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선수 생활 마치고 대표팀 코치 선임…아시아선수권서 데뷔

탁구 여자대표팀 코치로 선임된 서효원
[대한탁구협회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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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30년 동안 선수로 해왔던 루틴을 중단하니 조금은 어색하고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것 같아요. 석은미 감독님, 최현진 코치님을 도와서 어린 선수들의 성장을 돕고 싶어요."
지난달 프로탁구리그를 끝으로 30년 선수 생활을 마감한 수비 탁구의 '달인' 서효원(38)은 이달 1일부터 일상이 변했다.
6월 30일까지 인천시 서구 청라동에 있는 한국마사회 탁구단 훈련장에서 오전 기본 훈련부터 매일 되풀이되던 일정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서효원은 6월 30일 자로 마사회와 선수 계약이 종료됐고, 직전 공개모집에 참여한 대한탁구협회 여자대표팀 국가대표팀의 코치로 합격 통보를 받았다.
아직 대표팀 코치로 정식 계약을 하지 않았지만, 이달 말 또는 내달 초 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한다.
올해 5월 도하 세계선수권대회(개인전)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던 38세의 국가대표팀 '맏언니'에서 대표팀의 '막내 코치'로 입장이 바뀐 것이다.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고별 경기를 마치고 눈시울을 붉힌 서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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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효원은 대통령기(30일~8월 6일·경북 문경) 종료 직후 진천선수촌에 모이는 대표팀 소집 일정에 맞춰 대표팀 코치진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는 여자대표팀의 석은미 감독과 최현진 코치를 도와 선수들을 지도하게 된다.
탁구협회는 올해부터 대표팀 소집 인원을 종전 남녀 각 10명에서 20명으로 늘렸다.
대한체육회 인정 국가대표와 탁구협회 운영 국가대표로 이원화해 중·고교의 주니어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여자팀도 소집 선수 수가 두 배로 늘면서 두 명이 관리하기 어렵게 됐고, 결국 코치 한 명을 보강하면서 서효원을 코치로 뽑았다.
서효원은 선수 시절 김경아-박미영 다음으로 수비 전문 선수의 계보를 이었다.
국내 최고 권위의 종합선수권 여자 단식에서 2011년과 2018년 두 차례나 우승을 차지했고, 국가대표로 국제 무대에서도 활약했다.

커트 수비하는 한국마사회의 서효원
[연합뉴스 자료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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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아시안게임 국가대표로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2023년 항저우 대회에 3회 연속 출전했고,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와 항저우 대회에선 각각 단체전 동메달을 수확했다.

올해 도하 세계선수권에 나선 서효원의 경기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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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지도자로 변신해 '제2의 탁구 인생'을 열어가려고 준비하는 중이다.
그는 2일 연합뉴스에 "코치 합격 통보를 받고 나서 석은미 감독님으로부터 축하 인사와 함께 세 명이 여자대표팀을 잘 이끌어가자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월드테이블테니스(WTT) 대회 경기를 보면서 다른 나라 선수들의 경기 스타일을 분석해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과 중국에 수비 선수들이 있는 만큼 후배들에게 수비수에게 대응하는 방법을 누구보다 잘 알려줄 수 있다"면서 "우선 어린 선수들과 대화하며 믿음을 쌓는 게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효원 코치가 지도자로 데뷔하는 무대는 10월 11일부터 15일까지 인도에서 개최되는 아시아선수권(단체전)이다.
그는 "내년까지 코치 계약이 돼 있기 때문에 올해 아시아선수권과 내년 런던 세계선수권(단체전),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우리 선수들이 메달을 따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면서 "특히 세계선수권에선 우리나라가 4강 이상 올라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전했다.
chil881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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