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40년 전 헤어진 딸에게"…해외입양인들 파주서 그리움 나눠
입력 2026.10.24 02:01수정 2026.10.24 02:01조회수 0댓글0

세계한인입양인대회 참가자들 '엄마품동산' 방문…뿌리와 정체성 되새겨
딸 그리워하는 어머니 편지에 눈시울…44년 만에 옛 보육원 터 찾은 입양인도


파주 엄마품동산 찾은 해외입양인들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026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한국대회에 참가한 해외입양인들이 23일 경기 파주 엄마품동산을 찾아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딸을 평생 그리워하며 살아온 엄마로서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의 존재는 그 자체로 소중하며, 어떤 삶을 살아왔든 앞으로의 날들에는 사랑과 행운이 함께하길 기도합니다."

40년 전 헤어진 딸을 애타게 찾는 어머니의 목소리가 23일 경기 파주시 조리읍 '엄마품동산'에 울려 퍼졌다.

2026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한국대회에 참가한 해외입양인들이 이날 엄마품동산을 찾아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고, 가슴속에 간직해 온 그리움과 아픔을 나눴다.

이날 행사에서 어머니 김영숙 씨는 40년 전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에 돌이 지난 딸 은총과 헤어져야 했던 사연을 전했다.

김 씨는 평생 그리워해 온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 오랜 세월 딸을 그리워한 어머니의 사연은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40년 전 헤어진 딸을 찾는 사연 공유하는 김영숙(가운데)씨 가족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3일 파주 엄마품동산을 찾은 김영숙(가운데)씨 가족이 40년 전 헤어진 딸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하고 있다. 김 씨의 또다른 딸 메조소프라노 강유리 씨는 이날 자장가 '섬집 아기' 등을 불러 입양인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2026. 10. 24.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모국을 찾았지만 자신의 뿌리를 확인할 단서조차 없는 입양인의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미국에서 온 케렌 우드번(한국명 이병숙) 씨는 "어린 시절의 사진이나 친가족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황"이라며 모국에서 자신의 뿌리를 찾을 만한 흔적조차 남아 있지 않은 현실에 깊은 아쉬움을 나타냈다.

입양인들은 이날 '기억의 벽'과 '평화박물관'을 차례로 둘러보며 저마다의 삶과 한국인 해외입양의 역사를 되새겼다.

기억의 벽에는 입양인 1천70명의 명패가 설치돼 있다. 명패에는 입양 전 한국 이름과 입양 후 이름, 출생지 또는 발견된 지역, 출생 연도 등이 새겨져 있다.

평화박물관에는 세계 각국의 한국인 입양인 970명이 자신의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한국과 친생 가족, 우리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입양인들의 목소리'가 전시돼 있다.

평화박물관서 '입양인들의 목소리' 읽는 입양인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3일 파주 엄마품동산 평화박물관을 찾은 한 입양동포가 입양인들이 자신의 사진과 이야기를 통해 친생 가족, 사회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담은 '입양인들의 목소리'를 읽고 있다.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특히 올해 새로 마련된 '오작교'는 헤어진 가족들이 서로에게 그리운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조성된 공간이다. 입양 보낸 자녀를 찾는 부모 등 친가족과 입양인들이 오랫동안 가슴에 간직해 온 이야기를 나누는 곳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엄마품동산은 해외입양인들이 언제든 돌아와 자신의 뿌리를 되돌아보고 마음의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마련된 기념공원이다.

이곳은 1953년 조성된 미군 기지 캠프하우스의 일부 부지에 들어섰다. 61만㎡ 규모였던 캠프하우스는 2007년 한국에 반환됐으며, 이 가운데 2천224㎡에 엄마품동산이 조성됐다.

'돌아온 아이들이 다시 엄마 품에 안긴다'는 의미를 담은 이곳은 분단의 역사가 서린 미군 기지가 해외입양인들을 위한 화해와 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날 행사를 주관한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는 엄마품동산이 탄생하기까지의 과정도 소개했다.

김 대표는 "약 10년 전 파주 출신 입양인을 돕다가 이용남 선생을 만나 입양인들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공간에 대해 의견을 나눈 것이 엄마품동산의 출발점이었다"고 밝혔다.

엄마품동산 조성 과정 설명하는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엄마품동산 조성 과정 설명하는 미앤코리아 김민영 대표. 김 대표는 "엄마품동산 조성은 기적 같은 변화"라며 "앞으로 이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입양인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이어 "당시 사방이 수풀이었고, 도로도 화장실도 없었던 곳이 오늘의 공간으로 변모한 것은 기적 같은 변화"라며 "앞으로 이 공간을 살아 숨 쉬게 하는 것은 입양인 여러분들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입양인들에게 이곳을 자신의 공간으로 여기고 자주 찾아와 각자의 의미를 더해 달라고 당부했다.

손배찬 파주시장은 환영사에서 "엄마품동산에는 해외로 입양된 분들을 따뜻하게 맞이하고, 여러분의 삶과 이야기를 존중하며 위로를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손배찬(오른쪽) 시장에게 감사의 꽃다발 증정하는 김민영 대표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행사를 주관한 미앤코리아 김민영(왼쪽) 대표가 손배찬 파주시장에게 입양인들의 마음을 담은 감사 꽃다발을 증정하고 있다.2026.10.24.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파주시갑)은 "엄마품동산은 기억과 정체성이 만나는 곳이며,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놓고 위로받을 수 있는 따뜻한 품"이라며 파주가 입양인들이 언제든 돌아와 쉴 수 있는 고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최유각 파주시의회 의장도 "입양인들이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는 곳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참석자들은 윤 의원과 손 시장, 최 의장, 이용남 선생에게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고 물푸레나무를 기념 식수했다.

'약속의 나무' 기념 식수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손배찬 시장과 최유각 의장, 김민영대표(사진 오른쪽부터), 그리고 파주시의원들이 엄마품동산에서 기념식수를 하고 있다.2026.10.24.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기념행사를 마친 입양인들은 임진각으로 이동해 곤돌라를 타고 비무장지대(DMZ) 일대를 둘러봤다. 판문점을 축소해 만든 모형 공간에서는 국군복과 인민군복을 입어보는 체험도 했다.

이날 모국 방문에서는 유아 시절을 보낸 보육원 터를 45년만에 다시 찾은 입양인의 사연도 눈길을 끌었다.

비무장지대(DMZ) 찾은 입양인들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23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입양인들이 판문점을 축소해 만든 모형 공간에서 국군복과 인민군복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6.10.24.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경기 파주시 문산에 있는 새싹보육원에서 머물다 1981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미국으로 입양된 김소연(46) 씨는 입양 후 처음으로 모국을 방문해 옛 보육원 터를 찾았다.

김 씨는 입양 당시 보육원 인근에 살았고 현재 옛 보육원 일부를 매입해 거주하는 장해동(70) 씨와 인근 경로당에서 만났다.

어린 시절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을 다시 찾은 김 씨는 "초청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제가 있던 보육원에 와보니 감격스럽고 정말 기쁘다"고 말하며 눈물을 훔쳤다.

한편, 지난 19일 코엑스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개막한 세계한인입양인협회(IKAA) 한국대회는 24일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파주 문산에 있는 옛 새싹보육원을 45년만에 찾은 입양인 김소연(왼쪽)씨.

(파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입양인 김소연(왼쪽)씨가 23일 45년 전 자신이 머물던 옛 새싹보육원을 찾아 건물주 장해동 씨와 기념사진을 찍었다. 장 씨는 이 지역 토박이로 보육원 일부를 구입해 거주하고 있다. 2026. 10.24. phyeonsoo@yna.co.kr

원본프리뷰

phyeonsoo@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딤채냉장고
한터애드
3・8 インテリア
MAISON DE OAK
디지털 드로잉 수강생 모집
한일여행사
냥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