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전쟁 한복판서 써 내려간 이순신 글씨…"굳은 신념·기상 담겨"
입력 2026.02.25 02:38수정 2026.02.25 02:38조회수 1댓글0

32만명 찾은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속 '난중일기' 관람 포인트는
"상황에 따라 필체 다르지만…흐트러지지 않고 감정 표현 절제"


이순신이 임진왜란 중 쓴 일기 '난중일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난중일기' 친필본 등을 둘러보고 있다. 충무공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2025.11.27 mjkang@yna.co.kr

원본프리뷰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비가 퍼붓듯이 내렸다.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한 살을 더하게 되니, 이는 난리 중에서도 다행 한 일이다."

1594년 1월 1일, 정월 초하루였다.

여느 때였으면 가족과 어우러져 음식을 나눠 먹고 이야기꽃을 피웠겠지만, '난리' 중에서는 달랐다. 군사 훈련과 다가올 전쟁을 준비할 뿐이었다.

수군의 총책임자, 그에게 나라의 운명과 백성의 생사가 달려 있었다.

어깨가 무거운 상황에도 그는 일상을 기록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난 1592년부터 숨을 거두던 1598년까지 이어진 이순신(1545∼1598) 장군의 '난중일기'(亂中日記)다.

이순신이 임진왜란 중 쓴 일기 '난중일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가 '난중일기' 친필본 등을 둘러보고 있다. 충무공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2025.11.27 mjkang@yna.co.kr

원본프리뷰

나라를 구한 영웅,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삶과 이야기를 오롯이 담은 친필본 '난중일기'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관람객과 만나고 있다.

전란 한 가운데서 친히 써 내려간 글에는 어떤 의미가 담겨 있을까.

초서(草書)를 연구하는 고전학자이자 이순신 연구자인 노승석 동국대 여해연구소 학술위원장은 '난중일기'에 담긴 굳은 신념과 기상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위원장은 2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난중일기' 속) 이순신의 글씨는 초서로 흘려있어 알아보기 어렵지만, 일정한 규칙과 필법에 따라 쓴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보 '난중일기'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원본프리뷰

초서는 필획을 흘려 쓴 서체, 즉 흘림체다. 획을 생략하거나 연결해서 쓰다 보니 오랜 기간 연구한 전문가가 아니면 '난중일기' 속 글자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다.

노 위원장은 이순신 장군의 서체는 중국의 유명한 서예가 왕희지(303∼361) 서체와 가까우며, 필선이나 끝맺는 부분에서는 손과정(646∼691)의 영향을 받았다고 봤다.

그는 "장수답게 강직한 필세로 흘려 쓰되 굳은 신념과 정제된 기상이 반영돼 글씨마다 골기(骨氣·뼈대와 기질)가 있어 필획의 선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일기를 쓰는 날의 상태에 따라 필체가 조금씩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이순신의 글씨가 있는 장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가 '이순신 장검'을 둘러보고 있다. 충무공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2025.11.27 mjkang@yna.co.kr

원본프리뷰

실제로 난중일기는 주로 관아의 동헌이나 군대, 전쟁터, 배 위에서 쓰였는데 일부는 나중에 기억을 더듬어서 정리해 썼다고 한다.

노 위원장은 전쟁 중 혹은 전쟁 전후에 작성된 글씨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시에서 소개하는 1592년 5월 29일 일기도 그중 하나다.

옥포해전 당시를 기록한 일기에는 '나는 여러 장수를 독려해 일제히 달려들어 화살을 비 퍼붓듯이 쏘고, 각종 총통을 바람과 우레같이 난사하게 하니…'라고 적혀 있다.

노량해역에서 출수된 '지자총통편'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언론공개회에서 참석자가 '지자총통편'을 둘러보고 있다. 충무공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2025.11.27 mjkang@yna.co.kr

원본프리뷰

1598년 9월 20일 일기는 예교성 전투 상황과 관련해 '수군과 육군이 모두 협공하니 왜적의 기세가 크게 꺾이고 두려워하는 기색이 역력했다'고 담담히 기록한다.

노 위원장은 "전쟁 중이나 전쟁 전후에 작성된 글씨는 감정이 격해도 필획이 전혀 흐트러지지 않았고, 절제된 감정 표현이 드러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순신에게 있어 전쟁이란 국난 극복의 대의 실현을 위한 것이므로, '난중일기'에는 승리를 위한 간절한 염원이 담겨 있다"고 덧붙였다.

"전쟁 중에는 운필(運筆·글씨를 쓰기 위해 붓을 움직임)을 빨리하되 전혀 흐트러짐 없는 필치를 드러내 근신과 절제로 점철된 장수의 풍골이 더욱 느껴집니다."

수군의 무기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기자 = 2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우리들의 이순신' 전시 언론 공개회에서 참석자가 무기 등을 둘러보고 있다. 충무공 탄신 480주년과 광복 80주년을 맞아 선보이는 전시는 다음 달 4일까지는 무료 개방한다. 2025.11.27 mjkang@yna.co.kr

원본프리뷰

'우리들의 이순신' 특별전은 다음 달 3일까지 진행된다.

지난 23일까지 전시를 본 관람객은 누적 32만5천268명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특별전 가운데 국내 문화유산을 소재로 한 전시로는 가장 많은 수치다.

박물관은 '문화가 있는 날'인 25일과 3월 1일에 전시를 무료로 공개할 예정이다.

yes@yna.co.kr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좋아요
0
댓글0
이 댓글에 대한 법적 책임은 작성자에게 귀속됩니다.
0/300
한일생활정보 한터
한터애드
딤채냉장고
작은별여행사
국제익스프레스
디지텔
냥스튜디오
미라이덴탈클리닉
오규성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