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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악 가뭄이 바꿔 놓은 추석 풍경…"애들 오라는 말도 못해요"
입력 2025.09.18 02:24수정 2025.09.18 02:24조회수 0댓글0

최악 가뭄이 바꿔 놓은 추석 풍경…"애들 오라는 말도 못해요"


물 걱정 없는 자녀 집 역귀성 계획도…"추석 연휴 기간 제한급수 해제됐으면"


폭우 왔으나 오봉저수지 유입량은 미흡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7일 강원 강릉지역에 폭우가 쏟아졌으나 가뭄으로 맨바닥을 드러낸 오봉저수지에는 아직 가는 물줄기만 유입되고 있다. 2025.9.17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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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아무래도 추석 때 애들에게 집에 오지 말라고 해야겠어요. 아니면 차례만 지내고 바로 올라가게 하던지."

최악 가뭄이 계속되면서 오전, 오후 각 3시간씩만 수돗물을 공급받는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아파트 주민 오모(62)씨는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자녀에게 18일 이런 뜻을 전했다.

추석을 앞두고 서울 등 외지에서 직장생활을 하거나 분가해 사는 자녀들의 추석 연휴 귀성을 앞두고 기다림에 들떠 있어야 할 강릉의 부모들이 요즘 극심한 가뭄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가 좀 왔다는데 그러면 이제 수돗물이 잘 나오냐?"는 자녀들의 연락이 이어지고 있지만 다가올 추석 연휴까지 제한급수가 해제될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기 때문이다.

강릉시는 지난 6일부터 저수조 100t 이상 보유한 아파트 113곳을 비롯한 123곳을 대상으로 제한급수에 들어갔다.

이에 각 아파트는 오전 6∼9시, 오후 6∼9시 등 각 3시간씩만 수돗물을 공급한다.

이후 지난 13일에 이어 17일부터 이틀간 비가 내렸지만, 강릉지역 생활용수의 87%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아직 23%를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제한급수를 해제할 만큼 오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는 저수율이 25% 이하로 떨어진 지난 8월 20일부터 각 가정의 수도 계량기 50%를 잠그는 제한급수를 첫 시행한 바 있다.

오씨는 "추석 연휴 때까지 저수지 물이 많이 차 하루 종일 물이 나오면 좋겠지만 물이 지금처럼 제한적으로 공급되면 집에 와서 편히 쉬다 가라고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때도 제한급수가 이어지면 추석 차례만 지내고 바로 올라가라고 할 계획이다.

모처럼 저수율 상승한 오봉저수지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8일 극심한 가뭄을 겪는 강릉지역의 생활용수 87%를 공급하고 있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에 이틀째 내린 비로 물이 차오르고 있다.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이날 오전 8시 기준 23.8%(평년 71.8%)로 전날보다 6.1%포인트 올랐다. 2025.9.18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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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씨의 딸(32)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추석 연휴 내내 가족과 함께 모처럼 집에서 편히 쉬다 상경하고 싶지만 물이 나오지 않으면 있는 게 오히려 부모님에게 불편을 주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앞으로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갓난아이 손주가 있는 아파트 주민 김모(67)씨도 아들에게 오라고 해야 할지, 오지 말라고 해야 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예쁜 손주가 눈에 밟히지만 아무래도 따뜻한 물로 자주 씻겨야 하는 갓난아이 특성상 오전, 오후 각 3시간씩 제한급수하는 아파트에서는 연휴 기간 내내 함께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김씨는 "앞으로 비가 더 많이 와서 추석 연휴 한시적으로라도 제한급수가 해제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수돗물 공급 상황을 좀 더 지켜본 뒤 아들과 상의해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예 자녀의 집으로 역귀성을 계획한 경우도 있다.

또 다른 김모(65)씨는 물 걱정이 없는 춘천의 아들 집으로 가서 추석 연휴를 함께 보낼 계획이다.

그는 "차례 대신 미리 성묘한 뒤 추석 연휴에는 아들 집에서 손주들과 함께 가뭄 스트레스 없이 보내고 돌아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재난사태가 선포된 강릉의 최악 가뭄 상황이 추석 귀성 풍경까지 바꿔 놓고 있다.

최악 가뭄 강릉시, 2차 생수 배부 본격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강원 강릉시가 가뭄 장기화로 인한 시민 불편을 최소화 하고자 300세대 이상 아파트에 대한 2차 생수 배부를 15일부터 본격 시작한 가운데 강릉아레나 주차장에서 생수가 배달될 장소로 옮겨지는 분배 작업이 한창이다.
일반 가정 등 전 시민 대상 2차 생수 배부는 18일부터 시행된다. 2025.9.15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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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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