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족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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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충원 기자 = 1984년 어린이대공원에 국내 최초의 회전형 롤러코스터인 '88열차'를 도입한 이석명(李石明) ㈜동마 회장이 23일 오후 10시19분께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24일 전했다. 향년 94세.
부산에서 태어난 고인은 부산공고, 육사(11기)를 나왔다. 베트남전에 참전해 주월사령부 작전참모를 하고 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1978년 대령으로 예편했다. 대우실업을 거쳐 고려개발 사장을 하던 1980년대 초 "어린이회관 놀이시설을 운영하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 동마를 설립했다. 당시 국내 유원지에는 360도 회전은 하지 않고 일반 평행궤도에서 상하운동과 유턴을 할 뿐인 '청룡열차'가 있을 때였다.
2013년 주간조선 인터뷰 당시 "현역 때 미국의 육군참모대학에 공부하러 갔어요. 겨울방학 때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꿈의 동산이었어요. 우리도 이렇게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시설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그게 운명의 시작이었던 거죠."라고 회전열차를 들여올 생각을 한 이유를 설명했다. 1984년 어린이날 전에 개장하는 것을 조건으로 사업권을 따냈다. 일본 오사카 엑스포 시설을 맡았던 메이쇼(明星)사와 업무협약(MOU)을 맺고 360도 회전열차를 들여왔다.
이름은 '88열차'라고 붙였다. 혹자는 '88올림픽을 기념해서 이름을 붙였다더라'라고 추측했지만, 고인은 주간조선 인터뷰에서 "88올림픽과는 관계가 없고 직원들을 대상으로 이름을 공모 했어요. 한 직원이 기차가 회전하는 모습이 88자 같다고 해서 낸 것이 채택된 거죠."라고 했다.
88열차가 서울 광진구 능동 어린이대공원 내 놀이동산에 등장한 것은 1984년 3월15일이었다. 레일 길이 597m, 최고속도 시속 80㎞. 최대 24명을 태운 채 지상 25m 정점을 지난 회전열차가 땅을 향해 곤두박질치다 순식간에 360도 회전을 하며 3분간 짜릿한 공포를 선사했다. 이걸 타겠다고 어린이대공원 앞에 시골에서 올라온 관광버스가 줄을 섰다.
88열차에 뒤이어 에버랜드, 롯데월드 등에도 360도 회전열차가 경쟁적으로 들어왔다. 고인은 추가 시설 투자를 하면서 계약을 연장해 20년을 운영했고, 어린이대공원에 이어 부산어린이대공원 놀이시설도 1988년부터 시작해 20년을 위탁운영했다. 어린이대공원 88열차는 2012년 운행을 중단한 뒤 2013년 3월27일 포스코 용광로 속으로 사라졌다.
고인은 1984년 유원시설협회(현 한국테마파크협회)를 만들어 국제협회에도 등록시켰다. 삼성 에버랜드 등 전국 종합유원시설이 가입한 협회는 놀이기구 안전심사를 맡는 단체로 변신했다.
고인은 말년에도 동마 회장으로서 임진각 평화랜드 놀이시설을 운영했다. 2013년 주간조선은 고인이 매일 평화랜드에 출근해서 매일 놀이기구를 탄다고 전했다. 아들 이재진 한양대 교수는 "작년 10월16일에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하기 이틀 전까지 평화랜드로 출근하셨다"며 "어린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소리가 나는 산업'을 좋아하셨다"고 말했다. 2013년 9월27일 관광의 날에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유족은 부인 김영자씨와 3남(이재진<인터넷신문윤리위원회 위원장·한양대 교수>·이상철<사업>·이재호<히로시마시립대 교수>), 며느리 도남희(전 육아정책연구소 감사실장)·요코다 지쓰코씨 등이 있다. 빈소는 한양대병원 장례식장 11호실(25일 오전 11시부터 조문 가능), 발인 27일 오전 5시 30분, 장지 국립서울현충원. ☎ 02-2290-9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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