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한국인 '노화불안' 5점 만점에 3.23점"
청년·여성·미혼·저소득층·연금 비가입자일수록 불안 더 커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노인들이 휴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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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한국인의 '노화불안' 수준이 5점 만점에 3.23점 정도로 다소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강 악화와 경제력 상실에 대한 불안이 가장 컸으며, 이 같은 불안은 젊은 층일수록, 소득이 낮을수록 더 심했다.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은 지난해 전국 성인 남녀 4천2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를 바탕으로 '한국인 노화불안 척도'를 개발하고, 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9개의 세부 불안 요인에 대한 43개 문항으로 노후 불안 수준을 측정한 결과 5점 만점에 3.23점으로, 보통 이상으로 다소 높게 나타났다고 연구원은 전했다.
세부 요인 가운데에는 '건강상태 악화'(3.80점)와 '경제력 상실'(3.57점)에 대한 불안이 가장 두드러졌다.
길어진 노년기에 수반되는 만성질환, 치매 등 건강 문제와 소득 단절이나 경제활동 기회 상실 우려가 핵심적인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연구원은 설명했다.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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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동성 저하'(3.36점), '죽음과 상실감'(3.21점), '외모 변화'(3.16점), '노인 낙인 인식'(3.13점), '사회적 소외'(3.08점), '취미·여가활동 결핍'(2.89점), '관계적 빈곤'(2.84점) 등의 순으로 불안도가 컸다.
연령대별로 보면 20∼30대 청년층의 불안 수준이 3.38점으로, 40∼50대 중년층(3.19점)이나 60대 이상 고령층(3.12점)보다 높았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노후 준비에 대한 부담에 더해 노화 자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청년층에서 상대적으로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연구원은 분석했다.
성별로는 평균 수명이 더 긴 여성(3.28점)이 남성(3.17점)보다 노화불안 수준이 더 높았고, 혼인 상태별로 보면 미혼(3.33점)의 노화불안 수준이 기혼(3.17점)보다 높았다.
기혼자 중에서도 자녀가 0∼1명인 기혼자(3.23점)가 2자녀 이상(3.14점)보다 상대적으로 불안이 컸다.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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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소득이 낮을수록 불안이 심해 소득이 가장 낮은 1분위에선 3.30점, 고소득층인 4분위에선 3.15점으로 나타났다.
자가 거주자(3.17점)보단 전월세 거주자(3.35점)가, 공적연금 가입자(국민연금 3.19점·직역연금 3.16점)보다 비가입자(3.32점)가 노후를 더 두려워하고 있었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국가 차원에선 노인인구가 계속 늘고 개인 차원에서는 노후가 길어지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는데 불안 정도가 측정이 안 되다 보니 정책 체감도가 낮아지는 등의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정책적으로뿐 아니라 개인적으로 노후를 준비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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