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희롱 실태조사'…여가부 "비대면 업무 늘며 온라인상 성희롱 증가" 분석
성희롱 가해자 절반 '상급자'…피해자 4명 중 3명 "참고 넘어가"

성희롱 실태조사
[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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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양정우 기자 = 직장 내 성희롱이나 2차 피해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나 비대면 업무방식 등이 늘면서 온라인상에서 성희롱 피해를 경험하는 경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여성가족부가 공공기관·민간업체 직원 및 성희롱 방지 업무 담당자 등 1만9천23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4년 성희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3년간 본인이 한 번이라도 성희롱 피해를 경험한 사람은 전체 4.3%였다.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2018년 8.1%에서 2021년 4.8%, 작년 4.3%로 감소세에 있다.
민간기업 내 성희롱 피해 경험률은 2021년 4.3%에서 작년 2.9%로 1.4%포인트 줄었으나, 공공기관은 같은 기간 7.4%에서 11.1%로 증가했다.
여성이 7.9%에서 6.1%로 낮아진 반면 남성은 2.9%에서 3.0%로 소폭 상승했다.
여가부는 "공공기관은 2021년 실태조사 당시 '코로나19'로 인한 강력한 방역 지침의 영향으로 피해 경험률이 많이 감소한 바 있다"면서 "코로나19 이후 대면 중심 근무 방식으로 돌아오며 피해 경험률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15개 성희롱 피해 유형 중에서 '외모에 대한 성적 비유나 평가'(3.2%), '음담패설 및 성적농담'(1.5%), '회식에서 술을 따르거나 옆에 앉도록 강요하는 행위'(0.8%) 등의 경험률이 높게 나타났다.
성희롱 발생 장소로는 '사무실'(46.8%), '회식 장소'(28.6%)가 전체 70%를 상회했다. 피해 장소가 '온라인(단톡방·SNS·메신저 등)'이라는 응답률(7.8%)은 2021년 실태조사(4.7%)보다 3.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온라인에 기반한 일상생활이나 비대면 업무방식 등이 늘어나는 변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 경험률
[여성가족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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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롱 행위자(가해자)'는 '상급자(기관장·사업주 제외)'가 50.4%로 가장 많았다. 행위자 성별은 남성이 80.4%였다.
성희롱 피해에 대한 대처로는 피해자 75.2%가 '참고 넘어감'이라고 응답해 2021년 조사(66.7%)보다 상승했다.
참고 넘어간 이유(복수응답)로는 '넘어갈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해서'(52.7%)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행위자와 사이가 불편해질까봐'(33.3%), '문제를 제기해도 기관·조직에서 묵인할 거 같아서'(27.4%) 등의 순이었다.
피해자가 상급자에게 알리거나 고충상담창구에 상담하는 등 피해자가 공식 신고한 이후 기관의 조치에 대해 23.0%가 '적절한 조치가 없었다'고 답했다.
'2차 피해' 경험률은 12.3%로 2021년 조사(20.7%) 때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2차 피해 행위자로는(복수응답) '상급자'(53.9%), '동료' (34.5%) 순으로 나타났다. 이번에 새롭게 조사 항목에 추가된 '성희롱 사건처리 관련자'도 5.0%로 조사됐다.
지난 3년간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된 변화를 9가지로 구분해 조사한 결과 '성차별적인 언행이나 관행이 줄어듦'(94.1%),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성적 농담, 신체접촉 등을 조심하는 분위기가 이전보다 강해짐'(92.5%) 등의 동의 정도가 높았다.
성희롱 실태조사는 양성평등기본법에 따라 3년마다 실시된다. 이번 조사는 상시근로자 30인 이상 공공기관 857개(5천929명)·민간사업체 1천828개(1만3천94명)의 직원과 성희롱 방지 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이뤄졌다.
edd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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