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율·김현진·장강명 등 9명의 작가 단편 수록

'엔딩은 있는가요'
[마름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기자 = 2024년 12월 17일 정아은 작가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
"사람은 가도 사랑하는 마음은 남는다"(정아은 '높은 자존감의 사랑법' 중에서)는 말처럼 그를 사랑하는 마음이 모여 한 권의 책으로 나왔다.
'엔딩은 있는가요'(마름모)는 정아은 작가의 별세 1주기에 출간된 추모 소설집이다.
장강명 작가 주도로 김하율, 김현진, 소향, 정명섭, 조영주, 주원규, 차무진, 최유안 등 9명의 작가가 모여 애도하는 마음을 나누고 소설집을 펴냈다.
2013년 소설 '모던 하트'로 한겨레문학상을 받으며 데뷔한 정아은 작가는 7권의 소설과 5권의 논픽션·에세이를 썼다.
교육 현장, 외모 지상주의, 노동의 소외, 대중의 광기, 지식인의 위선 등 당대 첨예한 현실을 글감으로 삼아 '현실의 응시자'이자 '도시 세태의 기록자'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장강명 작가의 회고를 빌리자면 고인은 "세상을 이해하고 자기 사고를 발전시키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 집단의 분위기에 자기가 해야 할 판단을 맡기지 않는 사람, 사실을 존중하는 사람"이었다.
무엇보다 그의 작업 동력은 타자에 대한 사랑이었다.
참여 작가들은 그런 정아은 작가와 작품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것을 소재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고인에 대한 애도의 방식이자 작품 세계의 계승, 확장인 셈이다.
장강명 작가는 정아은 작가의 '잠실동 사람들'에서 영감을 얻은 '신탁의 마이크'를 수록했다.
부동산 문제를 소재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을 깊이 취재하는 한편, 르포르타주 문학에 스탠드업 코미디라는 형식을 입혔다.
단단한 취재와 팩트를 기반으로 신랄한 현실 비판과 풍자를 버무려냈다.
김현진 작가는 생전에 정아은 작가가 가장 사랑한 작품인 제인 오스틴의 '오만과 편견'을 패러디하며 고인에 대한 사랑과 존경을 표했다.
정명섭 작가와 최유안 작가는 방대한 자료와 취재를 바탕으로 완성한 고인의 저작 '전두환의 마지막 33년'을 떠올리며 각각 단편을 완성했다.
'엔딩은 있는가요'는 "고인의 부재와 그의 '끝나지 않은' 문학적 유산을 받아들이는 작업"이라고 출판사는 설명했다.
9편의 소설은 고인이 남긴 작품의 의미를 새로이 해석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문학적 성취를 보여준다. 동시에 모든 작품이 모자이크처럼 서로 촘촘하게 엮여 고인의 작품세계를 가늠하게 해준다.
328쪽.
kihun@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