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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적 감성·힘있는 기교 모두 보여준 '쇼팽 우승자' 에릭 루
입력 2026.05.13 05:05수정 2026.05.13 05:05조회수 2댓글0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 시작…13일 대구·15일 울산 공연
"한국 관객, 따뜻한 에너지 준다"…앙코르 3번에 청중 갈채로 화답


한국 첫 단독 리사이틀 가진 피아니스트 에릭 루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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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권지현 기자 = '쇼팽 콩쿠르 우승자' 에릭 루(28)가 국내 첫 단독 리사이틀에서 서정적인 감성과 힘있는 기교를 모두 보여주며 관객을 사로잡았다.

지난해 쇼팽 콩쿠르 우승자인 루는 지난 12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 투어 포문을 열었다. 중국계 미국인인 루는 우리나라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우승했던 2015년 쇼팽 콩쿠르에서는 4위를 차지했었고 2018년 리즈 콩쿠르에서 만 20세로 우승한 후 워너 클래식과 전속 계약, 슈베르트 음반 등을 발매해 호평받았다.

루는 1부에서 로베르트 슈만의 '숲의 정경'과 쇼팽의 폴로네즈(폴란드 궁정 무곡에서 발달한 기악곡), 발라드를 연주했다. 피아노 독주곡 '숲의 정경'은 사냥꾼·꽃·새 등을 모티브로 한 9개의 소품으로 이뤄졌으며 제목처럼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묘사하는 듯한 선율이 특징이다.

'숲의 정경'은 루 특유의 차분하고 절제된 무대 매너와 잘 어울리는 선택이었다. 특히 작품집의 첫 곡과 마지막 곡에서 드러나는 여린 음에서의 세기 조절이 돋보였는데, 건반 위에 손을 '살포시 얹는' 듯한 타건과 허공을 향해 부드럽게 머리를 젓는 제스처, 음의 여백을 돋보이게 하는 연주가 청중들에게 산림욕을 하는 듯한 편안함을 줬다.

한국 첫 단독 리사이틀 가진 피아니스트 에릭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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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는 슈베르트 즉흥곡으로 시작해 후반에는 쇼팽의 피아노 소나타 제3번으로 대미를 장식했다. 이 소나타는 고전주의 음악 특유의 정돈된 형식과 정교한 흐름이 돋보이면서도 쇼팽의 개성적인 낭만적 감수성이 드러나는 곡으로, 4악장으로 구성됐다.

2부에서 루는 '숲의 정경'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기교와 힘있는 연주를 본격적으로 보여주며 분위기를 바꿨다.

슈베르트 즉흥곡에서는 아르페지오(화음을 차례대로 연주하는 기법)로 연주하는 부분에서 오른손을 사이에 두고 왼손을 교차시키며 자유롭게 음역을 넘나들었는데, 변화하는 음역을 통한 듣는 즐거움과 보는 재미를 함께 선사했다.

사실상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인 소나타 연주 직전에는 더 넓은 피아노 의자로 교체되기도 했다. 호흡을 가다듬고 소나타를 시작한 루는 4악장에 걸쳐 흐트러지지 않는 집중력을 보여줬다.

특히 마지막 악장은 건반을 세게 치며 시작했는데, 프로그램 1부 초반의 섬세한 제스처나 감성적인 분위기와 달리 몸이 들썩거릴 정도로 눌러 치는 모습이 긴장감과 역동감을 느끼게 했다. 무대가 모두 끝난 후 청중 사이에서는 '소나타가 가장 좋았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힘있는 소나타로 마무리한 루는 앙코르에서도 3곡을 연주하는 매너를 선보였다. 특히 널리 알려진 슈만의 '어린이 정경' 중 '트로이메라이'를 선택해 친숙한 멜로디로 즐거움을 줬다. 늦은 시간에도 앙코르 곡을 연달아 연주한 그의 모습에 청중은 점점 더 큰 갈채로 화답했다.

한국 첫 단독 리사이틀 가진 피아니스트 에릭 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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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프로그램 북에 실린 인터뷰에서 "슈만, 슈베르트, 쇼팽은 특히 애정을 느끼는 작곡가들이며 그들의 삶과 개성이 녹아든 매우 개인적인 음악이라는 점에서 좋아한다"고 공연 구성의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무대에 집중해주시는 한국 관객에게서 언제나 따뜻한 에너지를 느낀다"며 "이번 무대에서도 최고의 연주를 들려드리고자 했다. 공연 중 단 한 순간이라도 '깨달음의 순간'이 찾아온다면 더없이 기쁠 것"이라고 전했다.

루는 13일에는 대구 달서아트센터에서, 15일에는 울산 울주문화예술회관에서 국내 공연을 이어간다.

fa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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