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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맞통' 시행 두달 앞 진통…교사들 "학교가 복지기관이냐"
입력 2026.01.08 02:29수정 2026.01.08 02:29조회수 0댓글0

가정 방문해 변기 뚫고 학생 아침밥 챙겨…교원단체 "전면 재검토"


학생맞춤통합지원 반대 기자회견 여는 교사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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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보람 기자 = 오는 3월 새 학기부터 시행되는 '학생맞춤통합지원'(학맞통) 제도가 교사들의 반발로 시작도 전에 진통을 겪고 있다.

대다수의 교원단체는 학맞통이 교사들에게 사회복지사 역할까지 겸하도록 책임을 떠넘기는 제도라며 전면 재검토를 요구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8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학교는 복지기관이 아니다. 학맞통의 시행 계획과 각 학교의 업무 담당자 지정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전교조는 "학맞통은 교육지원청이 주도해야 할 사업"이라며 "학교와 교사에게 업무를 떠넘기는 방식으로는 학생 지원도, 교육복지도 실현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앙 정부와 지자체는 재원과 인력을 확보해야 하고 교육감은 학맞통 센터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과 실질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그러나 교육 당국은 준비 없이 전면 시행을 밀어붙이고 있다. 무책임한 행정 폭력"이라고 날을 세웠다.

학맞통은 기초학력 미달, 빈곤, 심리·정서 위기, 가정 문제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는 학생을 학교가 조기에 발굴하고, 지역사회 자원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2024년 12월 학생맞춤통합지원법 제정안이 국회를 통과한 뒤 일부 선도 학교에서 시범 운영에 들어갔는데, 교사들 사이에선 "선생님이 할 역할이 아니다"라며 반발이 쏟아졌다.

각 시도교육청이 진행한 연수에서 교사들이 학생 집에 방문해 변기를 뚫어줬다거나, 형편이 어려운 학부모를 위해 저금리 대출을 알아봐 주고 학생의 아침밥을 챙겨줬다는 지원 사례가 소개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교사들은 또 학교 차원에서 학맞통을 시행할 준비가 되지 않은 점, 수업·상담·생활지도 등 본연의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진다는 점, 지원이 필요하지 않은 가정의 민원을 촉발할 수 있는 점 등을 지적하고 나섰다.

실제로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전국 교원 4천647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 교사의 52.9%, 교장·교감의 46.2%가 학맞통 시행을 위한 학교의 준비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은 이 같은 결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교육부에 학맞통 시행 중단 및 재검토 요구서를 전달했다.

교총은 "충분한 설명과 합의 없이 정책을 강행한다면 고교학점제나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처럼 또 하나의 '선(先)시행-후(後)수습' 정책의 실패를 되풀이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 역시 "준비되지 않은 학맞통 시행은 공교육의 질과 학생의 학습권을 심각하게 훼손할 우려가 크다"며 학교가 전화로 지원을 요청하면 교육청이 도움이 필요한 학생을 끝까지 책임지는 '원콜 서비스' 체계의 전국 확대를 대안으로 제안했다.

ramb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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