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신문 "정부 견해 근거한 기술 요구…다양한 가치관 인정해야"

'연행'이라고 적힌 일본 고교 교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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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박상현 특파원 = 일본 정부의 고교 교과서 검정 과정에서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징용 표현이 '연행'에서 '동원'으로 바뀐 것과 관련해 일본 언론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진보 성향 도쿄신문은 3일 사설에서 "지리, 역사와 공민(公民)에서 정부의 통일된 견해에 기초한 기술로 변경된 사례가 있었다"며 검정 과정에서 이뤄진 영토와 역사 관련 서술 변화를 지적했다. 공민은 일반 사회, 정치·경제 과목 등을 뜻한다.
이 신문은 아베 신조 정권 당시인 2014년에 검정 기준이 개정됐고, 이번에도 정부 견해에 근거한 기술을 요구했던 영향이 곳곳에서 보였다고 꼬집었다.
예컨대 독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와 관련해 일본의 '고유 영토'라고 명기하지 않았다는 검정 의견이 제시돼 기술이 바뀐 공민 교과서들이 있었다고 짚었다.
이어 '일본에 연행됐던 조선인'이라는 기술에서 '연행'이 '동원'으로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앞서 일본 정부는 2021년 각의(국무회의)에서 '연행'이라는 표현을 일제강점기 조선인 노동자 등에 관해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결정한 바 있다.
연행은 일본어 사전에서 '사람을 끌고 데려가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은 '연행' 대신 당시 법률 등에 사용됐던 '징용'이나 '동원'이라는 용어를 권장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인 동원의 강제성을 부정하려는 조치로 보인다.
도쿄신문은 "정부는 자국의 인식에 기초한 역사 교육을 철저히 하려는 것이겠지만, 역사 인식이 국가에 따라 다르다는 것도 배울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국 정부 견해뿐만 아니라 상대 견해도 배워 국제 이해를 심화하는 것이 국제사회에서 살아 나가는 힘이 될 것"이라며 "다양한 가치관을 서로 인정해 깊이 사고하는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일본 정부는 2026년도 고교 교과서 검정 결과를 지난달 25일 공개했다. 이번에도 독도 영유권 주장을 강화하고 일제강점기 가해 역사를 희석하는 움직임이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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