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사태 확전 국면 속 반도체 대형주 실적 전망에도 경고성 울려
"D램 현물 가격 하락…가격 부담에 PC·스마트폰 출하도 급감 전망"
"자산가격 결정 변수가 성장보다 할인율로…보수적 접근 필요"

계속해 오르는 원/달러 환율
(서울=연합뉴스) 김주형 기자 = 31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이날 오전 9시 2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33.55포인트(2.53%) 내린 5,143.75로 출발했다. 코스닥도 전장보다 12.57포인트(1.14%) 내린 1,094.48이다. 원/달러 환율은 4.2원 오른 1,519.9원으로 출발해 오름세를 보인다. 2026.3.31 kjhpr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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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선제공격으로 시작된 이란과의 전쟁이 확전 국면으로 치닫는 가운데 코스피 '불장'의 원동력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까지 고개를 들며 한국 증시가 흔들리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와 금융정보서비스업체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36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보다 1.85% 내린 5,179.87을 나타내고 있다.
지수는 2.53% 내린 5,143.75로 출발한 뒤 한때 4.14% 급락한 5,058.79까지 떨어졌다가 개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낙폭을 일부 만회하는 흐름을 보인다.
이란 사태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 장중 6,347.41까지 올랐던 코스피는 전쟁 영향이 처음 국내에 반영된 이달 3일과 4일 7.24%와 12.06%씩 급락해 한때 5,059.45까지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에는 전쟁이 단기간에 끝날 것이란 기대가 고개를 들면서 같은 달 18일 장중 5,934.35까지 오르며 낙폭을 거의 회복하는 듯했으나, 지난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진 끝에 이날은 심리적 저항선인 5,000선을 또다시 위협받는 모습을 노출했다.
특히 현재의 약세는 이란 사태와 관련한 불확실성에 더해 그간 국내 증시의 버팀목이 돼 온 반도체 대형주 실적에 대한 불안감이 함께 작용한 측면이 크다.
본격적인 시발점이 된 건 미국 인터넷 기업 구글이 지난주 공개한 새로운 인공지능(AI) 압축 알고리즘 '터보퀀트'였다.
터보퀀트는 AI 모델이 동일한 메모리로 최대 6배 많은 용량을 처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까닭에 이는 국내외 반도체 업종에 강한 하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AI 모델 효율성이 대폭 개선되면 관련 산업 발전이 빨라져 중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메모리 수요가 더 커질 것이란 전문가 진단에 힘입어 반도체주 주가는 차츰 안정을 되찾는 듯했으나, 이번에는 D램 현물가격 하락 소식이 전해지면서 추가적인 충격에 노출됐다.

서울 시내 한 매장에서 진열된 노트북을 살피는 관계자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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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밤 뉴욕증시에서 마이크론(-9.88%)이 10% 가까이 폭락하는 등 반도체 기업 주가가 동반 하락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4.23% 급락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006800] 연구원은 "최근 DRAM 현물 가격이 하락하는 등 반도체 칩 상승 지속 여부가 불안을 준 가운데 분기 말 리밸런싱 이슈도 부담이 됐다. 여기에 최근 (시장조사기관) 가트너가 올해 글로벌 PC 및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9.2%에서 -14.8%로 크게 하향 조정한 점도 부담이 됐다"고 진단했다.
AI용 데이터센터가 블랙홀처럼 시중의 메모리를 빨아들이면서 관련 제품 가격이 급등한 데다, 중동발 에너지 쇼크로 소비까지 얼어붙을 조짐을 보이면서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간 반도체 실적 전망치 상향 흐름에 기대 장밋빛 전망 일색의 보고서를 내던 증권가에서도 신중론이 고개를 드는 모습이다.
이정빈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란 사태와 유가 상승이 맞물리며 주식 위험 프리미엄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코스피 주가수익비율(PER)이 하락 압력을 받고 있다면서 "자산가격 결정 변수가 성장보다 할인율로 이동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중복 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가치 중복계산) 이익 비중이 59조원으로 올해 연간 순이익 컨센서스(시장평균전망치)의 12%를 차지하는 상황이나 실적추정치 하향 가능성을 감안하면 "시장에 대한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전체 순이익 491조원에서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순이익 전망치인 298조원을 제외한 나머지 192조원의 PER은 13.6배이고, 더블카운팅을 제외하면 19.6배까지 상승한다"면서 "숫자 관점에선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을 보다 신중히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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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반도체 기업의 실적 독주는 코스피 불기둥의 취약점으로 꼽혀왔다. 실제로 반도체 이익 전망치 상향 흐름이 멈추거나 둔화한다면 증시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그런 가운데 외국인은 이날도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8천948억원을 순매도하며 9거래일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은 3월 들어 전날까지 16조7천277억원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이날 현재 1조2천622억원과 5천237억원 매수 우위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속한 전기·전자업종(개인 1조2천120억원, 기관 2천611억원)을 집중적으로 순매수 중이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에서 1조5천702억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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