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총장, 정치압력·언론관심 배제한 독립적 심사 장담
올해 338명 입후보…가자·우크라전 고통 지속에 시선집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종전 노력을 촉구하는 이스라엘인들.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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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노르웨이 노벨위원회가 노벨평화상에 눈독을 들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크리스티안 베르그 라르프비켄 노벨위 사무총장은 12일(현지시간) AFP 통신 인터뷰에서 "물론 우리도 특정 후보에 언론 관심이 많은 걸 안다"고 말했다.
베르그 라르프비켄 총장은 "위원회가 진행되는 논의에서 그런 것에 휘둘릴 일은 정말 전혀 없다"며 "위원회는 개별 후보를 각자 자질에 따라 검토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집권 2기를 시작한 이후 평화 중재자를 자처했는데 미국 안팎의 언론은 이를 노벨평화상 욕심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009년 영예를 안은 것을 언급하며 자신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7월 노르웨이 재무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관세를 논의하자며 노벨평화상 욕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노벨평화상 후보를 심사하고 선정해 발표하는 노르웨이 노벨위는 과거 정치적 압력에 노출된 적이 있었다.
노벨위는 노르웨이 정부의 조심스러운 경고를 무시하고 2010년 평화상을 중국 반체제인사 류샤오보(劉曉波)에게 수여했다.
이에 중국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하는 등 통상제재를 가했고 양국은 수년 동안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베르그 라르프비켄 총장은 "노벨위는 완전히 독립적으로 활동하고 후보를 심사할 때 그런 것(외부 압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피스메이커 이미지를 가꾸려고 노력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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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들어 자신이 6개 전쟁을 끝냈다고 주장한다.
이는 인도·파키스탄, 이란·이스라엘, 민주콩고·르완다, 태국·캄보디아,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이집트·에티오피아의 휴전 합의를 말하는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재를 시도하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우크라이나·러시아의 전쟁은 개입 뒤 더 격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자격을 두고는 논란이 많다.
외형적으로는 분쟁 해소에 적극적 시도를 하는 게 사실이지만 개입의 영향이 얼마나 긍정적이고 기여도가 얼마나 높은지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게다가 종전 협상을 제외하면 극단적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해외원조, 난민보호, 법치나 민주주의 확산 등을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3일 미국 CBS뉴스 인터뷰에서 노벨평화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거기에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은 전쟁을 끝내는 것이고 나는 관심을 추구하지 않고 단지 생명을 살리기를 원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범죄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체포영장이 발부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등의 추천을 받아 올해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후보는 세계 각국 의원, 장관, 과거 수상자, 일부 대학교수 등이 추천할 수 있는데 올해 접수된 인물이나 기관은 338명(곳)이다.
베르그 라르프비켄 총장은 "수상자가 되는 게 위대한 성취"라며 "후보로 추천된다고 해서 반드시 위대한 성취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올해 노벨평화상 수상자는 다음달 10일 발표된다.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두 곳에서 파멸적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만큼 올해도 글로벌 미디어의 시선은 평화상 수상자가 누구일지에 가장 많이 쏠리는 게 사실이다.

jang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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