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기밀문서…中, 담화 발표 후 태도 바꿔 문구 제외 수용
(서울=연합뉴스) 최이락 기자 = 1995년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채택한 2차 세계대전 종전 50주년 의장성명에서 중국 측이 고집했던 '침략'이란 문구가 제외된 것은 무라야마 도미이치 당시 일본 총리의 담화가 결정적 계기였다고 교도통신이 14일 전했다.
이런 내용은 최근 기밀 해제된 영국의 외교 공문서에서 확인됐다.
통신에 따르면 의장 성명 채택 당시 중국은 일본의 과거 전쟁책임을 부각하고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을 저지하려는 목적에서 성명에 '침략'이라는 표현을 포함할 것을 강하게 요구했다.

무라야마 전 일본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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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채택 전날인 8월 14일 성명안의 '파멸적인 전쟁(devastating war)'을 '파멸적인 침략전쟁(devastating war of aggression)'으로 바꾸자고 제안하며 압박했다.
영국은 이런 상황을 당시 안보리 비이사국이던 일본에 전했고, 8월 15일 무라야마 총리는 '식민 지배와 침략에 대한 반성과 사죄'를 명기한 담화를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담화 발표 직후 영국 등은 중국의 주장이 더 이상 명분을 얻기 어렵다고 설득에 나섰지만, 중국은 침략 표현 유지를 고수했다.
이에 의장국 인도네시아가 무라야마 담화를 안보리 공식 문서로 회람하자고 제안했고, 중국이 이를 수용하면서 성명에서 '침략' 문구가 빠지게 됐다.

야스쿠니신사서 펄럭이는 욱일기(2025.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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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발표된 의장 성명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수천만 명의 삶을 짓밟았던 파멸적인 전쟁인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50년이 됐다"며 전쟁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하고 국제평화와 안전 유지를 다짐하는 내용이다.
영국 공문은 자국 문제가 논의되는데도 협의 일정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당시 일본 정부에 대해 "매우 기이했다"면서도 이는 일본 측이 저자세를 유지하면서 중국과의 전면적 마찰을 피하고 최종 결과를 감수하려 한 전략적 판단이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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