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억6천만원짜리 '루체' 출시 후 주가 8%↓…디자인 혹평 이어져
"전자기기인줄" 인터넷 밈도…실제로 애플 출신 디자이너 영입

페라리의 첫 전기차 루체
[AFP=연합뉴스. 페라리 홍보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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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슈퍼카 브랜드 페라리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순수 전기 스포츠카 '루체'(Luce)를 공개했지만, 페라리 본고장 이탈리아에서조차 조롱과 비판이 쏟아지며 흥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라리 투자자와 애호가들은 지난 25일 공개된 루체에 대해 혹평을 쏟아내고 있다.
루체는 페라리 역사상 최초의 4도어 5인승 모델로, 판매가는 55만유로(약 9억6천만원)에 달한다.
각 바퀴에 장착된 4개의 전기모터를 통해 최고출력 1천50cv를 구현했으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2.5초 만에 도달한다.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는 530㎞다.
페라리는 루체를 "미래를 향한 도약"이라고 강조했지만 신차 공개 이후 주가는 약 8% 하락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이번 출시가 고급 전기차 시장 자체의 성장성에 대한 의문을 다시 불러일으켰다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기존 페라리 팬층인 이른바 '페라리스티'의 반발이 두드러졌다. 이들은 강력한 엔진음과 날렵한 차체 디자인을 페라리의 핵심 정체성으로 여겨왔는데, 엔진음이 사라진 전기차 특성과 둥근 외형의 루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루체의 디자인을 둘러싼 조롱도 이어졌다. 일부 이용자들은 루체가 일본 닛산의 대중형 전기차 '리프(Leaf)'를 닮았다고 지적했고, 차량 하부에 아이폰 충전기를 꽂아놓은 듯한 합성 이미지가 퍼지며 밈(meme)으로 확산됐다. "왜 전기차는 모두 전자기기처럼 생겨야 하느냐"는 반응도 나왔다.

레딧에 올라온 루체 밈
[레딧 게시물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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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디자인에는 애플 전 최고디자인책임자(CDO) 조너선 아이브가 설립한 디자인 회사 러브프롬이 참여했다. 외부 디자인 스튜디오가 투입된 점도 논쟁을 키운 요소로 지목된다.
가장 강도 높은 비판은 루카 디 몬테제몰로 전 페라리 회장에게서 나왔다.
그는 현지 취재진에게 "내가 솔직히 말하면 페라리에 해가 끼칠 것"이라며 말을 아끼다가 "우리는 전설이 무너질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직격했다.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역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판적인 반응을 내놓았다.
페라리는 전기차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베네데토 비냐 최고경영자(CEO)는 루체를 80여 년에 걸친 페라리 고성능 스포츠카 역사에서 보기 드문 '도약의 순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반도체 업계 출신으로 2021년 취임 이후 전동화 전략을 주도해왔다.
그러나 고급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페라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포르쉐, 람보르기니 등 다른 고급 브랜드들도 전기차 계획을 연기하거나 축소하는 흐름이다.
페라리 역시 2022년 제시했던 2030년 전기차 비중 40% 목표를 최근 20%로 낮췄고, 대신 하이브리드 차량 비중 40% 계획은 유지했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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