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적 노래·댄스로 청춘의 에너지 뽐내…스마프 대표곡에 전원 기립 '떼창'
"라이브로 한국 올 수 있어 기뻐…韓 가수들, 일본어 노력 대단하다 생각"
J팝 인기에 마쓰다 세이코·바운디 등 인스파이어 찾는 日 스타↑…원정 관람도 증가세

일본 가수 겸 배우 기무라 다쿠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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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세카이니 히토쓰 다케노 하나 / 히토리 히토리 치가우 다네오 모쓰∼'(세상에서 하나뿐인 꽃, 한 사람 한 사람이 다른 씨앗을 가지지)
일본의 '원조 꽃미남'으로 불리는 톱 가수 겸 배우 기무라 다쿠야(54)가 이동차를 타고서 출신 그룹 스마프(SMAP)의 대표곡 '세상에 하나뿐인 꽃'(세카이니히토쓰다케노하나·世界に一つだけの花)을 열창하자 관객들은 일제히 일어나 떼창으로 화답했다.
처음으로 기무라를 본 한국 관객들도, 평소 조용하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들도 이 곡에서 만큼은 모두 즐거운 표정으로 노래했다. 노래 하이라이트 부분에선 응원봉 물결을 뚫고 수천 관객이 기무라를 따라 손가락을 하늘로 들어 올리는 동작을 함께 하면서 장관을 이뤘다.
2000년대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었거나 일본어를 배웠던 이들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은 메가 히트곡의 친숙한 멜로디에 한일 양국 관객들은 축제 분위기로 하나가 됐다.
기무라가 지난 26일 인천 영종도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내한 공연 '체크포인트'(Checkpoint)를 열고 한국 관객을 만났다. 그가 국내에서 공연을 연 것은 1988년 활동을 시작한 지 38년 만에 처음이다.
기무라는 1988년 결성돼 1991년 음반으로 데뷔한 일본의 전설적인 아이돌 그룹 스마프(SMAP) 출신 가수 겸 배우다.
스마프 역시 일본 연예계의 한 획을 그었지만, 기무라는 훤칠한 외모와 준수한 연기력을 앞세워 1990년대 이후 일본의 톱스타로 40년 가까이 정상의 자리를 지켰다.
그는 '롱 베케이션'(1996년), '러브 제너레이션'(1997년), '히어로'(HERO·2001년),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2002년), '굿 럭!'(2003년) 등 국내에도 잘 알려진 유명 드라마 주인공을 맡아 절정의 인기를 누렸다.
기무라는 2000년 인기 아이돌 출신 스타 구도 시즈카와 전격 결혼을 발표해 세간을 놀라게 했다. 한창 인기 가도를 달리던 일본 남자 아이돌이 28세 나이에 '깜짝 결혼'을 하는 것은 당대에도 이례적이어서 일본을 들썩이게 했다. 그러나 그는 이후로도 배우와 가수로 꾸준히 정상의 인기를 유지했다.
기무라는 이날 인상적인 호피무늬 셔츠에 반짝이는 큐빅이 수 놓인 흰색 수트를 입고 화려하게 등장했다.
'헤드 샷'(Head Shot)으로 무대의 포문을 열고서, '노 라이트, 노 스타라이트'(No Light, No Starlight), '하이 온 유'(High on you)까지 세 곡을 잇달아 선보였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라이브로 한국에 올 수 있어 기쁩니다. 저는 기무라 다쿠야입니다"라고 한국어로 처음 인사를 건넸다.

일본 톱스타 기무라 다쿠야 인스파이어 아레나 내한 공연
[기무라 다쿠야 인스타그램.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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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무라는 "한국 아티스트가 일본에 와서 정말 열심히 노력해서 일본어로 메시지를 팬들에게 전달하는 모습을 보며 늘 대단하다 생각하고 박수를 보내곤 했다"며 "막상 제가 이번에 한국에 찾아왔는데, 여러분께 (한국어로)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얼마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굉장히 답답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저와 함께 노래하고 싶은 분들은 마음껏 목소리를 내고, 아는 노래가 나오면 함께 불러 달라"며 "같이 춤을 추고 싶다면 자유로이 (춤을)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50대 나이에도 노련한 안무와 퍼포먼스를 뽐냈고, 노래 중간 힘 있는 댄스 브레이크도 보여줬다. 일본 아이돌 특유의 화려한 턴이 여러 차례 이어지는 동안 형형색색의 레이저 쇼가 펼쳐지고, 라이브 밴드의 연주도 더해져 몰입감을 더했다.
기무라는 2시간 넘게 진행된 공연에서 지난달 발매한 솔로 앨범 '체크포인트'(Checkpoint) 수록곡을 중심으로 무대를 꾸몄다. '오리지널 스마일'(オリジナルスマイル·1994), '셰이크'(SHAKE·1996)·'셀러리'(セロリ·1997), '세카이니히토쓰다케노하나'(2003) 같은 추억의 스마프 노래도 들려줬다.
스마프의 노래가 흘러나올 때마다 객석에선 한층 커진 함성이 터져 나왔다.
기무라는 "해외 팬들이 조금이라도 기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세트리스트를 준비했다. 여러분도 꼭 (이 노래들을) 맛보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기무라는 한국에서도 이름에서 비롯된 '김탁구' 등의 별명으로 불리며 높은 인지도를 자랑했다. 그는 공연 도중 LED 전광판에 이 별명을 등장시켜 한국 팬들에게 친근함을 드러냈다.
기무라는 "처음 한국에서 공연하게 돼서 '어떤 공간이 될까', '어떤 분위기가 될까'라는 생각에 시작 전에는 정말 두근두근했다"며 "정말 한 번도 해보지 못한 경험이라 엄청나게 두근두근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까 정말 순식간에 지나갔다. 이후의 시간도 가능하면 여러분과 함께 후회 없이 마음껏 즐기면서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공연 초반 '경력 38년 아이돌'다운 신나는 무대를 꾸민 그는 중반부 '블랙 데님'(BLACK DENIM) 무대에선 검정 가죽 재킷과 바지 차림의 록스타로 변신했다.
라이브 밴드가 쏟아내는 거친 사운드와 무대 앞에서 뿜어져 나오는 불기둥의 열기가 객석까지 생생히 전해졌다.
스탠드 마이크를 들고 무대 이곳저곳을 오가며 온몸의 힘을 끌어모아 열창하는 기무라의 모습에선 20대 시절 청춘의 에너지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는 그러다가도 '롱 새터데이'(Long Saturday)나 '선셋 벤치'(サンセットベンチ) 같은 곡에선 세련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했고, '셀러리' 등을 부를 땐 직접 어쿠스틱 기타를 연주했다.
특히 '유니크'(UNIQUE) 무대에선 이날 생일을 맞은 관객을 무대로 올려 포옹하거나 악수하며 노래하는 특급 팬서비스도 선보였다. 장내 분위기가 달아오르면서 객석 한 편에선 일부 남성 팬이 "사랑해"라고 외치는 육중한 함성이 들려오기도 했다.
기무라는 "여러분이 제게 보내주는 마음을 직접 눈앞에서 보고 있노라니 가슴이 정말 벅차다. 남성 관객들도 상당히 좋은 분위기"라고 웃음 지었다.
그는 또한 한동안 드라마 출연 등 연기 활동이 뜸했던 점을 언급하며 "요즘 '배우 활동을 빨리 좀 하라'는 말도 많이 듣는데, 조만간 여러분께 소식을 알려드릴 일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콘서트가 열린 인스파이어 아레나는 2023년 12월 국내 최초로 설립된 공연 전문 아레나로, 무대와 객석의 거리를 상대적으로 가깝게 해 관람의 만족도를 높였다.
코로나19 이후 국내에서 J팝의 인기가 올라가면서 기무라 다쿠야 외에도 요아소비, 나니와단시, 요네즈 겐시, 호시노 겐, 마쓰다 세이코, 바운디 등 많은 일본 톱스타가 이곳에서 내한 공연을 열었다.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일본 가수의 단독 공연은 2024년 1개, 지난해 2개, 올해 6개(예정 포함) 등으로 급증세다.
인스파이어 아레나 측은 "국내 관객은 물론 많은 일본 팬이 이곳으로 원정 관람을 오는 추세"라며 "국내 최초의 공연 전문 아레나 시설과 1천275개 객실 규모의 리조트가 결합한 데다, 인천국제공항에서 15분 거리라는 지리적 강점이 더해져 'J팝 엔터투어리즘'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고 설명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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