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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패권전쟁] ⑤ 싱가포르의 실험…노년층에 무료 AI 워크숍
입력 2025.10.28 12:49수정 2025.10.28 12:49조회수 0댓글0

코로나19 이후 고령층 디지털 전환 속도↑
챗GPT·메타AI 직접 체험하며 성취감 높여


생성형 AI 워크숍 준비

(싱가포르=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싱가포르 부킷 메라 노인복지센터에서 SG 디지털 사무국(SDO)이 지난 8월 28일 개최한 생성형 AI 워크숍 참석자들이 스마트폰 설정을 확인하고 있다. 2025.10.28 runran@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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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돋보기안경을 이마에 얹은 할머니, 백발이 성성한 할아버지가 삼삼오오 모여 스마트폰을 조작하느라 분주하다.

스마트폰에 깔린 챗GPT, 왓츠앱의 메타 AI를 켜서 질문하던 한 어르신이 손을 들어 묻는다. "귀여운 그림을 만들어 보낼 수 있다고 하던데. 그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지난 8월 28일 싱가포르 부킷 메라 노인복지센터에서 열린 생성형 AI 워크숍을 참관했다. 싱가포르 정보통신미디어개발청(IMDA) 산하 SG 디지털 사무국(SDO)이 주최한 행사였다.

SDO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계기로 온라인 생활 반경이 넓어지자 상대적으로 디지털 전환 속도가 더딘 고령층과 소상공인 등을 돕기 위해 2020년 6월 문을 열었다.

지난해부터는 교육 과정에 생성형 AI 워크숍을 새로 만들었다. 2024년 8월부터 지금까지 500회가 넘는 워크숍이 열렸고 누적 수강생은 6천명이 넘는다.

생성형 AI 실습을 지켜보는 어르신들

(싱가포르=연합뉴스) 싱가포르 부킷 메라 노인복지센터에서 지난 8월 28일 열린 생성형 AI 워크숍 참석자들이 SDO 디지털 대사의 강연을 듣고 있다. 2025.10.28 runran@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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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 노년층의 언어 사용행태를 고려해 중국어로 진행한 이날 워크숍은 생성형 AI의 정의와 작동원리, 문제점 등을 소개하는 이론 수업과 생성형 AI를 직접 사용해보는 실습으로 구성됐다.

워크숍의 초점은 생성형 AI를 어려워하는 장벽 허무는 데 있었다. SDO 소속 '디지털 대사'는 "AI에 역할을 부여하고, 맥락을 제시하며, 구체적인 질문을 해야 한다"고 프롬프트 작성법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너는 신체와 정신 건강을 중시하는 노화 전문가야. 무릎에 통증이 있는 65세인 나에게 근처 공원에서 하면 좋은 운동을 소개해줘' 같은 화법을 사용하라고 안내하는 식이었다.

주의해야 할 점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민감한 개인 정보를 넣어서는 안 된다거나, AI는 틀린 정보를 지어내고 이미지를 조작할 수 있다거나, 저작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 등이 강조됐다.

하이라이트는 실습이었다. 5∼6명으로 구성된 소규모 팀에 디지털 대사가 한 명씩 배치돼 사용법을 자세히 알려줬다. 어르신이 직접 생성형 AI를 사용해보면서 성취감을 느끼도록 돕는 게 목표다.

워크숍이 끝나면 복습을 위해 나눠주는 '생성형 AI 입문 가이드'는 영어, 중국어, 말레이어, 타밀어 등 싱가포르 4개 공식 언어로 제작됐다. 언어 때문에 그 누구도 소외되는 일이 없게 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안내하는 '디지털 대사'

(싱가포르=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SG 디지털 사무국(SDO) 소속 디지털 대사 데이비드 리(68·왼쪽) 씨가 지난 8월 28일 베독 커뮤니티 허브에서 생성형 AI 워크숍 수강생 레너드 푼(58) 씨에게 디지털 기기 사용법을 안내하고 있다. 2025.10.28 runran@yna.co.kr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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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2024년부터 디지털 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비드 리(68) 씨는 "많은 어르신이 사랑하는 손주들과의 세대 차이를 줄이고 싶어 하는데, AI가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AI 수업을 하다 보면 이미지 생성 기능의 만족도가 높다고 리 씨는 전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귀여운 캐릭터를 활용한 이미지를 만들어 손녀·손자에게 보내며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수업을 듣기 전에는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울 때마다 자녀나 손주에게 부탁해야 했지만, 이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크게 만족하는 어르신도 많다고 한다.

레너드 푼(58) 씨는 이러한 변화를 몸소 체감했다. 생성형 AI로 일상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던 그는 이제 챗GPT를 활용해 해외여행 계획을 짜는 '전문가'가 됐다.

처음에는 AI가 내놓는 답이 부실하다고 느꼈지만, 질문을 계속 다듬은 끝에 중국 베이징(北京)과 톈진(天津) 여행 일정을 만들었고, 지난 4월 이 일정만 가지고 실제 여행을 다녀왔다.

푼 씨는 "예전에는 정보를 찾으려고 몇 시간을 보냈지만, 이제는 단 몇 분이면 된다"며 "여행뿐 아니라 요리 레시피를 물어보고, 나만의 음악을 만드는 등 취미 생활이 훨씬 풍요로워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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