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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피 돌파] 상승장 '주역' 외국인, 이달에만 5조여원 담았다
입력 2025.10.27 12:52수정 2025.10.27 12:52조회수 0댓글0

기관도 '사자' 전환…개미는 여전히 '국장' 반신반의하며 순매도
'국장 복귀는 지능 순' 실현되려면…"국내 시장 신뢰도 높여야"


코스피 4,000 돌파 (PG)

[김선영 제작] 일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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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역사적인 '사천피'(코스피 4,000)를 이끈 주역은 외국인 투자자였다.

외국인은 반도체 대형주를 중심으로 국내 주식을 쓸어 담으며 코스피를 사상 최고치로 밀어 올렸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1∼2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5조2천302억원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2조4천723억원 매수 우위였다.

반면 개인은 '나 홀로' 8조579억원을 순매도했다.

결과적으로 이달 들어 코스피가 14.1% 급등하며 27일 사상 처음으로 사천피를 달성하게 한 주역이자 승자는 외국인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사는 '바이 코리아'(Buy Korea)에 나선 이유는 메모리 반도체의 슈퍼사이클 진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국내 반도체 대형주가 추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그간 국내 증시가 저평가되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주된 원인으로 지목돼 온 국내 정책에 대한 신뢰를 회복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지난 7월 31일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고배당 기업 배당소득에 분리과세 제도 도입 등을 골자로 한 '2025년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LS증권 최광혁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큰 가운데 반도체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투자 사이클의 수혜가 있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더해지면서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순매수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이성훈 연구원은 "연초 이후 달러화 약세 속 신흥국 증시의 매력도가 높아졌다"며 "이런 가운데 AI 산업 확장 모멘텀(동력),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 새 정부의 증시 부양 정책 기대감 등의 호재성 요인이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촉발했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연기금도 국내 증시에 대한 관심을 키우는 모습이다.

연기금은 이달 1일부터 24일까지 3천128억원을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월말까지 시간이 조금 남기는 했으나 큰 변동이 없다면 월간 기준 순매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된다면 연기금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게 된다.

코스피 상승 랠리로 인해 삼성전자·SK하이닉스[000660] 등에 투자해 수혜를 본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려가는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보유한 지분가치의 47.1%는 상위 10개 대형 상장사에 집중됐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 두 종목 비중만 30.9%에 달했다.

코스피 신고가

[촬영 임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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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은 이런 불장에도 마냥 웃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만 봐도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액을 합한 만큼 개인은 순매도하며 여전히 국장(국내 시장)을 외면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8일 증권사 임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빨리 국장 복귀는 지능 순이라는 말이 생기도록 만들어야겠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개미들의 발길은 여전히 해외시장으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털인 세이브로를 보면 지난 19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보관금액은 1천730억8천만달러(약 249조원)로 집계됐다.

오히려 국장 하락에 베팅하는 개미도 적지 않다.

코스콤의 ETF체크에 따르면 24일 기준 최근 1주간 상장지수펀드(ETF) 자금유입액 5위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가 올랐다. 이른바 '곱버스'로 불리는 이 종목은 코스피200지수가 하락하면 하락 폭 2배의 수익을 내도록 설계됐다.

다만 거듭된 최고점 경신에 순위는 23일 3위에서 하루 만에 두 계단 내려앉았다.

전문가들은 서학개미의 국장 복귀를 위해서는 국내 증시, 그리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도가 꾸준히 쌓여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미래에셋증권 박희찬 리서치센터장은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세가 빨라도 이것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신뢰가 미국 시장만큼 형성되려면 많은 정책적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신증권 김영일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증시에 대한 저평가가 장기간 지속된 데에 따른 학습효과가 여전히 미국 증시 선호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한국 증시 매력도 상위권에 있으며 증시 부양 정책과 원화 가치 정상화 국면을 활용한다면 더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돌아올 것"이라고 제언했다.

신한투자증권 이재원 연구원 역시 국내 시장에 대한 신뢰도 증진을 개인 투자자의 복귀 요건으로 꼽으면서도 "퇴직연금 등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으로 우회 투자하는 비중이 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이 순매도하고 있다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e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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