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CSIS 위성사진 포착…지난해 6월 김정은-푸틴 합의 후속

북한-러시아 국경 가르는 두만강 전경
[연합뉴스=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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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두만강 자동차 교량 건설을 위한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다.
지난 2월에는 다리 건설을 위한 수상 임시 교량까지 설치됐으나 최근 두만강 수위가 높아지면서 이를 다시 철거하는 등 일부 작업은 난항을 겪는 것으로도 파악됐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비욘드 패럴렐'(분단을 넘어)은 지난 2∼3월 수집한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과 러시아를 잇는 두만강 자동차 다리 건설 준비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러시아 쪽 다리 건설 현장 인근에 있는 나무와 관목들이 제거되고 있으며, 지형을 평탄하게 만드는 토지 정지 작업도 진척을 보이고 있다.
북한 쪽에서는 다리 시작 지점에서 서쪽으로 약 500m 떨어진 지점에 소형 콘크리트 생산 설비(레미콘 공장)로 보이는 시설물이 새로 추가됐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지난 2월 27일 촬영된 위성사진에 따르면 얼어붙은 두만강 위로 러시아 쪽에서 시작된 길이 약 164m의 임시 교량도 설치됐는데, 이는 인력과 장비를 나르기 위한 임시 건설 플랫폼으로 추정된다.
다리 건설에 필요한 물막이 설치를 위한 것으로 보이는 기초 작업도 일부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난 3월 14일 이후로 촬영된 위성 사진에서는 이러한 수상 시설 대부분이 철거됐는데, 이는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인근 눈이 녹아내리며 두만강 수위가 높아지고 유속이 빨라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비욘드 패럴렐은 전했다.
이날 위성사진에서 러시아 쪽에서 설치한 임시 교량 일부는 해체돼 지상으로 옮겨졌으며, 이후 같은 달 21일 촬영된 위성사진에서는 남아있던 일부 임시 교량도 사라졌다.
가장 최근인 3월 28일 촬영된 사진에서도 역시 두만강 수위와 유속이 높게 유지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만 이날도 러시아 쪽 다리 시작 지점에서 각각 150m, 270m 떨어진 위치에서 토지 정지 및 시공 작업은 계속 진행되고 있었다.
북한 쪽에서도 강가를 따라 약 200m 길이의 구역에서 토지 정지 및 굴착 작업이 이뤄졌으며, 다리 시작 지점으로 향하는 도로 인근에 보조 작업장을 설치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는 건설 활동도 관찰됐다고 비욘드 패럴렐은 전했다.
두만강을 가로질러 북한과 러시아를 연결하는 자동차 다리를 짓는 이번 사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것이다.
현재 두만강에는 북한 두만강역과 러시아 하산역을 기차로 오갈 수 있는 철교가 있지만, 자동차가 오갈 수 있는 도로 교량은 없다. 이번에 짓기로 한 자동차 교량은 기존 두만강 철교에서 강 하류로 약 415m 내려간 지점에 설치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북한과 러시아를 자동차로 오갈 수 있는 교량이 완성된다면 북러 경제 협력이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자동차 교량 건설 사업은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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