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커브 전 종목 석권 기대했으나 남자단체·여자개인 2개 그쳐

메달 들고 다함께 기념촬영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2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중국 주징이, 대한민국 강채영, 안산. 2025.9.12 ksm79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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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양궁이 16년 만에 안방에서 치른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을 냈다.
한국 양궁 대표팀은 12일 광주 5·18 민주공원에서 끝난 2025 광주 세계양궁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 동메달 4개를 따냈다.
금메달 수 1개(리커브 남자 단체전)로 대회를 마치는 듯했던 한국은 마지막 날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강채영(현대모비스)이 금메달을 하나 더 추가해 종합 1위에 오르면서 양궁 최강국의 자존심을 가까스로 지켰다.
먼저 치러진 컴파운드부터 쉽지 않았다.
대한양궁협회는 2028년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부터 컴파운드가 정식종목이 되면서 세계 강자들을 초청해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연습 대회를 치르도록 하는 등 지원을 강화했기에 이 종목에서 내심 다수의 금메달을 기대했다.

여자 개인전 응원 나선 양궁 남자 대표팀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2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여자 개인전 16강에서 김우진(왼쪽 첫번째), 이우석(왼쪽 두번째), 김제덕(오른쪽 첫번째)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2025.9.12 ksm79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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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라운드에서 한국 선수들이 단체전 3종목 1위에 오르면서 우승 기대감은 더 커졌으나 결과는 초라했다.
남자 개인전에서 최고참 최용희(현대제철)가 동메달을 따낸 게 컴파운드 대표팀의 유일한 메달이었다.
업그레이드된 활 솜씨에 더해, 금메달을 따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이겨내고 제 실력을 펼쳐 보이는 정신력까지 갖추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평가가 양궁계에서 나온다.
컴파운드가 '절반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받았다면, 리커브 대표팀의 성과를 두고는 '절반의 실패'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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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팬들 앞에서 보란 듯 5개 전 종목 석권을 이루려 했으나 그 절반에 못 미치는 2개의 금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수년째 지속된 '평준화'의 흐름이 이번 대회에서도 이어진 점이 기대치를 밑돈 성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간 리커브 양궁계 구도는 한국이 독주하는 가운데 서구에서는 미국, 아시아에서는 중국의 추격이 도드라지는 양상이었다.
그런데 이번엔 스페인이 리커브 혼성 단체전과 남자 개인전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내며 한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2년 전 베를린 대회에서는 노메달에 그쳤던 일본은 은메달 1개와 동메달 2개를 수확하며 상승세를 보였다.
이제 어떤 나라 선수가 시상대에 올라도 이상할 게 없는 흐름이다. 최상위 선수 간의 실력 차는 이제 종잇장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채영은 "10년 전부터 세계선수권대회에 나왔는데 금메달 목에 걸기가 이제 정말 쉽지 않다. 예전보다 내 실력이 많이 올랐고 단단해졌지만, 다른 나라 선수들도 똑같이 실력이 오르고 단단해졌다"고 털어놨다.

리커브 남자 개인전 시상식
(광주=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11일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2025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리커브 남자 개인 시상식에서 선수들이 메달을 들어 보여주고 있다. 왼쪽부터 브라질 마르쿠스 달메이다, 스페인 안드레스 테미뇨, 한국 김제덕. 2025.9.11 ksm79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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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 올림픽 금메달 4개, 2021 양크턴 세계선수권대회 5개, 2024 파리 올림픽 전 종목 석권 등 최근 몇 년간 리커브 대표팀이 잇달아 낸 호성적이 외려 행운이 섞인 예외적 결과일 수도 있다.
과거 세계선수권대회 결과와 비교해 보면 이번 대회 성적은 '평균치를 살짝 밑도는 수준'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팬들의 눈높이는 이미 높아졌다. 한껏 높아진 기준을 맞추려면, 더 완벽해지는 수밖에 없다.
대회 폐막 뒤 취재진과 만난 장영술 양궁협회 부회장은 "쉽지 않다. (다른 나라들이) 많이들 따라왔다"며 웃었다.
이어 "결국 방법은 '제로 디펙트'(무결점)뿐이다. 더 완벽해지도록 계속 연구해야 한다. LA 올림픽에서 더 완벽할 수 있도록, 이미 현장에 다녀왔다. 야간 경기로 열리는 만큼, 양궁이 열릴 LA 갤럭시 홈구장(디그니티 헬스 스포츠파크)의 야간 조명 조도까지 체크했다. 더 나은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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