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질 것이냐 아니라 어디에·얼마나 오래 걸리느냐가 문제"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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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정주호 기자 =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압승하면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규제 우려가 커졌지만, 월가에서는 구축이 멈추기보다 속도와 입지, 비용이 달라질 것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은 4일(현지시간) 월가 전략가들의 전망을 소개하면서 대부분의 분석가가 선거 결과가 장기적으로 AI 기술 개발을 무산시키지는 않겠지만 성장 속도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코어위브가 9.9% 내리는 등 데이터센터주가 급락했고, SK하이닉스 미국예탁증서(ADR)도 5.1% 하락했다.
나틱시스투자운용의 마브룩 셰투안 글로벌시장 전략 총괄은 "민주당은 AI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이미 시행된 조치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기술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 간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인터랙티브증권의 스티브 소스닉 수석 전략가도 "바위는 이미 어느 정도 언덕을 굴러 내려가고 있다"며 주지사 몇 명의 당선과 의회 교체로 동력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결과가 과도한 지출과 차입의 속도를 감당할 만한 수준으로 늦출 수 있다며 "공급업체에는 좋지 않지만 시장이 받아들일 만한 약간의 재무 규율을 업계에 부과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찰리 매켈리곳 노무라홀딩스 크로스에셋 전략가도 선거 직후 나타난 낙관적 매매의 배경을 비슷하게 풀이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구축이 불가피하게 완만해질 것이라는 믿음이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데이터센터 운영사)의 무한 투자 경쟁이라는 '죄수의 딜레마'에 대한 우려를 진정시켰다고 말했다.

오하이오주의 한 가정 주택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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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채권과 주식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 우려를 일부 덜어주고 '잉여현금흐름(FCF) 소진'에 대한 공포도 누그러뜨린다는 것이다.
다만 데이터센터 구축 지연과 불확실성은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소속 지나 히노호사 텍사스 주지사 당선인은 실질적 주민 보호장치를 마련할 법이 통과될 때까지 데이터센터 건설을 유예하겠다고 공약했다.
이를 두고 앤드루 타일러 JP모건체이스 글로벌 시장 인텔리전스 총괄은 두 가지 해석을 제시했다.
그는 "기존 데이터센터 건설과 허가는 계속되고 신규 건설은 모두 중단돼 다른 주로 옮겨갈 것이라는 해석과 구축 둔화로 자본지출(CapEx)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는 해석이 있다"고 전했다.
자산운용사 웰스파이어의 브래드 롱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시장이 소화해야 할 것은 데이터센터가 지어질 것이냐가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오래 걸려, 얼마나 많은 규제 절차를 거쳐 지어지느냐"라며 "이는 설비투자와 AI 효익의 실현 시점을 더 뒤로 미룬다"고 분석했다.
트루이스트 어드바이저리 서비스의 키스 러너 CIO는 세제 혜택이 바뀌거나 반대가 강한 카운티를 떠나야 할 수도 있다면서도 "(셰일 시추 과정에서 지역 반발이 거셌던) 프래킹(수압파쇄)과 비슷하게 결국 구축은 이뤄지겠지만, 이전보다 더 많은 안전장치를 두고 이뤄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매사추세츠 데이터센터의 냉각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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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밀러타박 증권의 맷 말리 수석 시장전략가는 "AI에 대한 역풍이 조금 더 커지고 있다"며 중간선거가 있는 해에 통상 나타나는 연말 랠리가 훨씬 어려워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데이터센터를 둘러싼 '내 뒷마당엔 안 돼(님비, NIMBY)' 정서는 곧바로 2028년 대선의 쟁점이 될 것"이라며 "공화당이 텍사스에서 이기지 못하고 대선에서 승리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봤다.
피터 치르 아카데미증권 매크로 전략 총괄은 데이터센터 구축 과정에서 나온 "경종"이라며 "결국 성공하겠지만 일부 프로젝트는 지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데이터센터 반대 흐름이 텍사스주를 넘어 번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텍사스트리뷴이 인용한 데이터센터워치의 분석에 따르면 36개 주의 주지사 후보 74명 가운데 43%가 일시 유예나 금지를 지지했다.
롱 CIO는 공화당 강세 지역인 텍사스의 결과를 지켜본 정치인들이 당적과 관계없이 "자기 주를 데이터센터로부터 보호한다"는 흐름에 편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타일러 총괄은 "기술주를 포기하지 않고 기술적 반등을 노리겠지만, 시장이 기술·AI의 승자와 패자를 점점 더 선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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