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함안 말이산 8호분 출토 유물 재현품 실험

1994년 말 갑옷 수습 현장 모습
2022년 발간된 '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 보고서에 실린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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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아라가야 지배층의 무덤이 모인 것으로 추정되는 경남 함안 말이산 고분군의 무덤 중 '8호분'은 규모가 매우 큰 편이다.
1994년 발굴 조사 결과, 말 갑옷을 비롯해 말 얼굴 가리개인 마주(馬胄), 사람 갑옷과 투구, 둥근 고리가 달린 긴 칼 등 다양한 유물이 나왔다.
오랜 세월 잠들어 있던 말 갑옷은 고대 가야에서 말을 타고 싸우던 무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가야의 말 갑옷은 화살을 막아낼 수 있을까.
그 궁금증을 풀어줄 수 있는 실험 과정이 공개된다.

보존처리 전 모습
2022년 발간된 '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 보고서에 실린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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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함안 말이산 8호분에서 출토된 말 갑옷 재현품에 쇠 화살을 타격하는 실험 영상을 온라인으로 공개한다고 5일 밝혔다.
연구소는 쇠 화살을 말 갑옷 재현품에 쏘는 방식으로 방어 성능을 확인했다.
말의 옆구리와 배 부분 등 주로 몸통을 가리는 신갑, 목과 가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경·흉갑에 각각 화살을 쏜 뒤, 갑옷이 뚫리는지 살폈다.
그 결과, 탄소 함량이 0.2% 대로 낮은 편인 신갑은 쉽게 관통됐으나, 0.8%의 함량으로 제작된 경·흉갑은 관통되지 않고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이산 8호분 출토 신갑 일부
2022년 발간된 '함안 말이산 8호분 말 갑옷' 보고서에 실린 사진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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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갑의 경우, 화살이 관통하기는 했으나 철판이 겹친 부분에서는 말의 몸체까지 손상이 이어지지 않았다.
여러 장의 작은 철판을 가죽 줄로 이어 붙여 만드는 찰갑(札甲)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연구소는 가야의 갑옷이 실전에서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봤다.
실제로 가죽 부분이 끊어지더라도 갑옷 전체가 쉽게 파손되지 않으며, 추후 수리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국립가야역사문화센터에 전시된 말 갑옷 재현품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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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소 관계자는 "가야 갑옷은 단순한 철판 보호구가 아니라, 겹겹의 방어층을 형성해 실전에서 충분한 방어 기능을 발휘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며 이번 실험이 "가야의 철기 제작 기술과 병기 운용 방식을 과학적으로 규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유튜브(www.youtube.com/@nrichstory)에서 볼 수 있다.
연구소는 추후 말 갑옷 재현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도 공개할 예정이다.

유튜브 영상 주요 장면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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