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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산업 핵심 인력' 인도네시아 선원들, 통영서 깜짝 가족 상봉
입력 2025.07.14 03:56수정 2025.07.14 03:56조회수 0댓글0

경남해상노조, 금어기 맞춰 선원 4명·가족 13명 상봉 행사…"고된 뱃일 피로가 싹"
3박 4일간 못다 한 이야기 나눠…노조 "외국인 선원 복지 향상, 노사상생 계기 되길"


꽃게 잡이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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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인도네시아 선원 수프리얀토(28) 씨에게 14일은 평생 잊을 수 없는 날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역만리 대한민국 땅에서 몇 년째 보지 못했던 아내와 5살짜리 딸을 만나 오랜 뱃일로 쌓였던 피로가 싹 풀렸기 때문이다.

그는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와 가까운 섬 출신이다.

선원취업(E10) 비자를 받아 2022년 10월 입국해 경남 통영시에서 꽃게·장어 등을 잡는 57t 근해통발어선 '586성진호'에서 선원으로 일한다.

고된 뱃일을 하느라 3년 동안 고향을 한 번도 찾지 못했다.

그는 "깨끗이 씻고 나랑 같이 갈 데가 있다"는 선주를 따라 영문도 모른 채 통영 마리나리조트를 방문했고, 그곳에서 아내와 딸을 만났다.

이날 수프리얀토 씨를 비롯해 인도네시아 선원 4명이 수년간 만나지 못했던 부인, 자녀와 얼싸안으며 상봉의 기쁨을 만끽했다.

7월은 꽃게 금어기여서 근해통발 선원들이 조업을 쉬면서 출어 준비를 하는 시즌이다.

경남해상산업노동조합(이하 경남해상노조)는 금어기에 맞춰 이날 제1회 인도네시아 선원 가족 상봉 행사를 마련했다.

김종준 경남해상노조 본부장은 "인도네시아 선원은 체력은 약하지만, 인내심이 강한 편이라 우리나라 선주들이 선호한다"고 전했다.

통영시에서만 인도네시아 선원이 1천명이 넘는다.

경남해상노조는 이번 행사를 준비하면서 노동강도가 센 근해통발어선에서 3년 이상 일하면서 1년 이상 가족과 보지 못했고, 자녀가 있는 인도네시아 선원 4명을 상봉 대상으로 점찍었다.

이후 이들 선원 4명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 인도네시아로 사람을 보내 이들의 가족 13명을 데려왔다.

전날 밤늦게 인천공항에 도착한 가족들은 아침에 다시 비행기를 타고 김해공항을 거쳐 통영시에 도착했다.

현재 공석인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대신해 대사관 일등 서기관이 참석해 상봉 행사에 감사를 표하고, 먼 곳에서 일하는 동포들을 격려했다.

상봉한 선원과 가족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눴다.

경남해상노조, 한국선원복지고용센터, 선원관리업체는 가족 티셔츠, 전자밥솥, 장학금을 전달했다.

선원 가족들은 오는 17일까지 통영시에 머문다.

경남해상노조는 통영시 한 펜션을 빌려 이들이 가족끼리 묵도록 배려했다.

선원과 가족들은 3박 4일 동안 한려수도 남해안을 한눈에 조망하는 통영 케이블카 또는 카트에 몸을 싣고 내리막을 내려오는 루지를 타거나, 펜션에서 물놀이와 바베큐파티를 즐긴다.

또 충무김밥·꿀빵·복국·생선회·생선구이 등 통영 음식을 맛보고 해저터널·벽화마을로 유명한 동피랑·중앙시장을 둘러본다.

가족들이 통영에 머물면서 드는 비용은 경남해상노조, 전국해상선원노조연맹이 부담했다.

정정현 경남해상노조 위원장은 "이번 상봉 행사가 우리나라 수산업 핵심 인력인 인도네시아 선원들이 한국에 잘 적응하면서 외국인 선원 복지 향상, 노사 상생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제1회 인도네시아 선원 가족 상봉 행사

[경남해상산업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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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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