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자 "200만명 직간접 실직"…최저임금 인상도 기업에 부담

이란의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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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이란 수도 테헤란의 한 테크기업에서 제품 디자이너로 일하던 바박은 지난 3월 중순 해고 통보를 받았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한 이후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업무 자체가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바박처럼 갑자기 해고되는 노동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가 이란 내 기업, 노동자를 인터뷰하고 현지 언론 보도를 종합한 데 따르면 이란 기업들은 최근 몇 주간 잇따라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
이란 경제는 전쟁 발발 전에도 이미 상당한 타격을 받은 상태였다.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 화폐가치가 폭락하면서 심각한 생활고가 오래 이어져 왔다.
그러던 중 전쟁이 터졌고, 미국과 이스라엘이 주요 원자재를 생산하는 산업 시설과 핵심 인프라에 대한 공격을 단행하면서 경제난은 더 악화했다.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원유 수출이 차단됐고 물품 수입도 차질을 빚고 있다.
이란 정부가 인터넷을 차단하면서 디지털 산업도 무너져 내리고 있다.
이란의 전자상거래 기업 '캄바'는 지난달 회사 문을 닫을 수밖에 없다고 발표했다.
이란에선 원자재 부족 상황이 이어지면서 제조업 가동 중단도 이어지고 있다.
이란 정부 당국자인 골람호세인 모하마디는 타스님 통신을 통해 전쟁으로 1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으며 200만명이 직간접적으로 실직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한 구직 플랫폼은 지난달 25일 하루 만에 이력서 31만8천장이 접수됐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 기록보다 50% 증가한 수치다.
NYT는 민간 경제 악화는 이란 정부의 위기 심화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짚었다.
민간에서 거둬들이는 세수가 줄어들면 정부 운영이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공공지출 감축으로 이어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한 듯 이란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기업들에 해고를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도 했다.
이란 파르스 지역 노조위원장인 바흐람 조누비 타바르는 "기업 중 일부는 실질적인 생산활동은 하지 않고 생산라인을 유지하기 위해 반가동 하거나 간헐적으로만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경제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최저임금을 인상한 정부의 조치가 오히려 기업의 부담을 가중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에 따르면 이란 정부는 지난 3월 최저임금을 60% 인상한다고 발표했는데, 온라인 자동차 판매업체 대표 니마 남다리는 이런 조치가 오히려 경제에 충격을 줬고 "그 결과 해고 물결이 더 거세졌다"고 말했다.
이란 경제학자 아미르 호세인 칼레기는 "전쟁 전에도 이란은 이미 경제 사정이 매우 열악했는데 초대형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eshin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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