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기업에 유동성 지원…현기차 출연 등 협력사에 1조원 지원
수출바우처 1천억원 추가·단기수출보험료 60% 할인 등 지원 연장
수출 빈자리 내수로 채우고, 자율주행차 등 R&D 투자 인센티브 확충

한미 무역 통상 (CG)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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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미국의 25% 관세 조치로 대미 수출에 비상이 걸린 자동차·부품 업계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2조원의 정책금융을 추가로 투입한다.
전기차 보조금 확대, 개별소비세 감면, 공공 업무차량 조기 구매 등 수출이 줄어든 자리를 내수가 메울 수 있도록 지원책을 시행한다.
아세안, 인도, 중동, 중남미 등 대체 시장 개척을 위한 지원과 미래차 기술 경쟁력 강화를 위한 세제, 인허가, 제도개선 등 지원을 통해 기초 체력 강화를 지원한다.
정부는 9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주재로 경제관계장관회의 겸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 생태계 강화를 위한 긴급 대응대책'을 발표했다.
지난 3일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 25%의 관세를 무차별 부과하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상당한 피해가 우려된다. 5월 3일부터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25% 관세가 얹어진다.
지난해 한국의 자동차 수출액 708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9%(347억달러)가 대미 수출에서 나왔을 정도로 미국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있어 중요한 시장이다. 자동차 부품의 대미 수출 규모도 82억달러에 달한다.
민간 전문기관들은 '수출 효자'로 불리는 자동차 산업이 미국의 25% 관세를 맞게 되면서 대미 수출은 약 65억달러 감소하고, 완성차 업계의 영업이익이 10조원 안팎 줄어들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정부는 통상교섭본부장의 방미 등을 통해 관세 축소를 위한 협상에 나서는 한편, 자동차·부품 업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업계 의견을 반영한 대책을 서둘러 마련했다.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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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먼저 미국발 관세 충격으로 경영 위기에 몰린 자동차 산업에 2조원의 긴급 정책금융을 추가 공급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자동차 분야의 정책금융은 13조원에서 15조원으로 확대된다. 추후 소진율과 관세 파급에 따른 기업 수요 변화 등에 따라 추가 공급 여부를 검토한다.
이 같은 정부 지원에 호응해 현대·기아차도 금융권·정책금융 기관과 함께 1조원 규모의 상생 프로그램을 조성, 협력사의 대출·보증·회사채 발행을 지원한다.
기초 체력이 달리는 중소기업을 위한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원도 확대한다. 관세 피해기업에 법인·부가·소득세 납부 기한을 최대 9개월 연장하고 1년간 관세를 유예해 조세부담 완화도 적극 지원한다.
최신 관세 부과 정보에 대한 중소 부품 기업의 접근성 제고를 위해 '관세대응 119'(코트라)와 '애로신고센터'(전국 중소기업청)를 운영하고, 전국 릴레이 상담회를 통해 부품 기업들의 관세 대응 역량 제고에 나선다.

기아 직영 영업점에서 오토컨설턴트가 고객과 상담하는 모습
[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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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줄어든 자리를 내수가 메울 수 있도록 수요 진작책도 시행한다.
제조사 할인 금액에 연동하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 종료 시점을 올해 상반기에서 연말까지로 연장하고, 정부 매칭 지원 비율도 기존 20∼40%에서 30∼80%로 대폭 확대한다.
상반기 종료되는 신차 구매 개별소비세 탄력세율 적용(5%→3.5%)도 추가 연장을 검토한다.
정부, 지자체, 공공기관 등에서 올해 추진하는 업무 차량 구매를 최대한 앞당겨 상반기까지 계획 대비 70%, 3분기까지 100% 조기 구매를 유도한다.
자동차 수출 다변화를 위한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신흥개도국) 등 신시장 진출도 지원한다.
아랍에미리트(UAE), 에콰도르 등과 타결한 자유무역협정을 조기 발효하고, 멕시코와의 FTA 협상 재개를 추진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닦는다.
수출기업을 위한 '수출 바우처'의 올해 예산을 기존 2천400억원에서 1천억원 이상 추가로 확대하고, 무역보험 지원 한도 최대 2배 상향, 단기 수출 보험료 60% 할인 등 조치를 당초 상반기 종료에서 연말까지 연장하는 등 자금·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동시에 부품 기업에 전용 선복을 제공하는 등 수출 물류 부담도 완화해준다.

현대차, 아이오닉 5 자율주행 로보택시 운전면허 도전 캠페인 영상 공개
[현대차·기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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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하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 지원도 강화한다.
미래 중심 기술이 될 자율주행 기술을 국가전략기술로 추가 지정해 R&D·시설 투자 기업들의 세액공제를 확대한다.
또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내 조세 특례가 적용되는 자동차 청정 생산시설 범위를 도장에서 의장, 차체 등 여타 생산공정까지 합리적으로 확대한다.
특히, 올해 현대차그룹이 세운 시설투자, 전동화, R&D 등 24조3천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투자 지원 태스크포스(TF) 등 전담 담당관을 지정해 인허가 등을 밀착 지원하고, 올해 계획된 2천억원 규모의 외국인 투자 현금 지원을 신속히 처리하기로 했다.
레벨4 이상 자율주행차 판매 허용, 자율주행 통합기술 로드맵 및 미래차 부품산업 기본계획(2025∼2029)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자율주행 등 첨단기술 확보와 미래차 핵심부품 공급망 확충에 5천억원을 조기에 집중 투자한다.
박동일 산업부 제조산업정책관은 "이번 대책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법령, 제도 개선을 조속히 추진하고 수시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면서 "업계 등 이해관계자와 긴밀히 협조해 관세 피해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세 대응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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