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교과서 생존 자체 불투명…내년 의대 '3천58명' 조기 확정 가능성
尹 대표 성과 '유보통합'도 안갯속…'현장 안착' 늘봄 등은 유지될 듯

출입 기자 간담회 하는 이주호 부총리
(세종=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1일 오후 세종시 한 호텔에서 열린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윤석열 정부 2.5주년을 맞아 교육개혁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에 관해 설명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11.12 sco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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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4일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소추를 인용하면서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을 비롯해 현 정부의 각종 교육개혁 과제가 추진동력을 크게 상실했다.
특히 의정 갈등을 촉발한 의대 증원은 전면 재검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내년 의대 모집인원 3천58명은 조기 확정되고 의대 정원도 정치권과 정부, 의료계가 머리를 맞대 합의점 도출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늘봄학교와 라이즈(RISE·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 글로컬대학 등 여야 간 큰 이견이 없고 이미 어느 정도 현장에 안착한 사업은 정권과 상관 없이 명맥을 유지할 전망이다.

올해 3월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교과서 상설전시회
(부산=연합뉴스) 강선배 기자 = 21일 오전 부산 북구 SW·AI 교육거점센터에서 열린 'AI 디지털교과서 상설전시회'. 2025.2.21 sb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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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교과서, 정권 교체 시 '좌초' 위기…유보통합도 난항
윤석열 정부에서 추진했던 교육개혁 중 야당의 반대가 가장 심했던 AI교과서는 윤 대통령 파면으로 앞날을 장담하기가 어려워졌다.
AI교과서는 올해 초등학교 3∼4학년과 중학교 1학년·고등학교 1학년 일부 교과에 도입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거센 반대에 부닥쳤다.
야당은 AI교과서를 교과서가 아닌 '교육자료'로 격하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이에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부가 한 발짝 물러서 올해는 학교 자율에 따라 선택하는 '시범 연도'로 운영키로 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파면으로 정권 교체 가능성이 생기면서 내년 전면 도입 역시 불투명해졌다.
정권이 바뀔 경우 AI교과서는 교육자료로써만 활용되거나 제대로 써보기도 전에 아예 퇴출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 여당이 계속 정권을 잡더라도 이전 정부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는 만큼 AI교과서를 예정대로 전면 도입하는 데는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유보통합(유아교육·보육서비스) 역시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작년 6월 유보통합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이르면 내년부터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통합하기로 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26일 헌재 탄핵심판 최종의견에서 "30년 동안 지지부진했던 유보통합의 첫걸음을 뗐고 늘봄학교와 융복합 고등교육, 그리고 지역 산업과의 연계 강화를 위한 과감한 권한 이전 등 교육개혁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했다.
그러나 통합기관 명칭부터 교사자격 통합·재원 마련 등 구체적인 내용은 10개월가량 지난 현재까지 나온 것이 없는 상황이다.
현장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강력한 의지로 매듭을 풀어나가야 하지만 대통령 파면이란 격랑 속에 강한 실행력을 발휘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불 꺼진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
(인천=연합뉴스) 임순석 기자 =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학교 의과대학 강의실이 불 꺼진 채 텅 비어 있다. 2025.4.1 soonseok0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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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년 의대 모집인원 조기 확정 무게…늘봄 등 일부 사업은 유지될 듯
작년 2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로 시작된 의대생 집단휴학 사태는 일단 한숨을 돌린 상태다.
정부는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할 경우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전인 3천58명으로 되돌리겠다고 약속했고, 학생들은 '미등록 투쟁'을 접고 지난달 말 사실상 전원 복귀했다.
각 의대는 1년여만에 수업을 재개하며 정상화를 위해 성큼 다가가는 분위기다.
다만 일부 대학에선 등록 후 휴학계 제출이나 재휴학 상담이 이어지고 있고 수업 참여 인원도 복귀율엔 못 미치는 상황이다.
대통령 파면은 추후 의대생들의 움직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026학년도 의대 모집인원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이 협의한 범위 내에서 총장이 정할 수 있다.
교육부는 학생들의 수업 참여도를 보고 이달 중순께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결정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정치적 상황이 급변함에 따라 조기 확정 가능성도 있다.
모집인원과 달리 정원은 2027년부터 복지부 장관 소속 독립 심의기구인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심의해 결정한다. 이달 말 의대 모집인원이 3천38명이 된다고 해도 정원은 증원된 5천58명이 일단 유지되는 상황인 것이다.
의대 증원이 의정 갈등을 촉발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의대 정원은 어떤 식으로든 조정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정권 교체 시엔 증원 전으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물론 의료개혁의 한 축이었던 의대 증원에 대한 국민 지지가 높은 점을 감안하면 의료계와의 원만한 합의를 통한 순차적인 증원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작년 출범과 동시에 좌초했던 여야의정 협의체가 조기 대선 전후로 재가동되면서 사회적 합의 도출을 시도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적이란 최악의 상황을 피해 학교로 돌아온 학생들은 의료계와 함께 다음 정부에 의대 증원 철회를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늘봄학교나 라이즈, 글로컬대학 등 현 정부의 교육개혁 과제이긴 하나 이미 어느 정도 진척을 보인 사업은 계속 굴러갈 전망이다.
기존 돌봄과 방과후학교를 합친 늘봄학교는 작년 기준 전체 초등학교 1학년 중 83%가 참여 중이다.
교육부가 작년 상반기 늘봄학교 운영 116개 학교 학부모 1천51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설문에서 82.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라이즈와 글로컬대학 사업도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정부는 전날 글로컬대학을 2023년 10개, 2024년 10개를 지정한 데 이어 올해 10개 이내를 최종 지정한다고 밝혔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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