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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보고 듣는 문화서 즐길거리로…'경험의 문' 넓힐 것"
입력 2025.07.14 12:08수정 2025.07.14 12:08조회수 0댓글0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 인터뷰…"AI·디지털 전환, 주요 미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인기에 문화상품 매출↑…상반기 60억원 돌파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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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젊은 남녀가 고풍스러운 한옥에서 전통 다과를 먹고, 외국인들은 한복을 곱게 차려입은 채 경복궁에 간다.

대한제국 황실의 상징인 오얏꽃 문양이 담긴 위스키 잔, 오일 램프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며 물건이 동나기도 한다.

오늘날 우리 전통이 담긴 국가유산을 즐기는 방식 중 하나다.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은 "국가유산은 단지 '보는 것'이나 '듣는 것'이 아니라 함께 '즐기는 것'"이라며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창덕궁 달빛기행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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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언론 간담회에서 "전통문화를 일상에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경험의 문'을 넓히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이 원장은 문화유산 분야에서 '베테랑'으로 통한다.

1988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 연구직으로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이후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으로 옮겨 국립고궁박물관장,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백제역사유적지구'(2015년 등재)를 통합 관리하고 활용하는 백제세계유산센터장을 맡아 관련 업무를 총괄하기도 했다.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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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 연구·조사는 물론, 행정·활용 사업까지 모두 거친 셈이다.

이 원장은 "공직 생활을 늘 국가유산과 함께 해왔는데 (진흥원에 와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다이내믹(dynamic·역동적)"이라며 "하는 일도,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웃었다.

진흥원은 문화유산 활용, 무형유산 공연·전시, 매장유산 발굴 조사, 문화유산 국제 협력·지원 등 여러 사업을 한다.

은은한 달빛 아래 궁궐을 거니는 '창덕궁 달빛기행', 국가유산과 관련한 다양한 콘텐츠를 모은 '국가유산채널',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보수·정비 사업 등이 모두 진흥원에서 하는 사업이다.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ji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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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국가유산진흥원의 역할을 '플랫폼'이라고 규정했다.

"과거에는 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게 주된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국민과 함께 누리고 공유하며, 더 나아가 해외와 연계하는 중심축이 되어야 합니다."

올해 특히 신경 쓰는 분야는 국가유산을 활용한 문화상품이다.

전통문화나 국가유산을 모티브로 제작한 문화상품 브랜드 '케이-헤리티지'(K-heritage)의 상반기 매출액은 약 60억원으로, 6∼7월 약 한 달간 약 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K팝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갓이나 호랑이를 모티브로 만든 상품 판매가 증가했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궁궐의 자연을 소재로 한 상품을 선보이고, 젊은 층을 겨냥한 팝업스토어도 열 계획이다.

이 원장은 "옛것의 가치를 살리면서도 현대적 취향을 더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이라며 "지역의 국가유산을 활용한 상품도 개발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국가유산진흥원,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에서 열린 2025 포르쉐 퓨처 헤리티지 전승공예특별전 '열 번째 용의 아이와 상상동물' 전시를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이 전시는 10월 17일까지 열린다. 2025.5.28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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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원장은 향후 주력해야 할 사업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그는 "진흥원의 주요 미션 중 하나"라며 "현재 국가유산과 관련한 자료는 매우 방대하지만, 디지털 데이터로 전환된 부분은 충분하지 않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생성형 AI에 한국 국가유산을 기반으로 한 삽화를 요청하면 우리 고유의 전통 요소와는 다른, 정체불명의 이미지가 혼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진흥원은 2023년부터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AI 및 디지털 전환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전통 민화를 데이터로 구축할 예정이다.

궁중문화축전 개막제에 등장한 '특별한 MC'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린 '2025 궁중문화축전 개막제'에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만든 '여민'(왼쪽)과 '동락'이 주제 공연을 소개하고 있다. 2025.5.13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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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업무 범위가 넓다 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다.

이 원장은 "국가유산 활용 사업이나 문화상품을 해외 또는 각 지역으로 보급하기 위한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인력 및 예산이 부족한 상황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놨다.

예를 들어 우리 정부가 처음으로 해외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복원한 사례인 라오스 홍낭시다 사원 복원사업의 경우, 참여한 진흥원 소속 관계자는 5명에 불과하다.

부처의 전생 이야기 전하는 유적…한국-파키스탄 공동 조사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파키스탄이 부처의 전생 이야기가 전하는 불교 유적을 함께 조사한다.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은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고고학박물관국과 함께 만키알라(Mankiala) 스투파 유적을 발굴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사진은 발굴 조사 현장 모습. 2024.11.7 [국가유산진흥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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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마추픽추 유적지 보존·활용을 위한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은 2026년 착수를 목표로 현재 검토 중이다.

이 원장은 "각국의 문화유산 자산을 존중하며 현지 주도로 지속 가능한 보존 체계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사업을 진행 중"이라며 지원과 관심을 당부했다.

이 원장은 국가유산 분야에서 '더 깊이 들어가야 할' 부분이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궁궐이나 주요 유적지를 넘어 각 지역에 있는 소규모 국가유산, 지역 박물관, 그리고 무형유산까지도 그 특색을 살려 활용할 수 있도록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그게 진흥원의 역할이자 나아갈 방향입니다."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이귀영 국가유산진흥원장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인터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5.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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