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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장애인의 우주 넓혀주고파…나눔의 1번은 관객"
입력 2025.04.08 02:49수정 2025.04.08 02:49조회수 0댓글0

장애인의 날 맞아 국립극장서 바리톤 김동규와 합동 공연
"공연은 곧 배움…어우러져 사는 세상 꿈꿔요"


가수 김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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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대한민국 국민의 정(情)과 따뜻한 민족성을 믿습니다. 제 공연으로 장애인 분들의 우주를 넓혀주고 싶어요."

가수 김장훈은 지난 2023년부터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에 즈음해 중증 장애인을 위한 뜻깊은 문화 행사인 '누워서 보는 콘서트'를 열어왔다.

가요계 대표 '기부 천사'로 유명한 그는 올해는 바리톤 김동규와 함께 오는 19∼20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합동 콘서트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연다.

김장훈과 김동규는 회당 장애인과 가족 100명씩을 초청하고, 초청 대상이 아니어도 장애인 관객에게는 50% 할인을 제공한다.

최근 서울 강남구에서 만난 김장훈은 "장애인들이 자연스레 (집)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며 "사람들이 어우러져 사는 게 먼저이고, 시설보다 시선이 먼저다. 함께 사는 게 바른 세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른 인종의 사람을 처음 보면 낯설어도 자주 보면 괜찮듯이, 장애인을 향한 시선도 낯섦의 문제라고 본다. 자주 보면 된다"며 "저도 장애인 관련 행사를 처음 할 때는 당황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아무렇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서울 코엑스와 인천국제공항에서 '누워서 보는 콘서트'를 연 김장훈은 올해는 국립극장 무대에 오르게 됐다. 국내에서 손꼽히는 음향 수준을 자랑하는 곳에서 장애인도 클래식과 대중가요를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마련했다고 한다.

김장훈은 "장애인 관객을 포함해 한 명도 불편하지 않게 공연하는 것이 목표"라며 "누구도 불편하지 않은 좋은 세상이 올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공연 관람료를 요즘 시세와 달리 전석 10만원 미만으로 대폭 낮췄다. 자기가 직접 기획한 공연에서는 장애인 외에도 군인과 재수생을 포함한 대학생에게는 50% 할인을 제공하고, 청소년에게는 2만원만 받는다.

가수 김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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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은 "낮은 티켓 가격을 통해 '나눔'의 1번 대상을 관객으로 정한 것"이라며 "공연은 꼼꼼하게 준비해서 프로답게 하지만, 이익을 내는 측면에선 아마추어처럼 순수하게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밑지는 공연'을 하는 이유를 "저를 병으로 몰고 간 것도 공연이었고, 다시 살린 것도 공연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노래를 30년 넘게 하다 보니 '기부 천사'도 됐다가 공황장애도 겪고 좌충우돌이 많았죠. 어느 순간 즐거워야 하는 공연이 너무 하기 싫더라고요. 그런데 또 무대를 끊으니 병이 나는 거예요. 그래서 이후로는 '일'이 아닌 즐거운 '취미'로 공연하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공연에 대한 설렘이 돌아왔습니다."

근래 김장훈의 버추얼(가상) 유튜버 부캐 '숲튽훈'이 10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그의 공연에는 10대 관객이 약 25%에 이른다. 청소년 관람료를 2만원으로 책정해 매진돼도 손해가 나기 일쑤지만, 김장훈은 "적자가 나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김장훈은 '2006년생 개띠'라는 콘셉트의 숲튽훈이 올해 20살을 맞이하는 만큼, 한층 성숙하게 캐릭터를 다듬어 연내 다시 선보일 계획이다.

이번 공연 '아름다운 당신에게'는 김동규가 15인조 오케스트라와 무대에 오르는 1부, 김장훈이 밴드·국악팀과 호흡을 맞추는 2부, 두 사람이 함께 노래하는 3부로 이뤄진다.

김장훈은 "1부는 서양의 클래식이라면 2부는 한국의 클래식 느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국악팀과 함께하는 데 대해 "사물놀이의 폭발적인 힘은 누가 와도 이길 수 없다"며 "제가 좋아하는 국악과 록에는 공통점이 있다. 둘 다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한(恨)과 사람을 미치게 하는 벅참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장훈·김동규 합동 공연 '아름다운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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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은 1991년 데뷔 이래 무대에서 화려한 볼거리를 아낌 없이 쏟아내며 '공연 장인'으로 명성을 쌓았다. 술, 담배, 커피는 끊었지만, 공연만은 끊지 못하겠다는 농담을 할 정도다. 하지만 이런 그도 최근 경기 불황 등에 따른 티켓 판매 부진으로 지난달 순천 공연이 취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인기가 있다면 아무리 어려운 시절이어도 모든 공연이 진행될 텐데, 다 제가 부족한 탓"이라며 "(관객과 스태프에게) 정말 미안했다. 앞으로 노력해서 체육관급 가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국립국장 공연에선 '김장훈과 김동규가 최고였다'는 소리가 나오도록 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장애인 초청 공연은 제게는 배움이기도 합니다. 무대를 보고 좋아하는 장애인 동생들을 보면 인간애를 느끼고 배우죠. 그럴 때마다 '바로 이게 사람 사는 거지'라는 생각에 행복합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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