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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유튜브가 대신 읽어주는 시대…우리는 왜 독서해야 하는가
입력 2026.05.13 05:06수정 2026.05.13 05:06조회수 1댓글0

"스스로 읽는 능력이 미래 핵심역량"…신간 '읽기의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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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독서량과 문해력이 떨어지는 현상이 어제오늘 일은 아니다. '독서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도 오래다. 그동안 TV, 인터넷, 스마트폰, 소셜미디어 등이 확산하면서 우려는 계속됐다.

인공지능(AI)이 인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정보를 습득 중인 이 시대, '여전히 독서가 필요한가'라는 질문까지 나온다.

독일 미디어학자 크리스토프 엥게만은 신간 '읽기의 위기'에서 텍스트와 독서는 이중의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한다.

생성형 AI가 방대한 텍스트를 끊임없이 학습하고 그 결과를 실시간으로 압축해 전달하며, 유튜버들은 자신이 읽고 이해한 내용을 동영상 콘텐츠로 가공해 제공한다. 그러는 사이 스스로 읽는 독서 계층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저자는 우리가 책을 읽는 방식 자체가 근본적으로 달라졌다고 분석한다.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SNS)로 주로 정보를 습득하는 시대에 사람들은 직접 읽지 않고 타인에게 독서를 '위임'한다고 그는 말한다.

스스로는 더 이상 읽지 않고 다른 누군가가 읽은 내용을 문자가 아니라 영상 등을 통해 소비하는 '읽지 않는 독자'의 시대가 됐다는 설명이다.

책은 독일과 유럽 사례를 주로 들었지만 한국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실제로 전문가, 평론가, 아나운서, 배우 등이 책을 요약하고 낭독하고 해설하는 콘텐츠 소비가 크게 늘고 있다.

이처럼 AI와 유튜브가 보편화된 시대에 왜 우리는 여전히 무언가를 스스로 읽어야 할까.

저자는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게 된 현실을 비관적으로만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는 "AI와 유튜버가 대신 읽어 주는 시대일수록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더욱 희소하고 가치 있는 핵심 역량이 된다"며 기회를 강조한다.

유럽에서 중세 라틴어는 소수 성직자와 지배층의 언어였다. 19세기까지도 라틴어가 학문적 권위의 기초였다. 라틴어를 구사하면 권력과 지식에 접근할 수 있었다.

과거 라틴어가 지식의 권력화 도구였다면, 지금은 '읽기'라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장벽이 됐다.

지금 독자는 거의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원하는 텍스트를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람들은 더는 스스로 읽으려 하지 않는다.

텍스트를 직접 읽는 행위에는 시간과 에너지,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접근할 수 있어도 실제로 읽는 사람은 소수에 그친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위계질서가 만들어진다. 텍스트를 직접 다루는 새로운 전문가 계층인 '텍스트 노동자'가 라틴어 시대 성직자처럼 차별화된다.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새로운 라틴어의 등장'이라고 규정한다. '스스로 읽고 판단하는 능력'이 소수만 구사할 수 있는 '새로운 라틴어' 같은 힘이 된다는 뜻이다.

헤이북스. 김인건 옮김. 216쪽.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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