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5월 29일(현지시간) 민주콩고 동부 고마를 방문한 조셉 카빌라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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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반역·전쟁범죄 등의 혐의로 결석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조셉 카빌라 전 대통령이 케냐에서 야권 결집 행보에 나섰다고 AP·AF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카빌라 전 대통령은 전날 케냐 수도 나이로비에서 민주콩고 현 정부에 반대하는 세력 결집을 위한 행사에 참석했다.
지난달 30일 민주콩고 군사법원이 그에게 반역, 전쟁범죄, 반인도적 범죄, 반란 가담 등의 혐의로 사형을 선고한 이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카빌라 전 대통령의 케냐 방문은 민주콩고 정부의 외교적 항의를 촉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콩고 정부는 카빌라 전 대통령이 올해 동부 지역에서 주요 두 도시를 점령한 투치족 반군 M23을 지원하고 반란을 모의했다고 주장한다.
2001년 초 부친인 로랑 카빌라 전 대통령이 암살된 뒤 대통령직을 승계한 카빌라 전 대통령은 부정선거 논란 속에 2006년과 2011년 대선에서 승리, 대통령직을 3번 연임했다. 그의 헌법상 임기는 2016년 12월 끝났으나 권좌에서 물러나지 않았고, 재정과 치안 문제 등을 이유로 선거를 미루며 집권을 2년여 연장했다.
2018년 12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에 성공한 펠릭스 치세케디 대통령은 2019년 1월 취임 이후 카빌라 전 대통령을 포용하며 협치를 시도했다. 그러나 둘의 관계가 악화했고 카빌라 전 대통령은 2023년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망명했다.
카빌라 전 대통령은 지난 4월과 5월 평화 구축 노력을 돕겠다며 반군이 장악한 동부 북키부주 주도 고마를 방문한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으나 지금까지는 행방이 묘연했다.
코발트와 구리, 콜탄 등 전략 광물이 풍부한 민주콩고 동부지역은 투치족 반군 M23을 비롯한 100여개 무장세력이 난립하면서 30년 넘게 분쟁에 시달려왔다. M23은 올해 초 공세를 강화하며 동부 최대 도시인 북키부주 주도 고마에 이어 남키부주 주도 부카부까지 장악했다.
민주콩고는 M23의 배후로 르완다를 지목하고 유엔과 서방 국가 등 국제사회도 이에 동의하지만 르완다는 부인한다. 민주콩고 정부는 지난 6월 말 미국과 카타르의 중재로 르완다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지난 7월 M23과도 휴전했으나 분쟁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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