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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에 취약한 사람들…"운동하듯 사회적 접촉 위해 노력해야"
입력 2025.04.09 02:17수정 2025.04.09 02:17조회수 0댓글0

캐나다 철학자 다이엔 앤스가 쓴 신간 '외로움의 책'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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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우리 시대는 외로움의 시대이며 그것이 우리를 서서히 죽여가고 있다."

영국 저널리스트이자 작가 조지 몽비오가 2014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쓴 글의 일부다.

몽비오의 글 이후 서구 사회에서 외로움은 꾸준히 화두가 되고 있다. 외로움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각종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파편화된 개인의 삶이 외로움을 촉발한다는 주장 등이 자주 제기되면서다.

가령, 외로운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견줘 암과 치매, 당뇨, 고혈압, 심장병, 신경질환에 취약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심지어 외로움은 비만이나 흡연과 비교되기도 한다. 외로움은 하루에 담배 15개비를 피우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건강을 위협하는 새로운 위험 인자라는 지적도 있다.

[책사람집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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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출간된 '외로움의 책'에 담긴 각종 연구 결과다. 캐나다 철학자이자 책의 저자인 다이엔 앤스는 외로움의 원인, 외로움을 잘 느끼는 사람들의 특징, 외로움과 함께 살아가는 인간의 조건 등에 관해 탐구하며 외로움의 감정을 철학적으로 분석한다.

책에 따르면 외로움은 자신이 원하는 관계의 유형과 현실에서 맺는 관계의 유형이 불일치하는 데서 통상 생겨난다. 또한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는 데서 발생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외로움은 허기와 비슷하고, 감정이라기 보다는 욕구에서 비롯한 '갈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결핍'(해너 아렌트)과 '좌절된 욕구'(프롬라이히만)라는 다른 학자들의 분석도 이와 비슷한 맥락이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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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은 이처럼 인간의 보편적 '갈망'이지만, 이에 유독 취약한 사람들도 있다. 수줍음이 많고 내성적이거나 자기 비하 경향이 있는 가운데 자의식이 매우 강한 이들이 그런 사람들이다. 자기 행동을 곱씹거나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오해하거나 과장하는 경향의 사람들도 외로움에 취약하다. 공감 능력이 결여됐고, 말을 너무 많이 하거나 자신을 피해자로 규정하려는 성향을 지닌 이들도 외로움을 자주 느낀다고 한다.

문제는 외로움이 비단 개인적인 성향의 문제만으로 한정할 수 없다는 데 있다. 외로움은 사회적 삶과 맞닿아 있고, 사회적 삶은 인간의 생존에 기본적 요소이기 때문이다. 몽비오의 말처럼 이 세계는 외로움과 고립감 탓에 무너질 수도 있다. 저자는 "우리는 전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세계에 소속되지 않으면 고통받는다"고 지적한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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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외로움을 줄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저자는 심리학자 수전 핑커의 조언처럼 "자기만의 마을을 만들고 매일 운동하듯 사회적 접촉을 위해 노력하라"고 제언한다. 또한 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목격자"고 되자고 주문한다.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극적인 사건들과 소소한 사건들을 모두 지켜봐 줄 목격자가 필요하다는 것. 그날 있었던 시시콜콜한 일과 그에 대해 느낀 점을 얘기할 상대가 필요하다는 것. 다른 이들과 더불어 사는 것…그러기 위해서는 서로에게 온전히 존재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목격되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박아람 옮김. 320쪽.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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