
일본 여야 의원들과 만난 헝가리 헌법 전문가들은 제정 이후 80년간 개정되지 않은 일본 헌법의 안정성에 대해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고 유럽 방문 의원들이 전했다.
이탈리아에서는 과거 5차례 실시된 개헌 국민투표 중 3차례가 부결됐다고 보고됐다.
후루야 게이지 자민당 중의원 헌법심사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국민투표가 본래의 투표 주제에 대한 판단이 아니라 정권에 대한 판단으로 흐르기 쉽다는 제도적 어려움을 다시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심사회 회의가 개헌을 위한 의견을 모아가는 형태로 진행돼야 한다며 개헌 논의에 속도를 낼 것을 강조했다.

일본 국회의사당
[촬영 조성미]
원본프리뷰
하지만 여야 간에 개헌 항목 우선순위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하고 개헌 자체에 대한 신중론도 여전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을지는 불투명하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짚었다.
자민당은 아베 신조 정권 시기인 2018년부터 자위대 헌법 명기, 긴급사태조항 신설, 선거구 합구(合區) 해소, 교육 충실화를 4대 개헌 항목으로 정리해 추진해왔으며, 이 중 핵심은 자위대 명기로 꼽힌다.
자민당은 전쟁 포기에 관한 헌법 9조를 유지하면서 '9조의 2'를 신설해 자위대를 명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연립 여당인 일본유신회는 전력 보유를 금한 제2항을 삭제하고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여당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산된 상태다.
야당들이 중의원에서 구성한 통일 회파(교섭단체) '중도'의 수석 간사인 구니시게 도루 공명당 의원은 여당이 개헌 필요성을 강조하는 데 대해 "개정 여부나 횟수만으로 입헌주의의 성숙도를 측정할 수는 없다"며 신중한 자세로 임할 것을 강조했다.
국민민주당 다마키 유이치로 대표는 "어느 정도 논의가 무르익어 쟁점 정리가 끝난 긴급사태 조항과 합구 해소 문제로 범위를 좁혀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가 내년 봄 자민당 당대회 전까지 개헌 전망이 선 상태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데 대해 신도 요시타카 자민당 헌법개정 실현본부 사무총장은 "현시점에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언급했다.
csm@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