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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알뜨르비행장에 스포츠타운 천박한 발상…원형 보존해야"
입력 2025.10.18 01:58수정 2025.10.18 01:58조회수 0댓글0

송악산·알뜨르평화대공원 연속 토론회 발표자 한목소리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서귀포=연합뉴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옛 알뜨르 비행장의 일본군 격납고의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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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일제강점기 일본의 침략전쟁 전초기지로 이용됐던 제주 알뜨르비행장에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16일 제주도의회 도민카페에서 열린 송악산·알뜨르평화대공원 연속 토론회 '평화대공원을 둘러싼 물음'에서 발표자들은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알뜨르비행장과 송악산 인근 지역에 야구장과 사격장, 파크골프장 등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계획을 한목소리 비판하며 원형보존을 주문했다.

전갑생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센터 연구교수는 "알뜨르 비행장은 난징 대폭격, 한국전쟁 전후 학살의 공간, 포로수용소 등에 이르기까지 세계냉전사에서 중요한 사건이 벌어진 곳"이라며 극단적인 폭력과 냉전, 개발주의가 결합한 상징적인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전 연구교수는 "알뜨르 비행장 일대 '스포츠타운 조성' 계획은 역사, 사람 중심이 아닌 자본의 가치만을 내세운 기상천외한 발상"이라며 "열전과 냉전의 시대에서 평화로의 이행기와 연계한 알뜨르 평화대공원 프로젝트는 지역주민과 연구자 등이 체계적으로 수집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전시, 도서관, 박물관 기능을 탑재한 복합 플랫폼으로 구현해 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제주연구소'의 이영권 연구위원은 "오영훈 제주도정에서 말하는 알뜨르 평화대공원 개발 계획은 일회성으로 끝나버릴 천박한 발상"이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평화에 대한 숭고한 가치를 담은 평화대공원에 스포츠타운은 낄 자격이 없다. 공간은 채워야만 하고, 기념물은 거대해야 한다는 사고는 강박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알뜨르 비행장 격납고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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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원형이 한 번 망가진 유적지는 회복하기 어렵다. '비어 있음'이 오히려 더 큰 울림을 줄 수 있다"며 "원형을 보존하고 평화 관련 이야기를 풍부히 담는다면 세계적인 역사 유적지, 평화공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토론회는 송악산과 제주평화대공원 보존을 위한 '송악산·알뜨르사람들' 주최로 열렸다.

제주도는 지난해 알뜨르비행장 등 제주평화대공원과 인근 송악산 일대에 스포츠타운을 조성하는 내용의 '마라도해양도립공원 공원계획 변경 용역'을 마련했다.

용역안에는 알뜨르비행장 활주로 동쪽에 야구장 4면과 사격장을 건설하고 북동쪽 지하 벙커와 관제탑 유적지 주변에 대규모 파크골프장을 건설하는 방안이, 송악산 인근 산이수동 마을 근처에는 전지훈련장이 포함돼 논란이 일었다.

제주평화대공원 부지는 국유재산이지만 2023년 9월 제주특별법 개정으로 활주로를 제외한 69만㎡를 제주도가 무상양여 받아 쓸 수 있게 됐다.

알뜨르비행장은 일제강점기인 1926년 조성이 시작돼 1945년까지 사용됐다.

1937년 중일 전쟁 때에는 일본해군의 중국 난징 폭격 발진기지였고 1945년 태평양전쟁 막바지에는 일본 본토 사수를 위한 결호작전의 7호 작전의 지역 군수 시설 중 하나였다.

제주4·3 당시에는 학살의 현장이면서, 한국전쟁 때는 주변에 육군 제1훈련소와 전쟁 포로 수용소 등으로 활용됐다.

'알뜨르'는 아래쪽 벌판이라는 의미의 제주어다.

제주 알뜨르 비행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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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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