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에 HBM4 공급 준비 완료…내년 상반기 초기 양산 유력
GDDR에 LPDDR로 번지는 AI 메모리 경쟁…삼성전자, 역전 발판 마련 사활
(서울=연합뉴스) 김민지 기자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의 엔비디아 납품을 위한 모든 준비를 마쳤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출시 일정이 확정되면 바로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칩 시장의 확대로 HBM뿐 아니라 저전력D램(LPDDR), 그래픽D램(GDDR) 등 다양한 차세대 메모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양사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반도체 원조' 삼성전자의 HBM4 실물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있다. 2025.10.22 hwayoung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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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SK는 '준비완료'…내년 상반기 HBM4 시장 열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HBM4에 대한 자체 성능 테스트(PRA)를 완료하고 모든 양산 준비를 마쳤다. PRA는 제품 출하 직전 단계로, 이를 완료했다는 것은 수율과 성능을 충족했음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는 앞서 올해 9월 HBM4 개발을 끝내고 양산 체제를 구축했다.
양사 모두 HBM4 출하 준비를 완료하면서 엔비디아의 승인과 주문만을 기다리는 상황이다.
HBM4는 내년 출시되는 엔비디아의 신제품 그래픽처리장치(GPU) '루빈'에 탑재된다. 루빈에는 HBM4 8개가 탑재될 계획이며, 2027년 출시 예정인 '루빈 울트라'에는 12개가 들어간다.
관건은 루빈 GPU의 출시 일정이다. 당초 내년 2분기 중 출시될 계획이었던 루빈은 설계와 성능 검증 등으로 일정이 다소 지연돼 내년 하반기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통상 메모리가 GPU보다 한 개 분기 정도 먼저 양산되는 점을 감안하면 HBM4는 내년 2분기 중 초기 양산에 돌입할 전망이다.

이것이 바로 HBM4 실물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SK하이닉스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 실물과 모형이 전시돼있다. 2025.10.22 hwayoung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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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완승이었다. 국내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가 60.8%, 삼성전자가 17.2%, 마이크론이 22.0%를 기록한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내년 HBM4에서 그간 겪어온 부진을 만회하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HBM3E 물량 확대와 HBM4 공급 등을 기반으로 내년 전체 HBM 시장에서 30%를 상회하는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 GDDR·LPDDR로 번지는 경쟁…기술개발·캐파 확대에 사활
HBM 중심으로 전개되던 차세대 AI 메모리 시장은 내년에는 GDDR과 LPDDR 등으로 다양화될 전망이다. 두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약진이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엔비디아가 내년 하반기 출시할 계획인 추론 특화 GPU '루빈 CPX'에 탑재되는 GDDR7을 공급할 예정이다. 루빈 CPX는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에 탈부착이 가능한 형태로, 비용면에서 효율성이 높다.

젠슨 황이 사인한 삼성 GDDR7
(새너제이[미 캘리포니아주]=연합뉴스) 김태종 특파원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 GTC 2025 넷째 날인 20일(현지시간) 삼성전자 부스를 찾아 사인한 그래픽 메모리 GDDR7. 2025.3.21 taejong7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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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GDDR 시장에서 약 70%의 점유율을 차지하며 선두를 이어가고 있다. 루빈 CPX 출시와 함께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을지 기대된다.
'베라 루빈' AI 가속기에는 LPDDR5X을 탑재한 '소캠(SOCAMM)'도 들어간다.
소캠은 차세대 중앙처리장치(CPU)인 '베라'의 성능 개선을 위한 신개념 D램이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과 내년 소캠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 LPDDR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은 물량을 가져갈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내년 CES에서 차세대 제품인 'LPDDR6'을 공개한다. 고성능·저전력 특성을 모두 갖춰 모바일, 온디바이스 AI 등 다양한 응용처에 활용될 전망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저전력·비용 효율성 등에 대한 니즈가 확대되며 내년 AI 메모리 시장 경쟁은 HBM뿐 아니라 GDDR, LPDDR 등 다양한 제품군에서 치열해질 전망"이라며 "엔비디아의 신제품 출시 일정에 따라 주요 메모리 업체들의 실적 확대도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jak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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