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측 실세' 보우트 예산국장 접촉할 듯…협상돌파구 역할엔 한계 평가

미국 워싱턴DC 도착한 구윤철 부총리
(워싱턴=연합뉴스) 이유미 특파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에 입국,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구 부총리는 한미 무역협상의 최종 타결 전망과 관련해 "계속 빠른 속도로 서로 조율하는 단계"라고 밝혔다. 2025.10.16 yu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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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워싱턴=연합뉴스) 이준서 안채원 기자 = 한미 통상협상을 매듭짓기 위해 일제히 미국을 찾은 대미협상단이 16일(현지시간) 미 백악관 예산관리국(The Office of Management and Budget·OMB)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협상 최종 타결을 위해 미국 측 인사들을 두루 만나 지원 사격을 요청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협상타결이 임박했다는 기대 섞인 관측도 나오지만, 협상의 핵심 키워드인 통화스와프 논의에서 뚜렷한 진전은 없다는 분위기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과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 도착하는 대로 곧바로 OMB를 찾아 관세협상 후속 논의를 진행한다.
한국 시간으로는 17일 이른 새벽 시간대다.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 및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 참석차 워싱턴DC에 머물고 있는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OMB 논의에 합류할 예정이다.

러셀 보우트
[UPI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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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B는 백악관 웨스트윙 바로 옆의 아이젠하워 행정동(EEOB)에 입주해 있다.
미국 대통령실 소속기관으로, 대통령의 예산 관리와 행정부 정책 집행을 감독한다. 대통령의 국정 운영과 정책 실현을 재정적으로 보좌한다.
무엇보다 러셀 보우트 예산관리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로 꼽힌다. 트럼프 2기 행정부 강경 보수 정책의 '초안'으로 거론됐던 보고서 '프로젝트 2025'의 설계자이기도 하다.
보우트 국장을 면담하는 것 역시 트럼프 대통령 측을 전방위적으로 접촉해 통상협상 타결을 측면 지원하는 차원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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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로서는 미국이 요구하는 3천500억 달러 대미투자액의 해법을 어떻게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미 재무부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양국 중앙은행이 아닌, 한국은행과 미국 재무부가 통화스와프를 체결하고 미국 측이 원화를 구매하는 방법이다.
3천500억달러 투자를 요구하는 미국을 상대로 우리 측이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무제한 통화스와프'를 역제안한 상황에서 일종의 '플랜B'로 거론되는 모습이다.
미 재무부가 금융안정을 위해 가진 일종의 '비자금' 격인 외환안정화기금(ESF·Exchange Stabilization Fund)를 동원하는 방식이다. 앞서 미국이 아르헨티나 지원을 위해 추진한 200억 달러(28조원 상당) 한도 통화스와프에서 활용된 기금이다.
다만 미 연준이 전세계 주요 기축통화국들과 체결하고 있는 '무제한 상설 통화스와프'와 비교하면, 그 규모나 위상이 현격히 떨어진다는 점에서 통화스와프의 대안으로 거론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연준과 상설 통화스와프를 맺은 국가는 유럽중앙은행(ECB), 일본은행(BOJ), 영국 중앙은행(BOE), 캐나다은행(BOC),스위스국립은행(SNB) 등 5곳뿐이다.
이 때문에 재무부 통화스와프가 현실화하더라도, 한미 관세협상을 타결짓는 핵심 돌파구라기보다는 대미 투자액을 구성하는 여러 카드의 일환에 불과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이날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재무부가 하는 통화스와프(논의)에 진전이 없고 그 문제에 큰 의미를 두거나 기대하진 않는다"며 "무제한이든 유제한이든 진전이 없다"고 언급한 것도 이런 기류를 드러내는 것으로 해석된다.
달러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발행하는 방식도 거론되지만, 이 역시 국가부채로 대미투자액을 조달하는 결과라는 점에서 본질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j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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