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 13조원 근접…영업이익은 3개 분기 연속 2천억원대
월가서 "영업이익, 시장 전망치 하회" 분석…대만사업 투자로 에비타 손실 확대 전망

쿠팡
[연합뉴스TV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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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올해 3분기 쿠팡이 최대 매출 기록을 한 개 분기 만에 갈아치운 것은 전반적인 불황에도 로켓배송 등 기존 고객의 지출 증가와 더불어 신성장 사업인 대만 사업과 쿠팡이츠의 성장에 힘입은 것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올해 3개 분기 연속 2천억원대에 머문 데다 영업이익률이 1%대에 그쳐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쿠팡 모기업인 쿠팡Inc는 올해 3분기 매출이 12조8천455억원(92억6천700만달러·분기 평균 환율 1386.16원 기준)으로 20% 늘며 분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달러 기준 매출은 18% 증가했다.
이는 지난 2분기보다 1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전 사업 부문의 성장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프로덕트 커머스(로켓배송·로켓프레시·마켓플레이스·로켓그로스) 매출은 18% 늘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고, 대만·파페치·쿠팡이츠 등 성장사업 부문 매출은 31% 급증했다.
거랍 아난드 쿠팡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프로덕트 커머스 매출 증가에 대해 "로켓그로스와 로켓배송, 마켓플레이스 사업 전반에서 고객 지출이 많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해 한국의 주요 연휴 기간이 예년과 달라진 것도 일정 부분 유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했다. 추석 연휴 2주 전인 성수기가 3분기에 포함되면서 매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미다.
그는 "대만에서의 급격한 성장과 쿠팡이츠의 견실한 성장세도 매출 증가를 견인했다"고 꼽았다.
쿠팡은 특히 대만 사업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대만에서의 고객 유입 수준은 한국 리테일 사업 구축 당시 나타난 양상과 유사하며, 대만 시장의 장기적인 잠재력에 대한 확신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만 로켓배송 상품군 확대와 자체 라스트마일(Last mile·소비자에 상품을 배송하는 마지막 단계) 물류망 구축에 대해서도 "진전이 있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이런 외형 성장에도 쿠팡의 영업이익 규모나 수익성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쿠팡Inc의 3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5% 늘어난 2천245억원(1억6천2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이는 달러 기준으로는 49%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영업이익을 분기별로 보면 지난 1분기(2천237억원)와 비슷하고 2분기(2천93억원)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다.
월가 일각에서는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쿠팡의 실적 발표 이후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1억6천200만달러)은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예상치인 2억1천10억달러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며 "쿠팡이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과 치열한 경쟁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내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시장 내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2위인 네이버가 '네이버 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한 데 이어 컬리와 파트너십을 맺어 온라인 쇼핑을 강화하면서 1위 쿠팡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C커머스(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신세계그룹 G마켓(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가 합작법인(그랜드오푸스홀딩)을 세우고 자회사로 지마켓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를 편입시키며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실적 발표 이후 쿠팡 주가는 보합세를 보이며 한때 장외 시장에서 0.031% 하락한 32.12달러에서 거래됐다.
쿠팡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전 분기와 같은 1.7%로, 여전히 1%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이는 작년 동기(1.38%)보다 높지만 지난 1분기(1.9%)보다 낮아진 것이다.
당기순이익률은 더 낮다. 3분기 당기순이익률은 1%이고, 1∼3분기 평균은 0.93%에 불과하다.
성장사업 부문의 조정 에비타(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손실은 4천47억원(2억9천200만달러)으로 134.6% 증가했다.
성장사업 부문의 분기 손실은 지난 1분기 2천440억원, 2분기 3천301억원, 3분기 4천억원대 등으로 증가세를 보인다. 1∼3분기 손실은 누적 9천788억원에 이른다.
이는 투자 규모 확대에 따른 것이다.
아난드 CFO는 "대만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는 성장 모멘텀 지원을 위해 필요한 투자 수준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쿠팡은 대만에 대한 물류망과 상품 소싱 투자 등이 본격화하며 수익성이 계속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하면서 구축한 직고용 배송인력 체계인 '쿠팡친구'와 물류망 건설을 대만에도 본격 도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쿠팡은 올 한해 성장사업 부문 조정 에비타 손실 추정치를 9억∼9억5천만달러(약 1조3천억원)로 조정했다.
이 밖에 김해 스마트물류센터(1천930억원), 충북 제천첨단물류센터(최대 1천억원) 등 국내 물류 투자를 지속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수익성과 별개로 한국에서 쿠팡을 둘러싼 사회적 논란이 끊이지 않아 앞으로 기업 이미지나 영업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퇴직금 미지급 사건과 관련한 수사 외압 의혹과 택배 기사 노동 문제, 입점 수수료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 달 국정감사에선 박대준 대표 등 쿠팡 경영진이 5개 상임위원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수사 외압 의혹은 상설특검 수사를 받게 됐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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