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생활권에 곰 수시 출몰…전국서 6개월간 포획된 곰 6천63마리
(도쿄=연합뉴스) 경수현 특파원 = 일본 정부가 마을로 내려오는 곰의 습격으로 인명피해가 잇따르는 혼슈 북부 아키타현에 5일부터 자위대원을 투입해 지원하기로 했다.
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육상자위대는 이날 오후 아키타현 북부 가즈노시와 협정을 맺고 지원 활동을 개시할 예정이다.
이는 지난달 28일 스즈키 겐타 아키타현 지사가 마을로 내려오는 곰을 지자체 행정력만으로 대응하기에는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며 방위성에 자위대 파견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마을 습격 곰에 日 피해 급증
(교도=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달 20일 일본 이와테현 모리오카시 하라케이기념관 부지에서 발견된 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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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방위성은 아키타현 아키타시에 있는 육상자위대 아키타주둔지의 대원을 곰 퇴치 활동 지원에 투입하기로 했다.
자위대원들은 대형 덫 설치, 포획된 곰의 운반 등 작업에 투입된다.
자위대는 아키타현과 조율을 거쳐 가즈노시를 시작으로 준비 상황에 맞춰 투입 지역도 확대할 예정이다.
자위대원이 지진 같은 재해 대응을 지원하는 일은 종종 있지만 곰 피해 때문에 투입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방위상은 "자위대의 본래 임무는 국방이지만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관점에서 사태의 특이성도 감안해 필요한 대처를 해나갈 것"이라며 "지원할 지역의 준비가 갖춰지는 대로 차례차례 투입할 것"이라고 전날 말했다.
사태의 특이성은 무엇보다 주민 생활권에 출몰하는 곰으로 인해 많은 인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날 새벽에도 아키타시 시내에서 새벽에 신문 배달 중이던 남성이 곰의 공격을 받아 오른손과 눈 부근을 다쳤다.
2025년도(2025년 4월∼2026년 3월) 들어 아키타현에서는 곰 때문에 60명이 다쳤고 4명은 숨졌다.
올해 일본에서는 아키타현뿐만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마을을 습격하는 곰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장기간에 걸쳐 곰의 개체수가 늘어난 가운데 곰의 먹이가 되는 도토리 등 숲의 나무 열매가 올해 흉년을 맞았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지난 4∼9월 지자체나 경찰 등이 보고한 곰의 출몰 건수는 2만792건으로, 작년 동기보다 31.3%나 늘었다.
집계가 개시된 2009년 이후 최다다.
같은 기간 포획된 곰도 6천63마리로 역대 최다였다.
이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곰 피해 대책을 논의하는 회의를 처음으로 각료 회의로 격상해 지난달 30일 열기도 했다.
ev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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