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마을의 진화·긴 투쟁 귀한 삶

1988 서울 올림픽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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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 1988 서울, 극장도시의 탄생 = 박해남 지음.
1988년 9월 17일 전 세계의 시선이 서울에 쏠렸다.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축제 중 하나인 올림픽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세계 160여 개국이 모여 화합과 전진을 다짐한 행사는 화려했고, 또 거창했다.
그러나 그게 다일까. 1988년 서울올림픽은 단순한 체육 행사가 아니라 신군부 세력의 '3S'(스포츠·섹스·스크린) 정책이자 국위선양을 위한 국가적 프로젝트라는 견해도 적지 않다.
사회학자인 저자는 거대한 '공연'이라는 측면에서 서울올림픽을 바라본다.
군사정권은 시민을 '건전하고 근면한 배우'로 훈육하고, 도시를 '그럴싸한 무대장치'로 연출해 전 세계에 선보이려 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나는 서울 올림픽이라는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이 사회의 모든 구성원을 동원해 이들에게 배역을 맡기고 능숙한 연기를 수행하도록 훈련시키는 과정이었다고 본다."
책은 올림픽이 끝난 뒤 모습에도 주목한다. 깨끗하게 정비된 '극장 도시' 서울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 속의 삶은 어떠했는지 날카롭게 지적한다.
사회 계약이 아닌 '공연 계약'이라는 개념으로 1988년 서울 올림픽과 그로 인한 '88년 체제'를 깊숙이 들여다본 시선이 눈길을 끈다.
휴머니스트. 38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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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머니스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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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마을의 진화 = 한광야 지음.
대통령실 소속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며 서울 해방촌과 신당동 도시재생 등을 총괄 기획한 저자가 '도시마을'을 조명했다.
저자는 세계적인 도시의 옛 도심에서 형성된 이후 '마을 정체성'을 갖고 지속해 성장해 온 도시마을 9곳의 발자취를 중점적으로 살펴본다.
미국 뉴욕의 그리니치빌리지, 일본 도쿄의 긴자와 마루노우치, 서울 종로구 명륜동과 혜화동, 바르셀로나의 드레타 데 레이삼플레 등이 소개된다.
책은 다양한 사람들이 오가면서 도시마을이 변하는 과정에 관심을 쏟는다.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주민이 유입 혹은 유출되면서 변화를 겪고, 시대적 가치와 사회적 요구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진화하는 모습을 통해 공동체의 가치도 모색한다.
성균관대학교 출판부. 49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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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대학교 출판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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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 투쟁 귀한 삶 = 양돌규·정경원 지음
동일방직 여성 노동자들의 기나긴 투쟁을 기록한 책이다.
이들은 1972년 5월 처음으로 여성 지부장을 선출하며 당시 한국 노동운동에 큰 울림을 줬고, 사측과 남성 노동자를 중심으로 한 어용 세력에 맞서 저항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976년에는 작업복을 벗고 나체 시위에 나섰고, 1978년 새 여성 노조위원장을 선출할 때는 인분을 뒤집어쓰는 이른바 '똥물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책은 자본가와 남성 중심의 사회에 맞서다 대거 해고되고 '블랙리스트'에 오른 뒤에도 각자의 현장에서 투쟁을 이어간 과정을 찬찬히 짚는다.
한내. 4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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