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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투자 여파에…외환보유액 10위권 밖 밀려나나
입력 2025.11.05 12:18수정 2025.11.05 12:18조회수 0댓글0

11위 싱가포르와 290억달러 차이로 9위…'연 200억달러 투자' 부담
2000년 말 5위서 순위 하락세…환율 영향 등도 주목


한국은행 전경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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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대규모 대미 현금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지난 9월 말 기준 4천220억달러로, 세계 9위 수준이었다. 올해 3월 말 10위로 밀렸다가 이번에 다시 9위로 올라섰다.

외환보유액은 2021년 말 4천631억달러, 2022년 말 4천232억달러, 2023년 말 4천202억달러, 2024년 말 4천156억달러 등으로 감소세를 이어왔다.

올해 2∼5월에는 4천100억달러를 밑돌기도 했다. 5월 말의 4천46억달러는 지난 2020년 4월 말(4천40억달러) 이후 5년 1개월 만에 최소 수준이었다.

주요국 외환보유액 추이를 보면 10위권 사수가 여유롭지 못한 상황으로 보인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말 4천156억달러에서 올해 9월 말 4천220억달러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다. 10위권 국가 중 홍콩(-0.6%)을 빼면 가장 낮은 증가율이었다.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미국 관세 인상 등의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치솟으면서 환율 방어에 외환보유액을 쓴 결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세계 1위 중국은 3조2천24억달러에서 3조3천387억달러로 4.3% 늘었다.

이어 일본은 9.0%, 스위스는 16.0%, 인도는 10.1%, 러시아는 17.1%, 대만은 4.5%, 사우디아라비아는 3.2%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특히 올해 초만 해도 10위였던 독일은 35.2%로 가장 높은 외환보유액 증가율을 기록했다. 순위도 8위로 두 계단 높아졌다. 금 보유액을 시가로 평가하는 여러 나라 중에서 독일이 금 보유 비중이 유독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9월 말 기준 11위는 싱가포르(3천931억달러)로, 10위 홍콩(4천191억달러)에 바짝 붙어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외환보유액 차이는 약 290억달러에 불과하다.

문제는 주요국 외환보유액이 점차 증가하는 가운데 대미 투자 부담으로 우리나라 외환 보유 증가세는 둔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는 3천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 중 2천억달러를 현금 투자로 하되, 연간 투자 상한을 200억달러로 하기로 미국 정부와 합의했다.

연간 200억달러는 보유 외화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통해 주로 조달할 계획이다.

외환보유액 중 유가증권과 예치금에서 매년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 등 운용 수익이 원금에 더해 쌓이지 않고 미국으로 빠져나간다는 의미다.

세계 순위 10위권에서 이탈할 경우 외환위기 수습 이후 처음이 된다.

한은이 국가별 자료를 제공하기 시작한 2000년 말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962억달러로, 일본, 중국, 대만, 홍콩에 이어 세계 5위 수준이었다.

다만, 외환보유액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더라도 환율 상승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달러 운용 수익이 그대로 미국에 투자되면 원화 가치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미 투자 수익이 다시 국내로 돌아오는 선순환도 일부 기대해볼 수 있다는 게 한은 안팎의 시각으로 전해졌다.

hanj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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