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인하 불확실성도 '악재'
AI 관련 종목 매도세…소프트뱅크 6.57%↓
TSMC 2.05%↓…SK하이닉스·삼성전자도 하락

14일 일본 닛케이 지수 전광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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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14일(이하 현지시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에서는 전날 밤 미국 시장에서 벌어진 매도세가 번지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전장보다 3.81% 하락한 4,011.57에 거래를 마감했다. 오후장 들어 낙폭이 더 커졌다.
일본의 대표 주가 지수인 닛케이 225 평균주가도 1.77% 떨어진 50,376.53에 장을 마쳤고, 대만 자취안지수(TAIEX)도 27,397.50으로 1.81% 빠진 채 마감했다.
중국에선 CSI 300 지수가 1.57% 하락했고, 홍콩 항셍지수는 1.85% 떨어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같은 하락이 기업들의 가치가 고평가됐다는 우려가 고조된 데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다음 달 기준금리를 인하할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진 탓이라고 풀이했다.
전날 미 증시에서 그랬듯 아시아 시장에서도 인공지능(AI)과 연관된 종목에서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6.57%, SK하이닉스는 8.50%, 삼성전자는 5.45% 각각 떨어지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 TSMC 주가도 2.05% 떨어진 채 장을 마쳤다.
BNP 파리바의 아시아태평양 증권·파생상품 전략 책임자 제이슨 루이는 "투자자들이 AI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와 관련해 더 선별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3.81% 하락한 코스피 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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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인 13일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2.3% 하락해 마감했고, 벤치마크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도 1.7% 빠졌다.
'거품' 논란이 제기되는 AI·반도체 관련 기업들이 하락을 이끌었다.
미 증시는 이번 주 초 최장기 기록을 이어가던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사태가 끝날 거란 소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미 고용 시장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다음 고용 보고서가 어디로 갈지에 대한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고 뉴욕멜론은행의 수석 전략가 위 쿤 정은 분석했다.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공매도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연일 'AI 거품론'을 제기하며 실제 AI 기업 주가의 폭락에 크게 베팅하고 있다.
그는 12일 밤 엑스(X)에 자신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사이언 자산운용'을 폐쇄하겠다고 밝혔다. 버리는 또 지난달 말 투자자들에게 쓴 서한에서 "내가 추정한 유가증권의 가치는 현재도, 그리고 과거에도 한동안 시장 현실과 일치하지 않았다"고 했다.
12월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수전 콜린스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12일 "당분간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는 게 적절할 것 같다"며 매파(통화 긴축 선호)적 입장을 명확히 했다.
13일 미 국채 시장에서는 금리에 민감한 2년물 금리가 전날보다 0.02%포인트(p) 상승한 3.59%에 장을 마쳤다. 국채 금리 상승은 채권 가격 하락을 뜻한다.
한편 포인트72 자산운용의 이코노미스트 소피아 드로소스는 한국과 중국 등 AI 붐과 연계된 아시아 국가의 통화가 내년에 미 달러화 약세에 따른 수혜를 가장 많이 볼 것으로 전망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 보도했다.
드로소스는 내년에도 달러 약세가 이어지지만 올해 들어 하락 폭인 7.1%보다는 완만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면서 이런 달러 약세의 수혜자로 통화 가치 상승이 AI 관련 주식의 랠리를 따라가지 못한 아시아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드로소스는 "AI 테마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중국과 한국을 바라볼 것"이라며 "한국 주식이 올해 정말로 (다른 시장을) 능가했지만 통화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약하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 원화가 4년째 가치가 하락한 뒤 올해 들어 1% 올랐다며 내년에는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점쳤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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