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소액주문 35% 상한제' 제안했으나 점주들 난색
쿠팡이츠 별도 입장 안 내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에 쏠리는 관심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서울 강남역 사거리에서 배달라이더가 교차로를 지나고 있다. 2025.6.9 superdoo8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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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전재훈 기자 = 이재명 정부 출범으로 공정경제 실현을 위한 배달 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달앱 업체들이 절충안을 제안하거나 눈치 보기를 하는 등 깊은 고민에 빠졌다.
10일 배달업계와 점주단체에 따르면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전날 더불어민주당 '을(乙) 지키는 민생 실천 위원회'(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배달앱 사회적 대화 기구에서 주문 금액이 1만5천원 이하에 한 해 총수수료(중개수수료+결제수수료+배달비)를 전체 주문 금액의 35%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배민 관계자는 "소액 주문 수수료 상한제는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시절 공약과 무관하게 지난 3월부터 점주와 논의하며 공감대를 형성해 의제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점주단체인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는 현재 점주들이 부담하는 총수수료는 30∼40% 수준이라며 수수료를 35%로 제한하는 방안이 시행되더라도 부담을 덜기 어렵다며 난색을 표했다.
현재 1만원짜리 음식 주문을 수행하면 약 4천원을 배달료와 중개 수수료 등으로 지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총수수료 35%로는 점주의 부담을 덜기 어렵다"며 "배민이 공정거래위원회의 갑질 의혹 조사에 따른 과징금을 회피할 목적으로 저런 제안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자영업자를 상대로 한 갑질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의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합의와 유사한 절차인 동의의결을 신청한 상태다. 동의의결은 조사·심의 대상인 사업자가 타당한 시정방안을 제안하면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기자회견 하는 을지로 위원회
(서울=연합뉴스) 이진욱 기자 = 민병덕 위원장 등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의원과 자영업자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20일 서울 송파구 우아한 형제들 본사 앞에서 배달의민족 수수료 인하 및 상생협의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2.20 citybo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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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업계 2위인 쿠팡이츠는 아직 별도의 입장이나 방안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앞서 점주협회는 배민과 쿠팡이츠에 총수수료가 음식 가격의 15%를 넘지 않도록 하되 금액이 1만5천원 이하인 소액 주문에 대한 총수수료율을 25%까지로 제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점주협회가 요구하는 '총수수료 15% 상한제'가 가능해지려면 현행 배달비 부담 체계부터 개편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협회 관계자는 "1만원인 주문을 받았다면 점주가 부담하는 배달비는 매출에 따라 1천900∼3천400원으로 이미 15%가 넘는다"며 "무료 배달을 광고하며 손님을 끌어모은 배달앱 업체나 소비자의 부담을 늘리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배달앱 업계에선 사회적 대화 기구를 통해 더 깊은 논의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한 배달앱 관계자는 "을지로위원회가 주도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에는 배달앱 업체와 점주 단체, 라이더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나 서로 요구 사항이 달라 충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점주 단체는 총수수료 부담을 낮춰달라고 목소리를 내고 있으나 라이더 단체는 총수수료에 포함되는 배달비를 높여달라는 입장을 보인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 업계는 수수료 상한제 법제화가 시장 경제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어 상한제 도입 추진을 우려하고 있다"며 "앞서 수수료 부담 완화를 위해 구성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도 약 4개월 이상 논의를 거친 만큼 이번 역시 논의의 시간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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