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2030년 100GW' 위한 세부 방안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2035년엔 LNG보다 싸게…'제2의 반도체'로 육성

포스코퓨처엠의 광양 양극재 공장 태양광 발전 설비. [포스코퓨처엠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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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정부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을 2030년 100GW(기가와트)로 늘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중부지방에 설비 용량이 1GW를 넘는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10곳 이상 조성하기로 했다.
또한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2030년까지 현재보다 16.6∼33.3%, 2035년까지 33.3∼54.6% 이상 떨어뜨리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제38차 에너지위원회를 열고 제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기본계획상 목표는 정부가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등에 반영한 대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누적 100GW,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 30% 이상' 달성으로 설정됐다.
◇ 전력망 확충 안 해도 되는 중부에 '초대형 태양광 단지'

현대모비스 영남물류센터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 설비. [현대모비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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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수도권과 강원, 충청에 'GW급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구축, 총 12GW 규모의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확보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도 참여하는 범정부 '초대형 계획입지 발굴 추진단'을 구성, 국공유 유휴지를 활용해 빠르게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구축한다는 것이 정부 구상이다.
지역별로 추진 가능한 사업들도 제시했다.
경기는 시화·화옹지구를 비롯한 간척지와 평택항·평택호 등을 활용해 3GW 이상 규모로, 충청은 태안·서산 간척지에 GW 규모와 청풍호에 0.9GW 규모로 태양광 발전 단지를 조성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또 경기와 충청 공히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후 부지와 남은 송전망을 활용하면 3.2GW의 태양광 발전 단지를 추가로 조성할 수 있다고 했다.
경기와 강원 접경지역에는 '평화의 태양광 벨트' 등 2GW 규모 태양광 발전 단지를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중부지방의 경우 전력 주 소비지이면서 대규모 발전 설비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망에 여유가 있어 재생에너지 확대 시 난제인 전력망 확충의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초대형 태양광 발전 단지를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특히 경기·강원 접경지역엔 "현재도 7GW까지 (추가로)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전력망에 여유가 있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정부는 '4대 정책 입지'를 활용해 2030년까지 44.2GW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4대 정책 입지는 산업단지·공장 지붕(19.0GW), 영농형·수상형 태양광 발전 설비(11.1GW), 도로·철도·농수로(4.4GW), 학교·주차장·전통시장 등(2.5GW)이다.
아울러 수도권매립지 등 환경기초시설 상부와 항만·공항 등의 유휴지를 활용해 7.2GW 규모의 태양광 발전 설비를 추가로 구축하기로 했다.
정부는 올해 10만가구 등 2035년까지 아파트 등 공동주택 200만가구에 '베란다 태양광 발전 설비'를 보급한다.
햇빛·바람·계통소득으로 '재생에너지 수익'을 얻는 국민은 2030년까지 1천만명(햇빛·바람소득 820만명, 계통소득 180만명)으로 늘리기로 했다.
◇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2035년엔 LNG보다 싸게

제주한림해상풍력 발전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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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본계획에는 재생에너지 계약단가 목표도 제시됐다.
현재 1kWh(킬로와트시)당 150원인 태양광 발전 계약단가는 2030년 100원으로 현재보다 33.3%, 2035년에는 80원 이하로 현재보다 46.7% 내린다.
육상 풍력 발전 계약단가는 현재 1kWh당 180원에서 2030년과 2035년 150원과 120원 이하로 현재와 비교해 각각 16.7%와 33.3%, 해상 풍력은 1kWh당 330원에서 2030년과 2035년 250원과 150원 이하로 24.2%와 54.6% 인하한다.
2035년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보다 재생에너지 발전이 싸게 만든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를 떨어뜨리기 위해 정부는 대형 발전사에 발전량 일부를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한 '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제)를 발전원별로 정해진 설비 용량을 공급하게 바꾸고, 이때 '경쟁입찰을 통한 장기 고정가격 계약'으로 방식을 적용하게 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자들이 '상한가 내 가격 경쟁'을 하도록 만들기로 했다.
태양광 발전에 대해서는 기자재 공동 구매와 표준품셈 도입, 시공비용 공시를 추진하고 해상 풍력 발전에 대해선 접속 선로를 공동으로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또한 '민관 비용평가위원회'를 만들어 '균등화 발전 단가'(LCOE) 등 비용을 주기적으로 분석하고 적정 가격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로도 했다.
재생에너지 산업을 '제2의 반도체 산업', '제2의 조선업'으로 키운다는 목표도 이번 기본계획에 담겼다.
구체적으로 국내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2030년 연간 10GW 이상으로 현재(연간 6GW)보다 4GW 이상, 풍력 터빈 생산 능력은 같은 해 연간 3GW 이상으로 현재(연간 0.8GW)에 견줘 2.2GW 이상 확대한다.
계속 떨어지는 태양광 모듈 국산 제품 사용 비율은 2031∼2035년 80% 이상으로 현재(2021∼2025년) 55%보다 25%포인트(p) 이상, 풍력 터빈 국산 제품 사용 비율은 현재 39%에서 2031∼2035년 60% 이상으로 21%p 이상 끌어올린다.
이를 위해 공공 재생에너지 사업엔 국산 자재를 쓰도록 하고, 세제와 인증제를 활용해 국내 공급망을 복원한다. 태양광 핵심 기자재에 대한 경제안보품목 지정 확대도 추진한다.
탠덤 셀과 박막형 건물 일체형 태양광(BIPV), 동서·수직형 태양광 등 차세대 태양광 기술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기로도 했다.
기본계획에는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를 단기간에 대폭 늘리면서 뒤따라올 수 있는 안전과 폐기물 문제에 대한 방안도 담겼다.

파손된 풍력발전기
지난 2월 2일 오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단지에서 풍력발전기가 파손돼 쓰러져 있다. [독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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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후 풍력발전기에서 사고가 반복되면서 우려가 나왔는데, 20년 이상 된 육상 풍력 발전 단지를 대상으로 안전성 평가 제도 도입을 검토하는 등 육·해상 풍력 전(全) 주기 관리를 강화한다.
풍력발전기 폐부품 폐기물 분류 코드를 신설하는 등 재생에너지 폐기물 대량 발생에 대비한 자원순환 기분도 구축한다.
◇ 원대한 목표 세웠지만…재정 추계도 없어
이번 계획을 두고 목표는 원대한데, 실현 방안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소요 예산 추계도 제시되지 않았는데 기후부 측은 "재생에너지 사업에는 기본적으로 재정이 많이 투입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기후부가 계획을 수립하면서 '재생에너지 보급에 속도를 내야 하는 상황이나 정책 역량 약화로 후퇴·정체했다'고 평가하면서 주된 원인으로 2022년 1조3천억원이던 지원 예산이 2025년 9천억원으로 34% 감소한 점을 들었다는 점에서 재정이 많이 투입되지 않아 추계가 없다는 설명은 궁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 목표를 금액으로 제시한 것과 관련해서는 업계에서 '부담스럽다'는 의견도 나온다. 발전 단가 인하는 '규모의 경제'가 달성되는지에 달렸는데 정부가 초기부터 목표치를 못 박아두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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