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군·드루즈족 휴전 발표했지만 여전히 살얼음판
미국 "상황 끝내라"…이스라엘, 시리아발 안보위협 경계

시리아 남부 스웨디아의 정부군들
[로이터=연합뉴스.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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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내부 유혈 충돌이 발생한 시리아가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과 미국의 긴장 완화 압박에 남부 분쟁지에서 정부군을 철수시켰다.
AFP통신에 따르면 시리아 국방부는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리아군이 무법 집단의 소탕이 종료된 후 합의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스웨이다에서 철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드루즈족 최대 거주 지역인 남부 스웨이다에선 드루즈족 민병대와 베두인 부족이 수십년간 갈등을 겪어왔으며 지난 13일에는 양측간 무력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시리아 정부가 파견한 정부군도 드루즈족 민병대와 충돌하면서 인명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났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즉결 처형된 드루즈족 민간인 27명을 포함해 이번 충돌로 정부군, 현지 전투원 등 총 3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시리아 정부는 지난 15일 "모든 군사 작전을 완전하고 즉각적으로 중단하겠다"며 휴전을 선언하기도 했으나 정부군과 드루즈족 간 충돌은 계속됐다.
시리아 정부군이 스웨이다 철수를 시작됐으나 이 지역 유혈 사태가 일단락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이날 발표된 시리아 국방부 성명에 휴전을 감독하겠다며 배치된 정부 보안군 철수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시리아 정부 관리들과 드루즈족 지도자들은 이날 새로운 휴전 합의를 발표했지만 기존 합의처럼 깨져 충돌이 재발할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일단 시리아 정부군의 스웨이다 철수는 이스라엘과 미국의 압박, 국제사회의 우려가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리아와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은 15일부터 드루즈족을 보호해야 한다며 스웨이다 공습을 시작했고 이날에는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국방부 건물 등을 직접 타격했다.
이스라엘 국민 중에는 유대인 정권에 친화적이고 애국심도 지닌 드루즈족이 있는데 이들은 시리아 내 드루즈족과 민족적 정체성을 공유한다.
시리아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다마스쿠스 공습으로 최소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다쳤다고 시리아 보건부는 밝혔다.
이스라엘의 시리아 공격은 드루즈족 보호를 명분으로 삼고 있지만 실질적 목적도 있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국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간주해온 시리아 정부군을 국경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고 한다는 분석이 힘을 얻는다.
실제로 이스라엘은 지난해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이 이끄는 시리아의 친이란 정권이 반군에 무너지자 그런 숙원을 이뤄가는 데 속도를 냈다.
당시 이스라엘은 시리아의 권력공백 혼란을 이용해 국제법을 위반하면서 골란고원 내 비무장지대를 장악하고 시리아 내 친이란 군사 목표물에 수백건의 공습을 감행했다.
이번 충돌을 둘러싸고 네타냐후 총리가 유대교 초정통파의 이탈로 연립정권이 붕괴 위험에 노출되자 무력분쟁을 일으켜 시선을 외부로 돌리려고 한다는 의심도 제기된다.
미국 정부는 시리아 정부, 이스라엘, 드루즈족에 자제를 압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당사국과 상황을 끝내기 위한 조처를 하기로 했다며 "우리는 모든 당사자에게 약속을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요청했다.
현재 시리아를 통치하는 아메드 알샤라 임시 대통령은 내전과 극단주의에 피폐화한 자국을 정상국가로 복원하려고 이란, 러시아와 선을 긋고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다.
미국은 시리아의 과도정부를 이루는 핵심 무장단체인 이슬람 무장조직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을 최근 외국 테러단체(FTO)에서 해제하며 화답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아랍권의 관계정상화 합의인 '아브라함 협정'을 시리아로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스라엘군 공습으로 부서진 시리아 국방부·군 본부 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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