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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가랑비에 옷 젖는' 구독서비스 비용…얼마나 내고 있나
입력 2025.10.21 11:54수정 2025.10.21 11:54조회수 0댓글0

구독경제 일반화했지만 공식 통계 없어…2명 중 1명 '월 5만원 이상' 조사도
서울시 조사에선 "OTT·쇼핑·음악에만 월평균 4만원대"
구독료 아끼는 방법 공유돼…구독서비스 관리 앱도 등장


온라인동영상서비스 (PG)

[김민아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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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넷플릭스 구독료 월 1만3천500원, 디즈니 멤버십 월 9천900원, 쿠팡 와우 멤버십 7천890원, 유튜브 프리미엄 1만4천900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와 쇼핑 등 유료 구독 서비스에 월 5만원 가까이 쓰는 직장인 A씨는 매달 카드사에서 구독료 결제 알림이 올 때마다 고민한다. 개별 서비스로는 크지 않은 것 같지만 다 합하면 상당한 액수가 되기 때문이다.

그래도 A씨는 주변에 비하면 구독 서비스 이용료를 적게 내는 편인 데다가 해당 서비스 없는 생활을 생각하기 어렵기에 구독을 일단 유지 중이다.

A씨 같은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이른바 '구독경제'가 일상화하면서 그에 따른 가계 부담도 덩달아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는 유료 구독 서비스를 몇 개나 쓰는지 묻는 글을 자주 볼 수 있다.

또 구독 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는 상품을 이용하거나 가상사설망(VPN)을 활용해 구독료가 싼 다른 나라에서 가입하는 방법 등 구독료 절감 요령을 소개하는 글도 올라온다.

우리 국민은 실생활에서 얼마나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을까. 모든 구독 서비스를 아우르는 공식적인 통계치는 없는 상황이지만 여러 조사 자료를 통해 대략적인 이용 실태를 살펴봤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 대형 전광판에 상영 중인 넷플릭스 광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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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40%는 3~4개 구독…구독료 '매달 5만원 이상'도 50% 육박

가장 최근 조사 가운데 하나는 지난 2월 대한상공회의소와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이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공동 조사해 발표한 '구독서비스 이용실태'다.

이 조사에서는 94.8%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들 가운데 3~4개의 서비스를 이용한다는 응답이 39.8%로 가장 많았다. 5~6개는 17.2%, 7개 이상은 9.1%로 각각 집계돼 3~4개 이상을 이용하는 이들이 3분의 2에 달했다.

총 월간 구독료는 3만원 미만이 30.5%로 가장 많았고, 3만~5만원 미만은 22.9%, 5만~10만원 미만은 22.3%, 10만~15만원 미만은 9.4%였다. 15만원이 넘는다는 응답도 14.9%에 달했다.

전체 이용자의 절반 가까이(46.6%)가 5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셈이다.

이들이 이용하는 구독 서비스 종류는 동영상 스트리밍(60.8%), 쇼핑 멤버십(52.4%), 인터넷·TV 결합 상품(45.8%), 음원 및 도서(35.5%), 정수기(33.8%), 외식 배달(32.5%), 종합형 멤버십(25.5%) 등 순이었다.

우리나라 소비자의 구독 서비스 이용개수

[대한상의 보도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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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핑·OTT·음악 스트리밍 등의 서비스에 한정한 조사도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가 전국의 20~50대 남녀 2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4월 발표한 구독 서비스 이용 현황 실태 자료에 따르면 월평균 지출액은 OTT 2만2천84원, 쇼핑멤버십 1만5천426원, 음악 스트리밍 1만667원 등 총 4만530원이다.

해외 업체 조사도 서울시와 비슷한 규모로 집계했다.

지난해 영국의 구독 번들링(결합 상품)·결제 전문업체인 방고(Bango)가 한국, 일본, 대만 등 동아시아 3개국 소비자 5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한국 소비자들은 평균 3.4개 서비스를 구독하면서 매월 30달러(약 4만원)를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소비자의 구독 서비스 사용 정도는 대만(4.2개 서비스, 35달러)보다는 적고, 일본(2.8개, 22달러)보다는 많은 편이다.

이 조사에서 국내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서비스는 넷플릭스나 디즈니플러스처럼 월정액을 내고 광고 없이 보는 정액제 구독형 비디오(SVOD)가 84%로 가장 많았다. 음원 사이트(49%), 쇼핑플랫폼(46%) 등도 이용률이 높은 편이었다.

구독 서비스 이용현황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보도자료 갈무리.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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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 3명 중 1명꼴 넷플릭스 가입…쿠팡 사용자는 35%

주요 구독 서비스 업체의 가입자 통계를 통해서도 사용자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다.

넷플릭스는 회사 방침상 국가별 가입자 수를 공개하지 않는다.

다만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4월 발간한 '2024년도 방송시장 경쟁상황 평가'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 사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 1천299만명이다.

단순 계산하면 우리나라 성인 인구(20세 이상 4천345만명)의 30%가 넷플릭스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데이터 플랫폼 기업 모바일 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넷플릭스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한 달에 최소 한 번 이상 사용 기준)는 1천406만명으로 방통위 숫자보다 더 많다.

모바일 인덱스는 또 티빙의 MAU를 650만명, 웨이브 403만명, 디즈니플러스 233만명 등으로 각각 집계했다.

OTT 시장(CG)

[연합뉴스TV 제공.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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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유료 회원은 넷플릭스보다 더 많은 1천500만명 수준으로 추정된다. 국내 성인 인구의 약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마켓컬리의 유료 회원제인 컬리멤버스의 회원 수는 지난 2월 기준 160만명 수준이다.

배달의민족도 유료 회원 수를 공개하지 않지만, 업계에선 600만명 안팎으로 추정하고 있다.

네이버 유료 멤버십인 네이버 플러스 회원 수는 1천만명 이상으로 추산되며 특히 리텐션 비율(가입 후 그 다음달에도 계속 유지하는 비율)이 95%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튜브 유료 요금제 이용자도 최소 700만명 이상으로 추정된다.

모바일인덱스는 지난 6월의 유튜브 뮤직 MAU를 796만명으로 집계하면서 이 중 89%인 712만명이 유료 서비스인 유튜브 프리미엄을 동시에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콘진원)의 '2024 콘텐츠 이용행태 및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이용행태 조사' 보고서에서도 유튜브 이용자의 14.6%는 프리미엄 요금제 이용자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국내 소비자들은 OTT와 쇼핑 구독 서비스 경우 2개 이상을 함께 이용하는 경향이 있고, 한번 구독하면 해지 없이 장기 이용하는 패턴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시의 구독 서비스 이용 실태 조사에서 음악 스트리밍은 단일 서비스 이용 비율이 높지만, OTT와 쇼핑멤버십은 두 개 이상 서비스를 병행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멤버스가 지난 4월 소비자 1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구독 서비스 트렌드 조사에서는 고객 10명 가운데 7명이 서비스를 해지 없이 이용한다고 답했다. 특히 음원 구독 서비스는 3년 이상 장기 이용자가 43.7%로 절반에 가까웠다.

식품·유통업계도 '구독경제'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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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종 구독료 절감 아이디어…사용 관리 앱도 등장

구독료 부담에 각종 구독료 절감 아이디어도 나온다.

넷플릭스나 유튜브의 경우 IP 우회를 통해 요금이 싼 남미나 인도에서 가입하는 방법 등이 인터넷에서 회자한다. 그러나 업체에서는 특정 가상사설망(VPN) 서버를 이용한 접속을 차단하며 이를 막고 있다. 또 실제 가입이 됐더라도 수시로 IP 주소를 확인해 실제 사용을 어렵게 하기도 한다.

여러 명이 하나의 계정을 공동 구매하는 방식도 많이 활용되지만, 이 역시 쉽지는 않다.

앞서 콘진원 조사에서 지난해 유료 OTT 플랫폼 이용자의 계정 공유율은 57%로, 전년 대비 약 12%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OTT 업체들의 계정 공유 제한 정책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동통신사 서비스 등에 결합하는 방식의 구독도 있으나 고가 요금제를 사용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잘 살펴봐야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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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간 제휴 상품을 이용하는 이들도 있다.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은 넷플릭스 광고형 스탠다드, 컬리, 우버 등 타 구독 플랫폼의 유료 혜택을 통합해 제공하고 배달의민족은 무료 배달과 유튜브 프리미엄 서비스를 동시에 이용하는 상품을 선보였다.

구독 서비스 사용을 관리해주는 앱도 등장했다.

이들 앱은 결제 내역이나 이체 예정 금액, 총구독료 등을 알려준다. 또 많은 서비스를 일일이 관리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해 갱신 시점을 안내하거나 일정 기간 무료로 구독하는 조건으로 가입했다가 유료로 전환될 때를 알려준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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