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무형유산 지정 60주년 공연 '득음지설'…안숙선 등 12명 출연
김홍신 작가가 사회…정순임 "세계가 아는 전통예술의 멋 우리가 알아야"

판소리 합동 공연 '득음지설' 26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5 판소리 합동공개행사 '득음지설' 기자간담회에 앞서 공연 출연진과 관계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판소리·고법 보유자 12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민속극장 풍류에서 총 5회 열린다. 2025.6.11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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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이렇게 훌륭한 국악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대한민국이 생기고 처음 있는 일 아닐까요?"(정순임 흥보가 보유자)
"최고의 명인들과 한자리하는 것은 처음이라 마음이 들떠서 간이 벌렁거리네요. 하하."(김일구 적벽가 보유자)
나이의 합만 892세에 달하는 판소리·고법 보유자 12명이 한데 뭉쳤다. 이달 말부터 열리는 판소리 국가무형유산 지정 60주년 기념공연 '득음지설'에서다.
명인들은 이번 공연이 쉽게 만날 수 없는 자리라는 점을 강조하며 특별한 무대를 예고했다.
정회석(62) 심청가 보유자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득음지설' 기자간담회에서 "60주년을 기념해 여러 선생님을 모시고 귀한 자리를 마련했다"며 "판소리는 관객, 고수, 창자가 판을 이루는 것이니 많이들 오셔서 추임새를 넣어주면 훌륭한 공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판소리 합동 공연 '득음지설' 기자간담회 개최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5 판소리 합동공개행사 '득음지설' 기자간담회에서 공연 출연진이 질문을 듣고 있다. 판소리·고법 보유자 12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민속극장 풍류에서 총 5회 열린다. 2025.6.11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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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26∼28일, 다음 달 3∼4일 서울 국가무형유산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열리는 '득음지설'은 국가유산청과 국가유산진흥원이 무형유산 대중화를 위해 개최하는 행사다.
부부 명창인 김영자(74)·김일구(85) 보유자, 안숙선(76) 춘향가 보유자, 송순섭(86) 적벽가 보유자 등 판소리 보유자 10명과 고법 보유자 2명 등 총 12명이 5일에 걸쳐 각각 공연을 펼친다.
판소리 다섯 바탕(수궁가·심청가·적벽가·춘향가·흥보가) 보유자가 빠짐없이 참여해 다채로운 매력을 경험할 수 있게 했다. 무대는 관객이 판소리를 쉽게 이해하도록 핵심 대목인 '눈대목'을 발췌해 들려주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윤진철(60) 적벽가 보유자는 "음악적으로 밀도 있게 잘 짜인 대목을 눈대목이라 부른다"며 "적벽가에서는 조자룡이 활 쏘는 대목을 중심으로 적벽대전을 묘사하는 부분이 핵심"이라고 소개했다.
김수연(77) 수궁가 보유자는 "우리 판소리 다섯 바탕은 삼강오륜이 모두 들어있는 훌륭한 소리"라며 "제자들에게도 심청가를 부르며 부모에게 불효할 수 있겠느냐고 가르친다. 판소리가 교육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득음지설' 사회 맡은 김홍신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5 판소리 합동공개행사 '득음지설' 기자간담회에서 공연 사회를 맡은 김홍신 소설가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판소리·고법 보유자 12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민속극장 풍류에서 총 5회 열린다. 2025.6.11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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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셀러 '인간시장'의 김홍신 작가는 사회자로 출연해 보유자들과 대담을 나누는 시간을 갖는다. 2015년 이후 10년 만에 판소리 공연 사회를 맡는 김 작가는 '득음지설'로 판소리의 참모습을 느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 작가는 "10년 전 공연을 진행했을 때 뜨거운 반응을 잊을 수 없다"며 "판소리와 고수, 청중이 어울리는 독특한 문화가 있기 때문에 공연이 끝나면 모든 분의 마음이 한곳으로 모이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보유자들은 이번 공연이 판소리와 전통예술을 향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입을 모았다. 국악인으로 활동하거나 제자를 양성하는 과정에서 겪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정순임(83) 흥보가 보유자는 "전통예술의 멋을 세계가 알고 있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 모르는 듯해 답답한 마음이 든다"며 "이런 자리가 더욱 자주 마련된다면 전통 예술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판소리 보유자로 지정된 김일구 명창은 "한창 힘을 쓸 때 국가의 뒷받침이 없어서 여든 넘은 나이에 보유자가 됐다"며 "앞으로는 젊은 사람에게 벼슬을 줘서 세계만방으로 우리 음악이 퍼져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인사말하는 정순임 흥보가 보유자
(서울=연합뉴스) 이재희 기자 = 11일 서울 중구 한국의집에서 열린 2025 판소리 합동공개행사 '득음지설' 기자간담회에서 정순임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흥보가 보유자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판소리·고법 보유자 12인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이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민속극장 풍류에서 총 5회 열린다. 2025.6.11 scap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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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음지설'은 오는 12일부터 네이버 예약으로 예매할 수 있으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이 끝난 후에는 국가유산진흥원 유튜브에 실황 영상이 공개된다.
또한 공연 기간 판소리의 역사와 역대 명창의 계보를 살펴보는 전시도 함께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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