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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호르무즈 '쌍방 봉쇄' 위기…韓 수출·공급망 '마비' 우려
입력 2026.03.30 01:58수정 2026.03.30 01:58조회수 0댓글0

후티 참전으로 글로벌 물류 '동맥경화' 현실화…해상운임 7배 폭등
원유 등 공급망 총체적 충격…반도체·車 등 全산업으로 확산 가능성


[그래픽] 호르무즈 해협ㆍ바브엘만데브 해협

(서울=연합뉴스) 김토일 기자 =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이 예멘의 친이란 무장정파 후티의 참전으로 위기감을 더했다.
이란의 대리세력 후티의 개입은 단순한 군사적 의미를 넘어 전략적 파급력이 크다는 관측이 뒤따랐다.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10%가 통과하는 핵심 경로다.
이곳이 봉쇄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에너지 흐름에도 직접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kmto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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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재계팀 =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에 대한 참전을 공식화면서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글로벌 물류 동맥'이라 불리는 홍해도 봉쇄될 위기에 처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이 동시에 막힐 경우 해상 및 항공 운임 급등은 불가피해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중동산 원유 유입 자체가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또 미국·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물류 마비로 원유를 비롯한 원자재 공급망이 큰 혼란에 빠지면서 한국 산업 전반으로 충격이 확산할 것으로 우려된다.

국내 해운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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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물류 '동맥경화' 현실화하나…해상운임 급등할 듯

3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후티 참전으로 홍해와 연결된 수에즈운하까지 통항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유럽과 미주로 향하는 선박들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해야 하고, 그 결과 해상운임은 크게 오르게 된다.

국내 최대 컨테이너선사인 HMM이나 현대차·기아 유럽 수출 물량을 운송하는 현대글로비스 등은 2023년부터 희망봉 우회 노선을 택하고 있어 운송물량 자체에는 큰 충격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글로벌 해상 및 항공운임 급등으로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기업들은 '비용 폭탄'을 맞을 가능성이 커졌다.

발틱해운거래소에 따르면 유조선 운임지수(WS)는 지난 27일 중동∼중국 노선 초대형 유조선(VLCC)을 기준으로 359.4를 기록했다.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224.72) 대비 59.9% 급등한 수준으로 연초(1월 2일 50.49)와 비교하면 7배 가까이 뛰어올랐다.

컨테이너 운송 15개 항로의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 중동 노선 운임은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3천728달러를 기록하며 전주 대비 404달러 상승해 전쟁 직전의 2.8배 수준으로 올랐다.

글로벌 항공 화물 운임 지표인 '발틱 항공화물 운임지수'(BAI)의 상하이 푸둥발 운임 지표도 전주 대비 12.3% 상승한 1천158을 기록하는 등 항공 화물 운임도 충격을 받고 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홍해 항행까지 힘들어질 경우 글로벌 물류망이 총체적으로 마비되게 된다"고 말했다.

2차 석유 최고가제 시행 사흘째 서울 휘발윳값 1천900원 돌파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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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유 등 글로벌 공급망에 총체적 충격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항행이 어려워질 경우 이는 해상 물류 리스크를 넘어 원유 등 원자재 공급망을 총체적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홍해가 막힐 경우 수에즈 운하를 지나던 유조선은 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거나 일부 제한된 대체 경로를 활용해야 한다. 그 결과 운송 거리와 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원유 도입 일정 전반에 차질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다 기업들은 선박 확보와 운임 상승, 보험료 증가 등의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를 지나는 선박 운항이 위축될 경우 원유 공급 경직으로 유가 상승 압력은 더욱 커질 수 있다.

미국 내 자문기구 유라시아그룹에 따르면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면 글로벌 기준 하루 원유 공급 차질 규모는 현재 1천만배럴에서 1천700만배럴로 늘어나게 된다. 또 유가도 배럴당 150달러로 급등할 수 있다.

건설 자재 수급 불균형도 심화할 수밖에 없다.

특히 중동 의존도가 높은 석유화학 원료인 납사(나프타) 기반의 에틸렌이나 프로필렌을 주성분으로 하는 혼화제 수급 차질이 예상되면서 레미콘 생산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혼화제는 콘크리트 응결과 경화 속도, 내구성 등을 결정하는 핵심 화학 물질로 혼화제 없이는 레미콘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레미콘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혼화제 재고분이 약 한 달 치 남아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말했다.

◇ 전쟁 장기화에 반도체·車도 '노심초사'…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이란 전쟁 장기화로 이러한 물류 및 공급망 충격은 직접 대상 산업인 정유·석유화학을 넘어 국내 주력산업인 반도체·자동차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석유화학 업계는 전쟁이 더 장기화할 경우 추가적인 공장 가동 중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여수공장 전체 생산시설의 가동을 중단했으며, LG화학도 여수산단 내 나프타분해시설(NCC) 2공장 가동을 멈춘 상태다.

반도체 업계는 헬륨 등 주요 소재의 공급에 비상이 걸리면서 원가 부담 압박이 심화하고 있다.

반도체 핵심 공정에 쓰이는 원료인 헬륨은 전체의 약 50% 이상이 카타르에서 공급되고 있다. 최근 이란이 카타르의 액화천연가스(LNG) 생산시설인 라스라판 산업단지를 공격하면서 가스 생산 시 부산물로 추출되는 헬륨 생산도 함께 중단됐다.

반도체 제조 업체들은 우선 확보해놓은 안전 재고를 먼저 소진하며 반도체 생산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카타르산 헬륨 공급이 사실상 중단됨에 따라 미국 또는 러시아 등 대체선을 발굴하며 공급망 다변화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유가 상승으로 인한 시장 위축을 우려하는 분위기다. 유가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내연기관차 구매 심리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선호 현상이 강화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지만 이 경우 해외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중국 전기차업체들이 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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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장기화 시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 또한 위축되면서 내수 부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크게 점쳐진다.

한국은행이 지난 25일 발표한 '2026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3월 소비자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5.1포인트 하락한 107.0이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발표한 '4월 전망 기업경기동향조사'에서도 4년 만에 긍정적으로 회복됐던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중동 사태의 영향으로 한 달 만에 다시 부정적으로 돌아섰다.

전문가들은 전쟁 장기화로 물가 상승과 소비 위축이 함께 발생하는 스태그플래이션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유가 상승으로 생산원가가 오르면 기업에는 치명적"이라면서 "전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우려되는데 우리나라는 수출 의존도가 높아 다른 나라 경제가 안 좋아졌을 때의 타격도 크다"고 말했다.

(김보경 홍국기 임성호 한지은 홍규빈 김민지)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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