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기 교수 연구진, LG AI연구원과 공동 프로젝트
AI-인간 관계 조명하는 실험 다큐 제작…일부 참가자 "AI, 존재감 느껴"

실험 다큐 '기계가 되다'의 한 장면
[임정기 파슨스 디자인스쿨 교수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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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인공지능(AI)이 자연스러운 인간의 모습으로 대화한다면 친밀하게 감정을 주고받는 파트너가 될 수 있을까. 또는 창의적인 협업자가 될 수 있을까.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이하 파슨스)에서는 이 같은 질문에 답을 구하는 여정을 담은 단편 다큐멘터리 '기계가 되다'(Being the Machine)의 시사회와 토론의 자리가 마련됐다.
작품의 총괄 제작은 파슨스의 디자인전략 대학 학장이자 디자인 매니지먼트 전략을 가르치는 임정기 교수가 맡았다.
임 교수 등 파슨스 연구진은 지난 2022년부터 LG AI연구원과 손잡고 인간의 창의적인 활동을 돕는 AI에 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해왔다.
이날 상영된 다큐도 '창의적 연결의 시대: AI 시대의 인간관계'라는 LG와 파슨스의 공동 연구 프로젝트의 하나로 기획됐다.
AI와 인간의 관계, 창의적인 협력의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게 프로젝트의 목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LG AI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AI 에이전트 서비스 '챗엑사원'(ChatEXAONE)이 활용됐다.
10분이 채 안 되는 이 짧은 다큐는 파슨스 학생이 AI를 향해 사전에 준비된 질문을 던지면서 대화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AI의 답변이 모니터 화면이나 스피커가 아니라 마주해 앉은 다른 학생의 말을 통해 제공된다는 점이 이 실험이 가진 차별화된 지점이다.
AI 역할을 하는 학생은 무선 프린터를 통해 종이로 출력되는 AI의 실시간 답변을 자신의 목소리로 읽어주며 대화를 진행한다.

프로젝트를 소개하는 임정기 교수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파슨스 디자인스쿨에서 열린 다큐멘터리 '기계가 되다' 시사회에서 임정기 파슨스의 디자인전략 대학 학장이 프로젝트 취지를 소개하고 있다. 2025.4.3 phot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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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은 실제 인간의 말로 표현되면 설령 AI가 쓴 내용이라도 감정적 공감을 느끼게 될까. 감정적 연결이 느껴진다면 그 자체로 가치가 있을까. 연구진이 이 실험을 통해 던진 질문들이다.
참가 학생에 따라 반응에 차이는 있었지만 일부 학생은 대화 파트너로서 AI의 답변에 실제로 감정적인 공감을 느꼈다는 반응을 내놨다.
한 참가 학생은 "마치 AI가 실제로 공유할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AI에 질문을 다시 하고 싶어 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라고 말했다.
다른 학생은 "그것은 단순한 텍스트가 아니었고 존재감이 있었다. 그 말들이 방 안에서 마치 무게를 지니는 것처럼 느껴졌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반면 실제 인간의 목소리를 통해 답변을 들으면서도 어색함을 느꼈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 학생은 "AI가 적절한 순간에 내게 질문을 했으면 했지만, 결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뭔가 정해진 규칙을 따르는 것처럼 느껴졌다"라고 평가했다.
연구진은 AI가 일상으로 깊숙이 스며들고 기계와 인간이 새로운 관계를 맺기 시작한 시대에 이 전환의 순간을 멈춰 바라보고,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넘어 AI와 함께 살고 함께 창작한다는 게 뭔지 묻고자 했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AI와 인간과의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진 것이지, '정답'을 제시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임 교수는 이날 시사회에서 "AI가 창작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수 있고, 거기서 어떤 인간관계가 나타날 수 있는지를 탐구하고자 했다"라고 말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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