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신세계, 말 관련 유물 재현품·사진 등 모은 전시
가야 말 갑옷·신라 공주의 말다래 등 한눈에…AI 활용 영상도

전시실 전경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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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흙으로 조물조물 빚은 작은 형상 속에 말을 탄 사람이 보인다. 어딘가 이동하는 걸까, 그 모습이 생생하다.
또 다른 조각에서는 입에 재갈을 물고 있는 말의 표정도 볼 수 있다.
경주 월성 일대에서 찾은 신라 토우(土偶) 모습이다. 약 1천500년 전 사람들은 말을 '오랜 친구'로 여겼고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성한 존재라 믿었다.
신라의 어린 공주 무덤으로 추정되는 쪽샘 44호분에서는 기마행렬이 새겨진 항아리 조각, 화려한 말다래(흙이 튀지 않게 안장 양쪽에 늘어뜨린 판)가 나오기도 했다.

말 모양 토우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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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말의 해를 맞아 오랜 시간 인간과 함께해 온 말을 조명한 전시가 열린다.
국가유산청은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신세계와 함께 오는 9일부터 서울 중구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에서 '말, 영원의 질주' 전시를 선보인다고 8일 밝혔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경주 월성, 쪽샘 유적 등을 발굴 조사해 찾은 말 관련 유물의 재현품과 말을 주제로 한 사진·영상, 공예 작품 등을 한자리에 모았다.
연구원 관계자는 "옛 유물에서 시작해 오늘의 예술과 미래의 상상까지 말이 한국의 역사와 삶을 어떻게 함께 달려왔는지 풀어낸 자리"라고 설명했다.

선각문장경호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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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는 힘차게 달리는 말의 모습을 비추며 시작된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만든 영상은 말이 어느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질주하는 듯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옛사람들의 흔적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 재현품은 특히 시선을 끈다.
이동과 생존, 권력 등을 상징하는 작은 말 토우 조각, 말을 탄 사람의 모습을 표현한 토우, 쪽샘 44호 무덤에서 찾아낸 항아리 조각 재현품 등이 소개된다.
높이가 약 40㎝에 이르는 긴 목 항아리(長頸壺·장경호) 일부로 추정되는 조각에는 말을 탄 인물과 말이 줄지어 어딘가 이동하는 모습이 새겨져 있다.

비단벌레로 만든 말다래 세부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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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는 2019년 조사 당시 "행렬이라는 큰 주제를 바탕으로 기마·무용·수렵을 묘사한 복합 문양은 신라 회화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비단벌레의 영롱한 날개 빛으로 장식한 말다래 재현품도 함께 선보인다.
전쟁의 최전선에서 활약한 말의 모습을 담은 흔적도 주목할 만하다.
가야의 말 갑옷은 가볍고 유연한 철판을 엮어 충격을 분산시키며 몸을 보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말 갑옷 재현품을 통해 작은 조각을 연결해 방어력을 높인 지혜를 느낄 수 있다.

전시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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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서는 말의 다채로운 모습을 담은 사진, 공예 작품도 어우러진다.
국가무형유산 갓일 보유자가 실 같이 가는 말의 꼬리털 등으로 만든 갓, 제주의 드넓은 자연에서 강인한 생명력을 이어온 제주마 사진 등이 전시된다.
제이크 리 작가의 '곁에 비사이드(Beside)' 작품은 어미 말과 새끼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으로 은빛 소재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
연구원은 "말의 힘과 에너지가 과거에 머무르지 않고 문화·무형·자연유산을 아우르는 국가유산으로 우리와 함께 살아간다는 점을 느끼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25일까지 무료로 볼 수 있다.

전시실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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