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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AI] ① 로봇의 시대, 피지컬 AI가 여는 미래 산업 혁명
입력 2025.11.05 12:20수정 2025.11.05 12:20조회수 0댓글0

엔비디아·삼성·현대차, 자율형 로봇 시장 선점 경쟁
디지털 트윈·자율주행·스마트팩토리로 산업 지형 재편


GROOT N1

[엔비디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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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엔비디아가 한국에 26만장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한국이 로봇과 자율주행 등 '피지컬 AI(Physical AI)' 분야에서 세계 3대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도 AI 3대 강국 달성과 피지컬 AI 선도국 지위를 목표로 내년도 예산안에 10조원이 넘는 투자를 편성하며 기반 다지기에 나섰다.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방한 일정에서 "AI 기술은 이제 소프트웨어 수준을 넘어 물리적 세계와 직접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 모먼트'를 맞이하고 있다"며 "로봇 산업은 곧 '챗GPT 모먼트'를 맞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피지컬 AI의 도입은 과연 우리의 일상을 어떻게 바꿀까.

이미 공상과학(SF) 영화에서 봤던 스스로 움직이고 학습하는 AI가 현실 속으로 성큼 들어오고 있다.

피지컬 AI 기술은 현재 어느 정도 수준에 와 있으며 앞으로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지 현황과 전망을 살펴본다.

◇ 엔비디아, 플랫폼 기준 '피지컬 AI' 선두 질주

엔비디아는 피지컬 AI에 대해 현실 세계를 지각하고 이를 기반으로 판단한 뒤 움직이고 조작하는 능력을 갖춘 AI로 정의하고 있다.

즉, 피지컬 AI는 로봇, 자율주행차, 공장 자동화 기기 등 물리적 장치들이 사람 지시 없이도 작업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기존 제조업에서의 디지털 전환(DX) 개념은 프로세스 자동화로 효율이 증대됐지만, 여전히 사람이 룰을 짜고 예외를 처리한다는 한계가 있었다.

AX의 목표는 업무의 전체 과정을 AI가 자율적으로 완결하는 것으로, 물리적 조작과 이동이 이뤄지기 위해선 피지컬 AI가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

플랫폼 기준으로 엔비디아는 단연 피지컬 AI 선두 그룹으로 손꼽힌다.

젠슨 황 CEO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특별세션에서 "공장 전체가 로봇으로 구동되고 로봇이 인간과 함께 구동하는 것, 로봇이 로봇을 조작하고 물건을 생산하는 게 AI의 미래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로봇의 두뇌 역할을 하는 AI 모델부터 현장에서 로봇이 움직일 연료를 제공하는 로봇용 컴퓨팅 보드까지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엔비디아의 옴니버스 플랫폼 아이작 심은 AI 기반 로봇 설루션을 시뮬레이션하고 테스트할 수 있는 풀 스택 역량을 제공한다.

엔비디아의 개방형 휴머노이드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 아이작 그루트 N1은 인간의 반사 신경이나 직관을 반영한 시스템 1과 신중하고 체계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시스템 2 등 시스템 아키텍처를 적용하고 있다.

이 밖에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을 위한 시스템 온 칩(SoC) 기반 플랫폼 젯슨 Thor 시리즈 모듈 등이 출시됐다.

엔비디아 피지컬 AI 데이터셋

[엔비디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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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엔비디아가 선두를 달리는 분야는 플랫폼으로 로봇 알고리즘과 완제품 로봇의 경우 각각 구글 딥마인드, 테슬라 옵티머스 등과 분업적 경쟁 구도를 보이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RT-2, RT-X 등 VLA(영상 언어 액션모델) 모델은 로봇 알고리즘 분야에서 엔비디아와 경쟁하고 있고, 테슬라 옵티머스, 현대차그룹 보스턴다이내믹스, 아마존 로보틱스는 완제품 로봇 양산에서 세계 최정상급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 삼성·현대차, 한국 피지컬 AI 주도…독일·일본 정책 주목해야

한국의 피지컬 AI 산업을 선도하는 기업은 삼성전자[005930]와 현대차[005380]그룹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후 휴머노이드 로봇(ATLAS)을 공개한 바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향후 아틀라스를 현대차그룹 완성차 공장에 시범 투입하고,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는 첨단 로봇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레인보우로보틱스[277810]의 최대 주주에 등극하고 미래로봇추진단을 신설하는 등 AI와 SW에 로봇기술을 결합한 지능형 휴머노이드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보스턴다이내믹스 아틀라스

[보스턴다이내믹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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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테슬라, 피규어AI 등을 보유한 자타공인 로보틱스 대국이다.

테슬라 옵티머스는 현재 가장 잘 알려진 휴머노이드 로봇으로 올해부터 시범 생산에 들어간 뒤 내년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에서 테슬라의 경쟁자로 평가받는 피규어AI는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테슬라 출신 엔지니어가 설립한 로봇 스타트업으로 휴머노이드 피규어02를 개발했다.

일본은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스위스 대기업 ABB의 로봇 사업을 인수하기로 하면서 로보틱스 대전에 참전했다.

대만 폭스콘은 엔비디아와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고, 이달 자체 개발 휴머노이드 로봇 2종을 선보일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스마트팩토리의 시작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20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 제2전시장에서 열린 'K-PRINT 2025'에서 참가 업체가 팔레타이징 자동화 과정을 시연하고 있다. 디지털 프린팅, 패키징, 라벨, 텍스타일, 광고·사인 등 인쇄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인쇄 전문 전시회인 k-프린트는 오는 23일까지 열린다. 2025.8.20 kimb0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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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각국 기업에서 피지컬 AI 시대를 겨냥한 로봇과 AI 사업을 확장하는 가운데 국가 차원에서 이를 지원하는 곳은 독일과 일본이 대표적이다.

독일 인더스트리 4.0은 생산 기계·공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고 데이터를 교환해 최적화하는 것으로, 독일 민간 중심으로 2011년 수립된 국가 산업발전 전략이다.

인더스트리 4.0은 OPC UA(산업 자동화를 위한 통신 프로토콜)을 적용해 로봇 연결 장벽을 낮추고, 설계∼생산∼검사∼물류 데이터 표준화로 학습용 데이터셋의 품질을 높이면서 로봇과 AI 산업 발전의 토대를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5년 1월 로봇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로봇 신전략을 수립한 일본은 정책 초기에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제조 고도화를 목표했다.

이후 2016년 AI 국가 프로젝트 범부처 콘트롤타워 인공지능전략회의를 발족하고 2019년 로봇을 활용한 사회변화 추진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디지털전환(DX), AI 전환(AX) 중심으로 확대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의 일본 스마트제조혁신 정책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정부의 정책 목표에 힘입어 스마트 제조시장에서 2019∼2024년 연평균 10.2% 성장률을 기록했다.

◇ AI 시뮬레이션으로 디지털 트윈 도입…공정 효율 극대화

피지컬 AI의 도입으로 업종별 산업 현장은 어떻게 재편될까.

먼저 업종을 막론하고 AI 시뮬레이션을 통한 디지털 트윈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디지털 트윈은 현실 세계의 사물·시스템·공정을 디지털 공간에 동일하게 구현해 실시간으로 모니터링·예측·최적화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 복제 기술이다.

라인, 설비, 로봇 등을 공장 규모의 디지털 트윈에서 먼저 맞춰보고 현장에 이를 배포하는 것이다.

LG 전자 엔비디아 AI 플랫폼 활용한 디지털 트윈

[LG 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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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조업에서는 설계, 제조, 검사 등을 하나의 공장 트윈으로 묶고 로봇, 고정 노선 운송 로봇(AGV), 설비에 대한 통합 시뮬레이션을 돌릴 수 있다.

경로나 공정 시간을 가상에서 최적화한 뒤 AI를 통해 신제품, 혼류 생산(하나의 생산 라인에서 두 종류 이상 제품을 생산)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다.

AI 시뮬레이션으로 신규 설비 시험 기간을 30∼50% 단축할 수 있고, 설비 간 병목을 제거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엔비디아 WFM 플랫폼으로 디지털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을 적용해 제조 공정을 최적화할 방침이다.

믈류업에서는 AI 시뮬레이션으로 창고 지도를 디지털 트윈으로 재현한 뒤 자율주행 운송 로봇(AMR), 파킹 스테이션을 최적화할 수 있다.

AI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요 패턴, 피크타임, 충돌회피 등을 가상에서 테스트할 수 있다.

LG전자[066570]는 스마트 팩토리 설루션으로 박스 단위 포장 공정을 자동화하고, 디지털 트윈 기술을 접목해 물류의 흐름을 사전 시뮬레이션할 수 있도록 했다.

헬스케어 업계에서는 AI 시뮬레이션으로 수술 시나리오를 영상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을 디지털 트윈에서 리허설하고 로봇 보조 동작을 사전 검증할 수 있다.

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우주·항공 산업에서도 AI 시뮬레이션이 도입되면 위성정보 빅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항공기·위성 설계안을 도출할 수 있다.

◇ 피지컬 AI 기술 혁신에 일자리 감소 우려도

피지컬 AI의 기술 혁신에 대한 낙관론이 부각되는 한편 피지컬 AI가 일자리를 감축하는 암적인 존재라는 시각도 적지 않다.

한국은행은 챗GPT가 출시된 2022년 7월∼2025년 7월 청년층 일자리가 21만1천개 감소했는데, 그중 20만8천개가 AI 노출도가 큰 업종에서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AI로 대체하기 쉬운 정형화된 업무가 챗GPT에 대체됐다는 분석인데, 피지컬AI가 도입된다면 일반 산업 현장에서 반복, 정형, 조작 업무가 대체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될 수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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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유럽연합(EU)은 AI 기술을 안전하고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세계 최초로 AI 규제 법안을 제정, 위험 수준에 따라 AI 시스템에 대한 규제 수준을 달리했다.

미국도 AI 권리장전을 발표하며 AI 기술의 잠재적 위험으로부터 시민권을 보호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우리나라는 내년 1월 AI 기본법 시행을 앞두고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있는데 EU의 인공지능법과 마찬가지로 사업자가 학습 데이터 출처를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buil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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