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 대수 133% 증가·공사비 절감…"국내 도입·확산 기대"

엠피시스템 태국 총판업체 대표 아비람 시타칼린
(방콕=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삼표그룹 계열사 에스피앤모빌리티의 로봇 주차 시스템인 '엠피시스템'(MPSystem)의 태국 총판업체 파크플러스의 아비람 시타칼린(Abhiram Sitakalin·40) 대표가 지난 6일(현지시간) 방콕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2025.3.6. [삼표그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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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콕=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로봇 주차 시장은 태국에서만 매년 3억 달러(약 4천373억원)씩 성장하고 있습니다."
삼표그룹 계열사 에스피앤모빌리티의 로봇 주차 시스템인 '엠피시스템'(MPSystem)의 태국 총판업체 파크플러스의 아비람 시타칼린(Abhiram Sitakalin·40) 대표는 지난 6일(현지시간) 방콕에서 기자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파크플러스는 현재 대형 쇼핑몰, 호텔, 아파트를 포함해 태국 내 14개 빌딩에서 주차 사업권을 수주해 엠피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시타칼린 대표는 로봇주차의 장점으로 공간 효율성을 꼽았다.
애초에 사업에 대한 아이디어도 밀집되고 땅값이 비싼 도시 환경에서 얻었다.
그는 "15년 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 석사 과정을 밟다가 서울과 태국의 땅값이 오르는 것을 보고 기계 주차를 활용하자는 생각을 했고, 로봇 주차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고 말했다.
방콕과 서울 모두 시내 중심부일수록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어 건물 내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투자 수요나 수익과 직결된다.
엠피시스템은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로봇이 입차부터 주차, 출차까지 모든 과정을 자동으로 해결하기 때문에 같은 면적이면 사람이 직접 주차하는 자주식이나 기존 기계식보다 훨씬 더 많은 차량을 주차할 수 있다.
사람이 다니기 위한 보행로나 차량이 이동하는 통로 등의 공간이 필요 없고 1:1 병렬 주차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가령 자주식으로 9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엠피시스템을 도입하면 133.3% 증가한 21대를 주차할 수 있다.

엠피시스템 주차와 자주식 주차 대수 비교 그래픽
(방콕=연합뉴스) 자주식으로 9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에 에스피앤모빌리티의 로봇주차 시스템인 엠피시스템을 도입하면 133.3% 증가한 21대를 주차할 수 있다. 사진은 엠피시시스템(왼쪽)과 일반 자주식 주차장의 주차 대수를 비교한 그림. [에스피앤모빌리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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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지하 2층∼지하 7층을 자주식 주차장으로 활용하는 쇼핑몰 짓는다면 지하 7층까지 총 1천950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지만, 이 공간 일부에 엠피시스템을 도입하면 지하2층∼지하 6층까지만 시공해도 주차 대수를 약 2천100대로 늘릴 수 있다.
공사비도 1천220억원가량에서 약 1천55억원으로 13.5% 절감될 것으로 분석됐다.
시타칼린 대표는 "설치비로 보면 로봇 주차가 당연히 더 비싸겠지만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서 주차 공간을 줄인 만큼 가구 수를 늘릴 수 있다는 점을 비교하면 (종합적으로는) 오히려 더 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은 자주식 주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지만 땅값이 점점 비싸지니까 점점 갈수록 자주식에 대한 선택권은 좁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엠피시스템으로 주차 중인 차량
(방콕=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태국 방콕의 한 고급 주거시설 주차장 내부에서 차량이 엠피시스템 주차된 차량들. 2025.3.5.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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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엠피시스템에 대한 해외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1천대 규모의 엠피시스템 시공을 수주했다.
이외에 멕시코, 중국, 스페인, 캄보디아, 이집트 등을 포함해 총 12개 국가에 1만183대 규모의 엠피시스템을 입점시켰다.
특히 최근에는 여러 가지 규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국에서도 본격적인 시장 확장에 나서고 있다.
오는 9월에는 현대건설이 서울 동대문구에 준공하는 오피스텔을 통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엠피시스템을 선보인다.
에스피앤모빌리티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공공주택을 비롯한 백화점, 쇼핑몰, 호텔, 오피스 등 다양한 형태의 건축물에 접목돼 한차원 더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면서 "국내에도 하루빨리 로봇 주차가 도입·확산한다면 기존 주차와의 차이를 분명하게 느낄 거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멘트 등 건설기초소재 전문기업인 삼표그룹은 신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자 2022년 셈페르엠과 손잡고 에스피앤모빌리티를 설립했다.
평소 로봇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정대현 삼표그룹 부회장이 개인 지분 60%를 출자하고, 셈페르엠이 40%를 출자한 합작법인이자 삼표그룹의 계열사다.
에스피앤모빌리티는 주로 국내 영업을, 셈페르엠은 해외 부문을 담당한다.
셈페르엠은 국내 중소기업으로 2017년부터 로봇주차 사업을 하며 해외를 중심으로 시장을 개척해왔다.

2016년 멕시코의 한 주거시설에 설치된 엠피시스템
[에스피앤모빌리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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